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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몬스터 1~2 세트 - 전2권 ㅣ 스토리콜렉터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24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첫 장의 시작은 누군가의 유서처럼 느껴지는 글로 시작된다. 웃으면서 즐거웠던 시간의 흔적들을 이젠 더 이상 느낄 수 없게 되었다. 몬스터 1권에서는 리라사의 실종일 12월 7일부터 16일 월요일까지의 일들이고 2권에서는 17일부터 20일까지의 일들이 시작된다. 하루의 시작은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하루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하루가 시작된다.
사법체계가 무력해져서 무법 천지가 되어 버린 기분이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 게 마땅한 일이지만 지은 죄에 비하면 솜방망이 처벌이다. 지옥에서 온 판사를 보면서 오죽하면 이런 드라마가 나올까 싶었다.
딸과 연락이 되지 않는 약사 안네, 보통 16세의 소녀라면 친구들끼리만 통하는 비밀이 있기 마련이다. 그 시기를 지나면 다들 '그땐 그랬지.' 하면서 웃으면서 지나갈 수 있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다음날 라리사는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된다. 강력 11반의 반장 보덴슈타인과 팀원들은 단서를 잡기 사건에 총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라리사의 죽음과 관련된 단서는 오리무중이다. 그런 와중에 형을 마치고 나온 사람이 실종되거나 교통사고처럼 보이는 사건이 벌어진다. 검은 복면의 사나이들의 정체는 뭘까? 명탐정 코난에서처럼 검은 조직은 아니다. 그들은 피해자 가족에게 나타나서 살인자를 직접 단죄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한다. 보기엔 평범해 보이지만 그들은 같은 아픔을 가졌다.
백설 공주에게 죽음이 독자들로 하여금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타우누스 시리즈는 11번째 몬스터까지 왔다. 전작 <여우가 잠든 숲>에서는 수사반장 보덴슈타인의 숨겨진 과거를 담아냈다면, 이번 몬스터에서는 피아 형사의 은밀한 가족사를 만나볼 수 있었다. (뒷장 책 소개 글 중에서)

1권에서는 뒷장에 나온 줄거리 정도였다고 생각할 뻔했는데 마지막을 남겨두고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저자는 사람들의 관계를 잘 엮어 나가는데, 내용에 집중하다 보면 독자 역시 정신줄을 놓을 때가 있다. 슬픈 건 끔찍한 사건들이 이제는 현실에서 사건사고로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고 드라마나 영화는 죽을 만큼 기를 쓰고 수위가 없는 지점까지 달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판사는 그곳으로 반장 보덴슈타인을 불러들인것일까 싶어서 2권을 읽으며 그부분을 곱씹어 생각했다.
리사와 절친인 사라가 뭔가를 알고 있음에도 묵비권을 행사중이었다. 부모는 그런 딸이 몹시 걱정이 되었지만 나중에 책장을 덮을때쯤에는 정말로 걱정을 해야하는 쪽은 누구인가 싶어 씁쓸해졌다. 누가 범인인가를 두고 쫓고 쫓기는 나름의 추격전을 벌이고 있을때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있었다. 여기서 코난 이야기를 하지 않을수 없는게 요즘 세상이 그런것인지 알고보면 범인은 가까운 곳에 있다. 보덴슈타인을 대신할 만한 새로운 팀장이 오고 가장 큰 적 역시 내부에 있다. 그런 사실을 몰랐기에 강력11반은 직격탄을 맞아서 정신을 못차릴 정도였지만, 워낙 수많은 사건속에서 그런쪽에 이골이 났는지도 모른다.
전 세계가 한 라인을 타는 것인지, 사범체계는 변호사만 잘 두면 이리저리 잘 빠져나가게 두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번편에서는 피아 형사의 가족사를 읽으면서 어떻게 사랑받은 자식은 잘 빠져나가고 결국 피아가 어머니를 책임져야 했다. 다행인것은 전남편의 도움이 컸다는 것이다. 가족일때는 원수같더니, 남이 되서야 훌륭한 이웃으로 변신해 있었다. 힘든일이 나쁜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피아가족을 통해서 다시 알게 되고(알고 싶지는 않았지만) 강력11반은 다행스럽게 서로를 다독이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책을 시작하기전에 나오는 니체의 글이 섬뜩하게 다가온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싸우면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당신이 심연을 너무 오랫동안 들여다본다면,
심연도 당신을 들여다본다.
-프리드리히 니체, 《선악의 저편》에서
<사진출처 몬스터 1, 몬스터 2 / 넬레 노이하우스 /북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