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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와 그림자 ㅣ 스토리잉크 3
진저 리 지음, 몰리 박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4월
평점 :
흑과 백 종종 등장하는 빨간색 그 외에는 빛의 노란색이 이 책 속의 모든 색이다.
이 책의 시작은 눈이 퀭한 아이와 그의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가 뚜껑 달린 항아리를 근심스럽게 쳐다보고 있다. 아빠는 아이의 손을 꼭 잡고 깊은 숲속 어두운 곳에 항아리를 던져 놓고 길을 떠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백 년 후, 변두리 초등학교 신축현장인 이곳의 문화재가 발견되어 그 항아리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다. 다른 항아리는 다 깨졌는데 그 항아리만 멀쩡하게 발견되었다. 그리고 6년 후, 선반에 항아리가 있고 그곳을 청소하고 있는 아이에게 목소리가 들려온다. "친구해 줄게."라면서 말이다. 외로운 아이들에게 마수의 손길을 뻗는 듯 보인다. 모든 것이 어두침침하다.
수이는 번화가에 살다가 변두리 동네로 이사를 왔다. 아빠의 갑작스러운 전근으로 회사 근처로 이사를 온 것이다. 나이는 11살이고 선생님과의 면담도 혼자서 잘한다. 그런 수이를 보는 어른들의 시선이 곱게 느껴지지 않는다. 똑똑해 보이지만 냉소적인 아이라고 생각한다. 수이의 보호자인 아버지의 이름이 이 대리이다. 아버지는 있지만 거의 부재중이다. 회사일로 바빠서 수이를 제대로 돌볼 시간이 없는 듯 보인다. 선생님은 당연하다는 듯, 아이의 가족 사항을 묻는다. 수이는 사생활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이런 상황이 싫다. '수이야 나이를 먹어도 사람들이 사생활 따위는 상관도 않고 물어본단다. ' 수이는 약한척하며 어머니께서 5살에 돌아가셨다고 하고 선생님은 그런 수이를 안쓰럽게 생각하는 척, 뭐 어쨌든 그렇다.
눈이 퀭한 좀비 같은 아이들이 여럿이 나오는데 특이하게도 그 녀석들은 아무런 감정도 없는 것처럼 다닌다. 수이도 전학 온 첫날에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의식을 잃어버렸다. 그러고 나서 그림자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림자를 통해서 아이들의 텅 빈 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반에서 대통령이나 된 듯, 아이들에게 명령하고 으스대는 아이들이 있다. 뭣 땜에 그러는 건지 모르지만 수이는 그런 아이들과 상대하고 싶지 않아 피한다. 잘난척하는 아이는 자신보다 약한 아이들을 뭉게버린다.
사회생활도 힘들지만, 점점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안을 들여다보면 답답해지는 기분이다.
사악한 마음이 점점 힘이 세지면서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 끝까지 모른척하지 않고 수이는 용기를 낸다. 수이는 시크한 척하지만 실은 누구보다 친구들과 즐겁게 학교에 다니고 싶다.
수이는 좀비처럼 변해버린 아이들을 수사해서 원인을 밝히기로 한다. 자신을 처음 불렀던 목소리의 정체를 밝혀내기로 한다. 이번에 친구들을 결성해서 말이다. 수이도 어쩌면 좀비가 되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처음 혼자라고 생각했을 때는 어두운 마음에 갇혀있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자유롭게 놀고 공부했으면 좋겠다. 자유=공부는 결코 같은 것은 아니지만, 21세기가 되면 뭐가 좀 달라질 줄 알았는데 말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어째 더 빡센지 모르겠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