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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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속에서 실제로 눈이 쌓였거나, 외딴 산장은 아니다. 그런 설정이다. 남자 넷, 여자 셋이 이 산장에 모였다. 오디션 합격자들인데 편지에 의하면 이곳에서 실제 상황을 연출하라는 것이었다. 다들 이곳에 오는 것을 아무에게도 알리고 오지 말라는 편지를 받았다. 그렇지 않으면 합격 취소란다. 그 말에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그 누구에게 입도 뻥긋하지 않고 온 것이었다.


책꽂이에 수상하게도 다섯 종류의 책이 각각 일곱 권씩 꽂혀 있었는데 추리소설 물로 유명한 책 들이었다. 오랜만에 애거사 크리스티와 엘러리 퀸 작가들을 만나니, 이 양반들 책이 읽고 싶어졌다. 이 책에서 독백은 주로 구가 가즈유키의 몫이다. 말하자면 탐정 역할이다. 여섯 사람은 같은 단원 출신이고 구가 씨만 다른 단원이었다. 이곳에서의 대략적인 연출 상황은 말 그대로 '눈에 갇힌 외딴 산장에서 벌어지는 추리극'이다. 연락 두절에 한동안 교통도 끊기고 이곳에서 머물러야만 하는 것이었다.


다른 인물들이 여러 명이 나오지만 그럭저럭 읽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두운 밤이 되고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 첫 번째 희생자가 나왔다. 다만 시체는 없고 그곳에 쪽지로 죽은 현황만 적혀 있었다. 추리극에 당연히 희생자도 나올 거라 생각했기에 당황하지 않았다. 각자 나름대로 범인을 추리할 뿐이었다. 둘째 날도 희생자가 또 나오고야 말았다. 시체는 없었지만 점점 이 상황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그리고 증거물에 진짜 피가 묻어 있으면서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 간다. 수상한 장치들에 가까이 다가갈 때면 '진짜' 하고 혹하게 된다. 오디션뿐만 아니라 다른 마음으로 이곳에 모인 사람들이 있다.


가면 산장 살인사건은 읽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아서 대략의 줄거리를 찾아보았다. 아마도 집에 있는 책을 찾아서 좀 읽어보아야 기억이 날 듯하다. 저자는 노련하다. 사람들의 심리묘사, 적절하게 이야기를 재미나게 이끌어간다. 저자만의 비법소스가 있다. 알면서도 끌려가고 종종 모르면서도 끌려간다. 이 책은 뭔가 수상하다 여기긴 했지만, 나름의 반전이라면 반전이었다랄까. 저자는 사람들의 악의를 진심으로 잘 표현한다. 다른 책들에 보면 사람의 살의를 잘 표현해서 별일 아닐 수 있는 일을 크게 만든다. 실은 별일 아닌 것이 아닌듯하다. 그런 마음은 누군가를 충분히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엔 그런 일들로 인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참담한 일들이 벌어져 안타깝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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