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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축일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4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캐드펠 수사 시리즈가 벌써 5권째이다. 아~ 짧은 여름방학처럼 캐드펠 수사 시리즈가 5권이 마지막이라니. 원래 캐드펠 수사시리즈는 전 20권, 단편집까지 21권이 완결판이다. 언제 6권이 나오려나 모르겠다. 그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지는 만큼~ 실은 1권에서부터 읽지 않아도 이야기의 끊김은 없다. 하나로 이어지지만 그만큼 한 권 한 권의 이야기가 짜임새 있게 잘 흘러간다.
그림으로 그럴듯하게 표현하지 못하지만 캐드펠 수사의 허브밭과 완두콩밭, 그리고 수도원 정문과 문지기실의 따로 열려있는 그 문이 친숙하게 느껴진다. 불현듯 지금도 억울한 누명을 쓴 사람들을 받아줄 수 있는 수도원 같은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곳에 캐드펠 수사처럼 인자하고 뛰어나고 지혜로운 인물이 사건을 잘 풀어줘서 진범을 잡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이번 5권에서는 혼례를 올릴 귀족들과 세인트 자일스 병원 이야기가 등장한다. 내전이 끝나지 않았고 모드 황후는 불과 삼주 전에 애런델에 들어와 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 4권에서는 내전으로 인해 성 베드로 축제일에 장사를 하려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중에서는 첩보활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었다. 그로 인해 처참한 일이 벌어졌지만 말이다.
혼례를 올리는 귀족들의 행렬이 웅장하게 이어졌다. 수도원으로 오는 길 이전에는 세인트 자일스 병원이 있다. 그 병원에서는 나환자들이 치료받고 있다. 그들은 모처럼의 축제를 구경하기 위해서 길에 나섰고, 그중에서 심상치 않아 보이는 한 인물이 보였다. 거적때기로 몸을 가리고 두 눈만 보였지만, 뭔가 다른 분위기가 풍겨졌다.
이 시대는 철저한 계급 시대이고 자유민이나 농노냐에 따라서 삶이 달라진다. 원래는 자유민이었지만 먹고살기 힘들어서 농노의 삶을 선택해 후손마저도 자유로울 기회를 박탈당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빈번하다. 이번에 혼례를 올릴 귀족들은 예순을 바라보는 남작과 막 18살이 된 어린 신부였다. 그녀는 이베타 드 마사르로 그녀의 사정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안타까웠다. 그런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 남작 밑에는 향사가 3명 있는데 그중 한 명 조슬린이 그녀를 구해서 함께 도망가려 한다.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는 이들의 수작이 이어지고 조슬린은 잡혀서 교수형에 처하게 될 뻔하다 아슬아슬하게 도망친다. 순순하게 끌려가면 안 되지, 잘 도망갔다. 도와주는 조력자가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일이 자꾸만 이상하게 풀려나간다. 캐슬린 수사는 어떻게든 두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 한다. 세인트 자일스 병원에서 마크 수사가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원래는 캐슬린 수사 밑에서 약 제조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었는데 나환자를 돌보는 게 자신의 사명이라 생각한 마크 수사가 이곳에서 머물고 있다. 한동안 수도원장 자리를 노리다 귀가 좀 죽은 부수도 원장이 소외된 느낌이라 마음에 들었다. 라둘푸스 수도원장의 아직은 본색을 드러내지 않은 캐드펠 수사가 원하는 정의를 수도하는 성향이라서 다행이다. 하지만 부수도 원장이 곧 수도원장이 될 날이 몇 년 남지 않아서 그 점도 살짝 아쉬웠지만 세상일이 어디 순조롭게 되겠는가.
그러면 안 되겠지만 남작과 어린 신부를 볼모로 잡고 있는 삼촌과 숙모가 이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싶었다. 책을 읽다 보면 '저 인간 저러다 죽겠네.' 싶은 사람이 있다. 그러다 정말 죽는다. 사건을 풀러 캐드펠 수사의 뒤를 따라다니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그러니까 지푸라기가 도움이 될 때가 있다. 하여튼 세인트 자일스의 나환자의 사정을 알게 되었다. 세상 억울한 사람이 많다. 그들이 지키려고 하는 것을 위해서는 목숨도 아깝게 생각지 않을 것 같아, 그럼에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해서 안타까웠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 6권 얼음 속의 여인은 무슨 내용일지 몹시 궁금하다.
< 사진 출처 캐드펠 수사 시리즈4 성 베드로 축일/ 앨리스 피터스 지음 /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