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실시 이 동네에서는 자꾸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향토사 연구자 진설주 할아버지(종종 이 동네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디선가 불쑥 나타난다.)가 이야기 속 여기저기 등장한다. 허실시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을 모으고 있다는데 생각지도 못한 액수를 건네기도 한다. 다섯 편의 단편집은 허실시를 둘러싸고 '괴기스러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표지를 보면 위층에 아랑 에듀학원을 비롯해 1층에는 허실당이 자리 잡고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허실당으로부터 시작된다. 김말자빵 구출하기 작전이다. 이번 편에서는 자꾸 귀신이 나타나는데 김말자빵 앞에 '짜잔'하고 나타난단다. 그런 소문은 누가 퍼트리는지, 유투버를 비롯해 귀신 냄새 맡고 쫓아온 사람들로 난리가 난다. 김말자빵이 맛있긴 한가 본데 결론적으로 김말자빵은 구출 실패다. 요건 스포 아니다. 책 표지에서 귀신처럼 보이는 하얀물체가 귀여워 보여서 캐스퍼처럼 느껴졌다.
두 번째 이야기는 학교 괴담 중 하나일 수도 있는데 다 읽고 난 다음에도 무슨 내용인지 살짝 어리둥절하다가, 진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 소름 끼쳤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더니 말이다. 생각지도 못하게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와서 사람이 눈앞에서 홀랑 타서 죽었다. 이 부분은 충격이었는데 실제를 알고 나니, 뭐라 말할 수 없었다. 세상에 별의별 일들이 다 일어나는데 학교 괴담에는 괴담인지 진짜인지 알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세 번째 이야기는 정말이지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 말이다. 이번 편에서는 사람이 실종된다. 그것도 세 사람이 들어가는 모습은 보였는데 나온 모습은 찍히지 않았다고 한다. 어디로 증발되어 버린 건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면 사람들의 욕심 아닌 욕심을 엿볼 수 있다. 나도 열심히 하면 잘할 수 있을 텐데, 잡으려고 한다고 해서 잡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예전에 이곳에 뱀이 많이 출몰하는 지역이었다고 한다. 그걸 이용해서 한몫 크게 잡아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것도 몹시 가까운 사람이었다. 날 챙겨주고 있었는데 실상 속으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아마도 이런 일을 겪고 나면 세상이 너무나 달리 보일듯하다. 어제의 하늘과 오늘의 하늘이 다르다.
네 번째 이야기는 아랑 에듀학원을 둘러싼 내용이다. 여기서도 학생과 선생님이 시일을 두고 실종되는 이야기다. 그런데 강사가 하나도 아니고 셋이나 나오지 않는데 그중에 죽은 사람도 있다. 무슨 저주를 받았나 싶다. 얼떨결에 이곳으로 내려온 강사가 있었는데 실상 그다음은 그 사람이었다. 죽거나 실종되는 사람으로 지목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웃기지도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무슨 사연이 있나 싶어서 들여다보니 이 또한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지 않을까 싶어서 걱정스러웠다.
이런 벽촌 같은 마을이라 이런 일들이 벌어진 걸까? 사람들이 크게 관심 갖지 않을 것 같아서.
다섯 번째 이야기는 여우 누이 설화에 관한 허실동의 이야기다. 이야기의 시작은 편지로 시작된다. 무슨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걸까. 두 작가의 이야기가 나오고 웃기지도 않은 독자들의 반응이었다. BL 작가는 남성이면 안 되는 건가. 이런저런 욕을 먹었다고 해서 한참 웃었다. 이 내용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누가 누구에게 홀리고 정말 그 사람이 그 사람 맞는 건가 싶다. 설화를 통해서 그때는 재미로만 읽었던 내용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이것이 실제상황이라면 생각하면 할수록 소름이 돋는다.
허실동을 둘러싼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 아무리 작은 동네라 할지라도 파면 팔수록 이야기 샘은 마르지 않고 물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