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무녀전 조선의 여탐정들
김이삭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산은 궁에서 감찰궁녀로 일하고 있었는데 세자비 관련사건으로 인해 가족 같던 동무가 죽고 나서 궁에서 더 버틸 자신이 없었다. 무산은 윗전의 일일수록, 소문이 진실일 경우에는 안다고 해서 좋을 것도 관여해 봤자 피바람이 부는 것은 뻔한 일이었다. 사건의 진상은 묻힐 터이고 아랫것들의 입만 다물게 하면 된다. 자연스럽게 궁에서 쫓겨난 격으로 해서 무당골에서 기거하게 되었다.

무당골에 살고 있는 무산과 돌멩이는 어쩌다 보니 서로 도와가며 무당 일을 하고 있다. 무산은 진짜 무녀는 아니지만 못지않은 실력으로 돌멩이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정보를 모으며 복화술 실력이 좋다.


맹인 판수 돌멩이는 자기 몫을 악착같이 챙기고 직설적이라 얄밉기도 하지만 정이 너무 많다. 안쓰러운 사람이 많아서 탈이랄까. 자기앞도 어쩌지 못하는데 마음에 걸리는 사람이 그리 많은지. 자기 몫으로 챙겨도 결국 하나도 남지 못한다. 그런 돌멩이를 무산이 미워할수가 있나.

무산은 동무 의령처럼 살려고 한다. 소나무 같은 의령과 대나무 같다던 무산이였다. 유연하지 않으면 어찌 살아남을까. 구미호뎐을 보면서 전통 토착 신앙에 대한 이야기, 전이라면 전설의 고향에서 해줄법한 이야기들이었다. 이제 그런 이야기는 전설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엄마는 아침의 시작을 부엌 한 켠에 물 한사발을 떠놓고 무언가를 비셨다. 부엌신 이자 조왕신이라고도 하는데 정확히는 몰라도 집마다 집을 지켜주는 신이 있다고 믿고 계신것 같았다.


무산과 돌멩이는 무당골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새로운 일을 벌이려고 했다.

왕신을 모시는 가문의 가주를 만나고 자신들이 할 일에 대해서 전해 듣는다. 일이 잘 해결되기 전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무당골에 갔더니 난리가 났다. 무슨 일인고 하니 <두박신>사건으로 무당골 사람들이 죄다 끌려갔다고 한다. 무산은 큰 변고가 있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고 궁에서 감찰 무녀로 일했을 때 상사 격인 궁정상궁 순심이 찾아온다. 무산은 내심 과거의 일로 순심을 원망하고 있었지만, 순심은 무산에게 선택권이 없다며 그녀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 말해준다. 보릿고개 넘기기도 힘든 시절 배고픔에 허덕이다 죽고 변고가 생겨서 죽고 허망하게 죽은 이들이 많아서 그 원한도 사무칠 것이다.


무산은 어쩌다 보니 [두박신] 사건을 조사하게 되고 전농시 소윤 이보정과 무격의 명운을 타고난 서얼 설랑과 함께 사건 진위를 밝히러 떠난다. 다만 순탄치 않은 여정이 될 것이 뻔하였다. [두박신]은 엎어져서 죽은 것 혹은 그렇게 죽은 시신을 말한다고 하는데 사람들 사이에 대신 복수를 해준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이씨 조선이 들어서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갔는가. 그러하니 가족들이 죽거나 고통을 당한 이들은 복수라는 말에 마음이 동하였을 것이다. 어쨌든 두박신의 시작은 어디였을까? 무산이 무엇을 찾길 바랐던 것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궁정상궁이였던 순심은 뭔가를 알면서도 꼭 집어서 말할 수 없는 처지라, 어쨌든 중요한 단서는 남겨주었다. 세 사람은 활인원으로 장소를 옮겨서 그곳에서 두박신 사건을 본격 조사하게 된다. 몸이 아프지만 딱히 치료받을 수 없는 가난한 백성들이 갈 곳은 뻔하다.


활인원에서 생각지 못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사람이 죽고 불이 난다. 무녀 유화의 죽음 그리고 그 배경을 살펴보니 꼭 꼬집어서 누가 배후인지 알 수 없었다. 무녀골 사람들은 활인원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다행히 다들 무사했다. 명나라에 어마 무시한 종이를 상납하는데 아무래도 스님들의 생활이 예전만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더 이상 뒤를 봐줄 수 없다는 궁정 상궁 순심의 말이 떠올랐다. 그동안 탐관오리들을 상대로 무산과 돌멩이는 재물을 좀 탐하였지만 딱히 잘못했다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과연 그렇게 생각할까? 무산은 궁을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정작 그리하지 못했다. 순심이 안 그런척하면서 뒤를 봐주지 않았다면 진즉 사달이 났을 것이다. 이젠 아파서 궁을 나와야 한다는 순심의 사정을 들으니 마음이 편치않다. 무산과 설랑의 콤비가 무척 잘 어울린다. 누님, 누님 하면서 무산을 잘 따른다. 마지막까지 무산을 당황스럽게 만들어버린다. 설랑은 이제야 궁에서 멀리 떨어질 수 있다 안심하는 무산에게 크게 한방 먹인다. 누님을 위해 준비했다며, 꺼내 든 것은 바로 경차관으로 임명한다는 왕의 교지!! 그리고 마지막 궁정 상궁이 전해 준 비단 주머니였다.


이제 무산은 발을 빼고 싶어도 뺄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국무가 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감찰무녀전 두 번째 이야기가 나온다면 무산과 설랑이 이번에는 어떤 변장을 하고 어떤 사건을 해결하는지 궁금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무술을 잘하는 이가 함께 했으면 한다는 점. 위험하니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