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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관 미아키스
후루우치 가즈에 지음, 전경아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8월
평점 :
긴 머리를 가슴께까지 늘어트린 아름다운 남자가(책 속에서 남자라고 하니까 그런 줄 알았다. 얼핏 여자인가 남자인가 오묘한 분위기다.) 책 표지에서 고개를 슥 내미는 모습은 책 제목이나 내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는 대놓고 문을 열고 영업하는 곳은 아니다. 그곳에 찾아오는 이들은 아주 우연히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 도망치다 이곳으로 오게 된다.
아리따운 외모와 카리스마를 갖춘 오너라 불리는 남성과 귀여운 프런트 직원 그리고 벨보이 거기다 요리 솜씨가 훌륭한 요리사가 있다. 프런트 직원은 말끝마다 "그랬어용"이라고 말한다.
어린 소녀가 무더운 여름날 차 안에서 부모의 방치에 의해 죽는 일이 발생한다. 고양이는 그 소녀를 살리고 싶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어보려 했지만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간다. 그 일로 인해 고양이는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 문을 열게 되었다고 할까~ 여러 사람들이 이곳에 묵게 된다. 여관 호숫가에는 어린 소녀가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이야기마다 다른 등장인물들이 그 소녀를 만나게 되고 그들은 소녀에게 안쓰러운 마음이나 또 다른 원망을 뿜어내기도 한다.
깊은 산속, 절망에 빠진 이들이 이곳을 찾게 된다. 아이돌로 데뷔했다가 잘 풀리지 못해 일반 직장을 다니다 매니저가 된 미사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이야기 속에는 풀리지 않는, 여전히 풀어나가야 할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들의 성이 상품화되고 그런 일도 별거 아니라는 듯 치부해버린다. 시간이 지나도 달라지는 것도 없이 상처받고 속절없이 시간이 흘러가버린다. 너희들이 없어도 대체할 인력은 많다며 아이들의 가슴을 난도질하는 말을 내뱉는다. 엄마한테 버림받고 상처받은 소년이 이제 어른이 되어 자신의 아이를 버리고 도망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하고 싶지도 않고 죽어버리고 싶다.
정작 죽음 앞에 선 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 살고 싶었다.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에서 먹여주고 재워줄 테니 너한테 쓸모없는 것을 내놓으라고 한다.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그는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고 그것을 주려고 한다. 그는 얼마 있으면 정말 무서운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그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맛있게 잡아먹으면 좋았을지도 모르겠지만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는 살벌하면서도 그리 잔혹하지는 않아 보인다.
고양이 여관 미아키스가 있다면 그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 고양이의 매력적인 모습에 사람들이 홀려서 혼이 쏙 빠지고 정말 혼이 빠질 뻔했다.
<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