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도르래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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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이러다가 죽겠다.'를 외치고 그러다 정말 죽을 뻔 했다. 하여튼 아키라 물러 터진것은 알았지만, 실은 친언니한테 죽을 뻔 했다는 전적도 잊어 버렸다. 다시 읽어봐야 할듯하다. 그녀의 인생은 편한 적이 없었다.


살인곰 서점의 아르바이트 생이면서 서점 2층 백곰 탐정사의 '탐정'으로 활약하고 있다. '백곰'이 아닌 '백골'이라 해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사건 사고를 달고 다닌다. 언제 백골이 되어도 이상할 게 없어서. 전부터 인연이 있었던 '도토리종합리서치'에서 하청을 받아서 간신히 입에 풀칠을 하고 있다. 사쿠라이는 이 소속 탐정으로 관리부로 일하고 있다. 무릎이 안좋아서, 허리가 예전 같지 않아서 현장에는 더이상 나갈 수 없어 관리부 일을 하고 있단다. 저번에 크게 사고를 친적이 있어서 이번은 '싼 대신 편한 일'이라며 일을 의뢰했다. 그냥 어머니의 행동을 확인해 달라는 의뢰이다. 이번에 진짜로 믿어도 되나 싶어 수상쩍었지만 어쩌겠나. 앉아서 죽을 순 없으니까. 하지만 나이 든 부모님의 조사라는 것은 생각보다 싶지 않은 일이었다. 그저 '어머니의 뒷조사' 라고 하기엔 그 안에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른다.


얼핏 어머니께서 건물도 있고 재산도 있어 내연남이 있는 건가 했다. 하지만 아키라는 그녀의 행색을 보고 바로 알아차렸다. 돈에 쪼들리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아키라는 고령의 여인을 뒤쫓아 가고, 예전의 모습과 심하게 달라져서 한참을 봐야 알 수 있는 어쨌든 그쪽에 아키라는 경력이 있다. 생각지 못하게 일이 이렇게 되는 것인가. 집으로 쪼르르 들어가길래 엿보고 있었는데 투닥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다가 '아차차' 두 사람은 옥신각신 하고 아키라씨는 후다닥 싸움구경은 자연스러우니까. 그런데 하필이면 계단쪽에서 두 사람이 '쿵'하고 아키라씨 위로 떨어진다. 또 다시 병원행. 민사람 따로 있고 밀린 사람 따로 있다고 했는데 하여튼 이 일이 시작으로 가슴 아픈 일이 생기고 만다. 병원에 누워있는 할머니는 아오누마 마쓰에다. 몇 개월전, 교통사고가 나서 아들은 죽고 손자는 재활치료 중이다.


<이별의 수법>에서 월세 살고 있는 집이 무너져내려 갈 곳 잃은 아키라씨는 새로 집을 구해야했다. 그때 무너져 내리는 집에 또 깔릴뻔했다. 어찌하다 보니 병원에 누워 있었던 할머니 마쓰에씨와 인연이 되어 그 집에서 공짜로 살게 된다. 공짜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아키라씨는 사람이 너무 좋다. 몸이 불편하시니, 아키라씨가 집안 청소를 비롯해 요리까지 해내야 했다. 거기다 손자도 챙겨주고 말이다. 한 가족이 순식 같에 네명 이였다가 세명이 되고 아무도 없게 되는 상황이 되어버려서, 그 사이에 정이 많이 들었던 아키라씨는 슬픔을 꿀꺽 삼켜야 했다. 그런 상황들이 꽤나 있었기에 더욱 괜찮지 않다. 하지만 별 수 없었다. 웃지 못할 상황은 전에 집주인 아주머니와 같은 집 살았던 친구가 의뢰를 요청한다. 집주인 아주머니의 상황에서는 생각지 못했던 사실을 발견했고 같이 살던 친구의 요청에는 깜짝 놀라는 순진한 아키라씨였다. 한솥밥 먹을때는 차마 입에 올리기 뭐하지만 이제 헤어지면 안봐도 되니까. 하지만 나중에도 볼일은 있을듯하다.


어쩌면 처음에는 호기심이였을 것이다. 한순간의 일이였을지도 모를 일이 이렇게 커져버려서 한 가족이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렸다. 이웃은 가까운 듯 하면서 먼 존재라더니. 이웃이 그런게 아니라 사람이라는 존재가 그러한 것 같다. 웃으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지냈던 사이였는데 순신간에 이렇게까지 되어버린 것이 참 씁쓸했다. 아무리 단것을 먹어도 쓰게만 느껴질 것 같은 이야기였다. 아키라씨는 어쩔수 없이 보금자리를 잘 마련했다. 하마터면 그곳이 무덤이 될 뻔도 하였다. 모든일이 끝났다고 보기엔 그 자리에 구멍이 너무나도 컸다. 한동안은 참 힘들어질 것 같은 아키라. 그런 생각을 하고 있기엔 일들이 많이 일어나서 거창한 수풀을 한참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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