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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배급회사 ㅣ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7
호시 신이치 지음, 김진수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복신으로 쇼트쇼트 이야기는 시작한다. 사람들이 바라는 명예, 돈, 건강 어떻게 보면 이 모든 것을 다 거머쥘 수 있었다. 그가 그토록 바라던 일이었다. 복신도 물어봤다. 정말 괜찮겠냐고 말이다.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복신이 들어오면 죽어라 일해도 건강은 보장된다고 한다. 다만 쉴 수 없을 뿐이다. 그저 건강하게 죽을 때까지 일만 한다. 금방 후회했겠지만, 죽을 때까지 일하다 죽는 방법밖에는 없겠지. 짧지만 강력한 이야기였다.
책을 읽다 보면 소설을 읽는 것인지 아니면 신문기사를 읽고 있는 것인지 잠시 착각이 들 때가 있다. 쉽게 읽히고 짧은 단편이면서 글들이 완전히 연관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만능 생활보험이라는 게 전화를 걸어 불만을 토로하면 위로금을 넣어준다. 그 액수가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보험금 액수가 상당한 듯하다. 언제나 친절하게 받아준다. 몇 번이고 전화해도 위로금을 넣어준다. 이런 보험이 생긴다면 정말이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것인지 모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능 생활보험을 들기 위해서 돈을 버는 것이 되어 버린듯하다.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서 씁쓸하다.
호화로운 생활에서는 신령님이 등장하신다. 신령님 하니까 금도끼 은도끼가 생각났는데 실은 당연한 걸 이야기했다고 신령님이 금도끼 은도끼를 줄 거라 생각지 않았다. 이 책 속에서는 확고하게 현실적인 신령님이 나오신다. 지폐 한 장의 가치를 충분히 보여주고 떠나신다. '딱 그만큼만.' 이게 맞다.
책 제목이 요정배급회사라서 그 편부터 먼저 읽어볼까 했다. 특이하고 무슨 내용일지 궁금했다. 우주에 괴생명체가 떨어진다면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겠지만 그것이 아마도 요정과 비슷한 존재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책 속에서는 요정이 나타나서 마법의 가루를 뿌린 듯 사람들을 홀린다. 처음에는 절망에 빠져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지만 점점 상황이 묘하게 돌아간다. 요정배급회사의 노사원은 귀가 들리지 않는데 그는 이제 곧 퇴사할 예정이다. 왜냐하면 요정의 배급은 원활하게 이루어졌고 회사의 목표는 다 이루어졌기에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따스한 말을 해주는 요정 덕분에 결혼을 할 필요도 없어졌고 결혼을 한 사람들도 상당수 이혼을 하고 요정과 함께 산다고 한다. 노사원의 아들 역시 여러 요정과 함께 살고 있다. 세상은 심하게 평화로운 듯 보이나, 뭔가 이상한 낌새를 노사원만이 눈치챘다. 하지만 그 누구에게 말한다 해도 그의 말을 믿어줄 사람이 없을 것이다.
저자의 쇼트쇼트 시리즈 1권 완벽한 미인을 읽었을 때는 시대를 아우르는 카리스가마가 느껴졌다. 담백한 문체와 별거 아닌 듯 살벌하지만 그 안에 유머가 살아 있다. 때론 살기 어린 웃음도 내장되어 있어서 섬짓할때도 있고 진짜 SF 인가 싶어서 살짝 무섭게 느껴진다. 짧지만 강력하게 느껴지는 단편들이었다. 7권쯤 되니까 1권에 비해서 살짝 고무줄이 늘어진 것처럼 약해진 부분도 있었지만 그건 센 단편들에 의해 약발이 떨어져서 일 거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