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 텔레포터
정해연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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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는 책 제목처럼 정말 그랬다. 가족 구성원은 아빠, 엄마, 언니 그리고 은아 4명이다. 아빠는 실제로 등장한 적은 없다. 언제부터인지 아빠는 집안에서 부재중이시다. 은아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투명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건 은아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아무도 은아에게 먼저 말을 걸어 주지 않았다. 그럼 은아가 먼저 말을 걸면 되지 않냐고 물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말을 걸 수가 없었다. 다른 아이들은 그토록 쉬운 일이 은아에게는 그토록 어려운 일이었다.


늘 처음은 쉽지 않다. 처음에 어떻게 소중한 친구들을 만났는지, 실은 기억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친하게 된 것 같았는데 어쩌면 기억이 안 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연스럽다는 것과 보통이 생각보다 참 쉽지 않다는 것을. 언니 은진은 외모도 이쁘고 대학생인데 고등학교 때부터 일상 유튜버로 잘나가고 있다. 지금은 아빠 수입보다 더 많이 벌어서 집에서 영역이 커져버렸다. 그런 언니 눈치 보기 바쁜 동생 은아였다. 잘나가는 유튜버가 되려면 일상생활을 그냥 찍어서 되겠나, 언니는 열심히 노력 중이다. 그렇기에 은아는 언니 은진의 고충을 조금 알 것도 같지만 집에서도 눈치를 봐야 해서 그것이 서글프다.


그러다 투명 인간처럼 살아가던 은아에게 급작스럽게 발작을 일으킬 것만 같은 일이 생겨버렸다. 말하자면 그냥 자율 운행 중이었는데 급브레이크를 밟은 격이라고 해야 할까. 교생선생님이 새로 들어오셨는데 은아와 같은 '이은아'였다. 선생님은 이쁘고 세련되고 정말이지 은아가 꿈에도 바라던 모습이었다. 교생선생님이 은아에게 관심을 갖고부터 문제가 꼬여버렸다. 은아는 그저 투명 인간이었어도 맞고 살진 않았는데, 수진과 그 패거리가 교생선생님의 관심을 아니꼽게 생각했다. 그래서 은아를 몹시 패는데 점점 학교가는게 두려워졌다.



엉망징창이 된 모습으로 집에 가려고 했는데 교생 선생님이 나타났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건 꿈일것이다. 교생선생님이 미래에서 온 '나'라고 한다. 이 책은 텔레포터 장르라고 한다. 즉, 내가 있는 현실과 텍스트 건너편 상상의 세계를 이어 주는 순간 이동 기계와 같은 문학 시리즈라고 한다. 실제로 일어나는 일에는 관여를 할 수 없어 교생선생님은 차마 앞으로 벌어질 일을 알지만 말해줄 수 없었다.

교생선생님은 은아에게 암시를 하듯, 소중한 친구가 너에게 곧 올 거라고 말해준다. 그럼 다행이다 싶었다. 은아가 그토록 바라던 단 한 사람, 그 사람이면 되니까 말이다. 두 사람은 정말 운명처럼 친한 친구가 된다고 하니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정말일까 싶어서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두 사람만 아는 진실이 있었으므로, 은아는 기다렸고 금방 자신이 기다린 친구가 전학 온다.

이야기는 짧았지만 여운은 길었고 또 눈물이 났다. 어쩌면 좋을까, 싶었지만 결말에 이르러서는 다행이다 싶었다. 은아는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지 못했다. '너는 너로서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저자는 추리, 스릴러를 주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실제로 텔레포터 같은 일이 벌어졌으면 하고 바라는지 모르겠다. 힘든 사람이 있다면 그 순간에 손을 끌어 준다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단 한 사람이면 된다고 말이다.

책을 통해서 그런 위로와 위안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이소룡처럼 싸움 잘하고 의리 있는 친구를 텔레포터로 뽕하고 보내줄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꺾이지 않는 의지를 꼭 받았으면 좋겠다.

<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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