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여름, 용인 호암미술관에 전시된 <마망>을 책을 통해서 보았는데 거대한 거미가 땅위에 착륙한 느낌이었습니다.외계인이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습니다. 이토록 거대하다니, 그 아래에 있다면 실제로 거미처럼 느껴지진 않을 것 같습니다. 여러곳에 설치되어 있는 마망을 보니, 거대하면서도 그 안에 울타리처럼 안전한 느낌도 있습니다.
이불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그런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을 떠나서 공간에 이 작품을 의도한 바대로 설치하기 위한 과정들이 힘들게 느껴집니다. 작품을 실제로 볼 기회가 있다면 친숙함과 반가움을 느끼지 않을까 합니다. 아마도 처음 이 작품을 접했다면 좀 심란했을 겁니다.
국내 작가분들의 작품과 그 작품이 주는 의미를 조금씩 이 책을 통해서 알아가고 있습니다.
올라퍼 엘리아슨, <날씨 프로젝트>에서 보여주는 가짜 일몰을 보여주는 동그란 해가 떠있습니다. 책속 사진을 보면 실제 일몰처럼 느껴져서 그것은 한편의 SF를 보는 듯한 느낌도 있습니다. 실제가 아니지만, 실제처럼 보여지는 느낌이 인공적이면서도 주변의 풍경은 실제가 아님을 여실하게 보여줍니다. 다양한 재료와 방법으로 다채로운 실험을 계속해나가는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