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내려온다는 집안의 명약 레시피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실질적으로 존재하는 약재들이 이 책에 그대로 있다.' 어쩌면 제대로 만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잠시 뛸듯이 기뻤으나, 효능이 입증된 것이 아니며 위험하다는 말에 슬펐다.
전설의 고향에서 보면 노모가 아프셔서 산삼을 찾기 위해서, 깊은 산속에 있다는 귀한 약재를 구하기 위해서 길을 떠난다. 효심이 지극한 사람만이 찾을 수 있는 것인가 싶어서 못 찾겠구나 싶었다. 어찌나 험한 절벽 그런곳에 있던지 웬만한 사람은 찾지도 못하겠다.
책을 펼치자 마자 <천금초>를 찾았다. 이런 운명인가 싶었다. 실은 만들어 보고 싶기도 하고 마음이 두근거린다. 100일 동안 배가 고프지 않는 분말약이다. 21세기를 살면서 콩 한쪽만 먹어도 배가 불렀으면 좋겠다 생각을 하는 이유는 다이어트나 그런 이유가 아니다. 오로지 생존을 위해서다. 책에서도 설명이 되어 있지만 전쟁, 재해, 피난 상황에서 허기와 갈증은 큰 적 중 하나이다.(151쪽) 21세기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지금의 세상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게 될 것이다. 다행스럽게 농사를 짓는 분들이 계시고 현재는 쌀 걱정없이 먹고 살 수 있을 터지만 나중은 모른다. 기후 변화가 극심하다. 바다가 오염되고 점점 우리는 사태의 심각성을 잊고 편하게 살고 만 싶다. 그러니 무엇을 먹더라도 이런저런 걱정이 되는 게 당연 할 터다. 그래서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진짜 매혹적이다.
이 책에는 50개의 기이한 묘약이 소개되어 있다. 일반인이 만들기에 위험하니 절대 만들어서 효능을 입증해서는 안될 것이다. 처음 나온 약은 <가감진심단>으로 마음의 병세를 다스리는 단약 이다. 재료를 보면 정말 좋다. 건지황, 당귀신, 백복신, 산약, 숙지황, 황기 등 이 재료들은 기운을 올려주는 약재다. 더운 여름철에 삼계탕에 황기나 인삼을 넣으면 닭이 더욱 향긋해지고 기운까지 올려주니 너무나 좋은 약재들이다.
이 책에서는 모든 재료들을 거의 가루로 만들어야 해서 요즘 21세기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나 싶다. 요즘 냉동 기술도 발달되고 저온으로 말리는 방법도 기계화 되어 기술적으로 만들기는 어렵지 않을 듯 하다. 귀신과 관련된 처방약이 많았다. 주술적인 힘을 빌어서 미워하는 사람에게 저주를 내리기도 하고 제일 충격적인 것은 죽은 사람의 뼛가루를 먹었을때 치료하는 약이었다. 아무리 미워도 음식에 그런걸 타나니, 하긴 죽이려고 독도 타는데 무슨 짓을 못할까 싶다. 구할 수 있을까 싶은 재료들로 만든 약도 있어 알지 못했던 새로운 약재를 알게 되는 재미도 있다. 아마 이쪽 분야에 도가 튼 분들도 있을 것 같아 살짝 기대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