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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2년 11월
평점 :
사건 담당 형사는 마쓰미야 였다. 가가 형사의 사촌동생 으로 두 사람은 어린 시절 함께해서 친했다. 가가 형사가 나온 것만으로도 반가웠다. 사람 좋은 카페 주인이 살해 당하는 사건을 맡게 된 마쓰미야였다. 주변 인물을 탐방하고 그러다 보면 용의 선상에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에는 잠깐 치정 문제였을까 싶었는데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내 맘대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좋은 사람이었다고 해도 뭐가 있겠지, 그렇지 않고서 죽임을 당했을 리 없다 생각한다.
즐겨 보는 만화에서도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친했던 사람을 죽인다. 결국 이유를 알고 보면 어이없다. 가해자 역시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처참하게 울부짖게 된다. 그런 모습을 보면 참 씁쓸하다. 별일 아닐 수 있는데, 별거 아닌 일들이 오해가 쌓이면서 저렇게 무서운 일이 벌어질 수 있겠구나 싶어서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왜 일을 이렇게 어렵게 만드는 것일까? 탐문 조사를 하면서 느끼는 점은 담당 형사도 피해자의 주변인도 참 힘들겠다는 것이다. 형사가 자꾸만 회사나 집으로 찾아와서 사건 수사와 관련된 것을 묻고 또 묻고 하는 것은 지겨운 일이다. 처음 만남만 으로도 쉽지 않고 몇 번을 만나야 끝이 나는 걸까 싶어서 진저리가 날 것도 같다. 뭔가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형사는 그 진실을 말할 때까지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 그냥은 말하지 않는다. 숨길 수 있다면 숨기고 싶은 진실이 있으니까. 때론 진실이 무섭고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누군가의 심장을 꿰뚫을 수도 있다.
아침노을 왠지 불길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유키노부 부부의 아침의 일상은 아이들과 정신없이 시작한다. 큰 아이는 곧 중학생이 되고 둘째는 초등학교 4학년이라 아직은 아이 같은 모습이다. 사람 일은 한 치 앞도 모른다더니, 두 아이를 지진으로 잃는다. 유키노부 부부는 아이를 잃고 이대로 살 수 없어서 다른 방법을 찾는다.
고급 료칸을 운영하고 있는 아야코의 이야기로 넘어간다. 원래는 아버지 마사쓰구가 운영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시다. 아버지의 유언장에서 알지 못했던 새로운 이름이 등장한다. 아이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랑스럽고 가족의 원동력이 된다. 때론 가지에 달랑 한 개 달린 나뭇잎처럼 너만이 희망인 것처럼 살아가면 아이에겐 큰 고통이 될 수 있다.
사람의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잘못을 끝까지 책임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거기에 얽매여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편에서는 그동안 마쓰미야 형사에게 궁금했던 사적인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가족을 잃지 않으려고 끝까지 노력하고 버티어낸 책 속 인물들의 고된 삶속에서 그렇기에 남은 가족들이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 이 책은 출판사에세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