파이어 아일랜드
앤 브래셰어즈 지음, 변용란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아이에서 어른이 된다는 건.

아이일때는 슬픈일 보다는 즐거운 일이 많았으며, 걱정을 많이 하지 않았고, 우리가 어른이 된다는것은 머나먼 나라의 일처럼 느껴졌다. 몸과 마음의 변화에 우리는 남자, 여자를 따지면서 좋아했던 놀이를 유치하고 시시한것에 비유하며 어른이 된것처럼 행동하였다. 더이상 놀이는 부질없어져 버렸다.

아이일때 소중하고 행복했던것들이 조금씩 커가면서 잊혀져 버렸다.

미래를 바라보며, 다른건 상관없었다.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취직하는것이 전부가 되어버린듯 하였다. 어른이 된다는것이 소중한것들을 잃어버리고 "어쩔수 없다." 라는 단어를 달아가면서 살아야 하는것이라면 어른이 되지 않았으리라~~ 정말 그럴수 있을까?

아이일때의 추억을 더듬어 보면서 자신만의 아지트가 있었다. 내 세상이고, 마음먹은 일이 이루어질것이고, 친구들과의 행복한 기억들이 있다.

 

파이어 아일랜드는 라일리, 폴, 앨리스에게 그런 공간이였다. 어렸을적부터, 함께해온 그들은 친구이상이였다. 라일리와 폴이 앞장서면 앨리스는 뒤를 따르곤 하였다.  언제나 그곳에서는 잔잔한 물결만 일렁이며 성난파도가 우리를 덮치지 않을것만 같았다.

 

아이일때는 따라하기 선수가 된다. 아빠와 엄마, 언니들, 오빠가 하는일을 따라서 해본다.

언니가 무지 좋아서 뒤를 졸졸졸 따라다니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성가시게 군다. 그렇지만, 언니는 나를 귀찮게 여기지 않고 돌봐주고 사랑해주었다. 언니가 고등학교를 다닐때 초딩이였던 나는 여전히 언니를 귀찮게 했다. 그때는 언니에게 고민과 상념이 많은 시기였는데 나는 그런것을 알지 못했다.

언니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길 원했는데, 나는 그것이 섭섭하기만 했다. 

 

앨리스는 언니인 라일리와 언니친구인 폴을 자신의 삶의 이상형으로 생각했다. 늘 자신감이 가득했던 언니가 부러웠다. 세사람은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오는 변화들과 반항에 반응하지 않으며 늘 그랬던 것처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아이였을때 누군가를 좋아했던 기억과 어른이 되어서 좋아하는 감정은 달랐다. 어른이 된 폴과 앨리스는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다. 앨리스는 세사람의 관계에서 그것은 라일리에게 배신을 하는 기분이였다.

 늘 세사람이 함께 할꺼라고 생각했는데, 아이에서 어른이 된다는것은 몸도 마음도 겉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빠지는 기분이였다. 

언니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앨리스는 폴과의 관계를 심하게 자책하면서 자신이 벌을 받는거라 생각했다.  라일리도 폴과 앨리스의 관계를 알게 되고, 섭섭하기도 하고 무서운 감정을 갖게된다.

사람들은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을 다른사람과 공유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섭섭하기도 하고, 그 사람을 빼앗길까봐 두렵기도 하다. 아마 라일리는 자신에게 소중한 두사람이 떠나버릴까봐 예전과의 관계를 회복하지 못할까봐 두려웠다. 그 외에도 라일리는 변화를 무서워했다.

폴은 아빠의 마약중독과 죽음, 엄마의 외도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고  미래는 없고 사람을 믿지 못했다. 그래서 앨리스가 떠나갈때도 폴은 잔뜩 화가 나있었다. 그런결말은 불을 보듯이 뻔한일이였다고 자신에게 말했다. 앨리스가 떠날때 왜 물어보지 않았을까? 따라가기라도 해보지.

라일리가 죽고 앨리스는 파이어 아일랜드의 자신의 집에서 물건들을 정리하였다. 언니와 폴에 대한 추억들까지. 자꾸 눈물이 났다. 그리움이라는 단어는 눈물이 난다.

어른들은 때론 이기적이다. 자신의 아픔만 생각한다. 아이들이 얼마나 민감하고 상처를 잘 받는지 모르는것 같다. 부모의 이혼, 외도, 가정의 불화들이 아픔이 고스란히 아이를 병들게 한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지리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나도 괜찮아지는건 아무것도 없다. 감각이 무뎌진것이거나 가슴 깊은곳에 묻어두었을 뿐이다.

우리는 아이일때도 어른인 지금도 계속해서 성장한다. 노인이 되면 성장이 멈출까? 노인이 되어서도 몸은 퇴화할지라도 마음의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폴과 앨리스는 다시 사랑하게 된다. 사랑의 시작과 끝은 알 수 없다.  사랑은 아픔을 치유하는 신비한 기능을 가졌다. 아마도 폴과 앨리스는 서로에게 평온안 안식처가 되어 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