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들판 도토리숲 시그림책 5
이상교 지음, 지경애 그림 / 도토리숲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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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겨울은 눈이 오지 않으면 멋지지 않잖아요."라고 말하는 앤의 말이 떠오릅니다. 대지의 푸르름이 잠시 쉬어가듯이 겨울은 앙상한 나무 가지들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아파트 주변의 푸르른 소나무도 잎이 다 잘려나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습니다. 까치가 울어서 쳐다보니, 눈이 마주칠 정도로 살짝 민망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겨울은 춥고 삭막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저만의 착각이었습니다. 가을철에는 수확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던 시간이 겨울이 오면 쉬어 갑니다. 추워지기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분주하지만 겨울을 맞이하기 위한 일들입니다. 논두렁에는 위로 조금씩 남아있는 누런 볏짚뿐입니다. 밭일도 마무리할 때쯤에는 거의 남는 게 없습니다. 겨울을 나기 위해서 숲에 사는 동물들도 바삐 준비했을 것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풍경이 한 장면씩 지나갑니다. 색연필의 느낌의 솜털처럼 느껴져서 따스하고 솜사탕 같아서 달콤합니다. 겨울에 내리는 눈이 어쩜 별빛만큼 반짝반짝 빛나 보입니다. 겨울의 햇살이 참 따스하게 느껴집니다. 삭막해 보이는 건물들도, 차가운 강물도, 주변의 앙상한 나무와 누르스름한 풀들조차 말입니다. 겨울은 그런 계절입니다. 바삐 움직였던 날들에 쉼을 줄 수 있는 계절입니다. 그러니, 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도 쉴 수 있는 방학이 필요합니다. 따스한 햇살 아래에서 멍 때리며 햇볕을 쬘 수 있는 나른한 시간이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고양이도 몸을 이리저리 풀며 햇빛 마사지를 받고 그 옆에 나란히 함께하고 싶습니다. 눈 위의 발자국이 고스란히 남아서 전날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럴 땐 탐정 같은 느낌이 들길도 합니다. 눈이 소복하게 많이 내린 날은 온 세상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새침데기처럼 느껴집니다. 전날에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은 오리발입니다.





겨울 들판은 햇빛은 나른함과 따스함 그리고 기분 좋음을 선물합니다. 자외선 지수가 높아서 병을 주기도 합니다. 책 속 풍경이 멋져서 액자에 걸어 놓고 싶습니다. 바라보면 마음이 따스해지는 풍경과 시가 겨울을 다시 만끽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잡을 수 없어서 더욱 아쉽기만 합니다. 점점 햇빛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추위가 기승을 부려도 봄바람이 불어오는 건 어쩔 수 없네요.



< 겨울 들판 / 이상교 시·지경애 그림 / 도토리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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