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지 마세요, 사람 탑니다 - 지하철 앤솔로지
전건우 외 지음 / 들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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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 관련된 미스터리나 괴담 단편소설이다. 서울에 살지 않아서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지 않지만 푸시맨이 있을 정도로 아침 출퇴근 시간에 어마 무시한 사람들의 이동에 놀란다. 계단을 오르내리고 한 달만 지나면 익숙해진다지만 엄청난 인파에 밀려드는 지하철 전쟁에는 익숙해지지 않을듯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매번 파김치가 되나 보다. 지하철에 사람이 아닌 파김치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고 생각하면 웃음이 터진다. 파김치가 되어버린 사람들의 일상이 고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한 것이 그게 우리네 인생살이인가 보다.


첫 번째 이야기인 공항철도 호소풍생은 지금껏 폼 나게 살아온 협객의 이야기다. 젊은 시절엔 협객으로 폼 나게 살아왔다고 자부했건만 부인은 떠나고 아들은 힘겹게 서울 생활을 하고 있다. 나이가 들고 세월이 가다 보니 그런 세월이 어디 있었나 싶다. 지하철에서 순간이었지만 아주 멋진 협객으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멋지긴 하지만 실속도 챙겼으면 하는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한편의 무술영화를 본 듯 짧았지만 흥미진진했다.


두 번째 이야기는 2호선 지옥철 이야기다. 좀비 딸도 있고 좀비에 관련된 영화나 애니도 많이 나온다. 두 번째는 그 좀비에 관련된 이야기였다. 지하철에서 사람들은 좀비가 나타난 줄 알고 놀라고 엄청난 참사가 일어난다. 세 번째 이야기는 버뮤다 응암 지대의 사랑이었다. 작가 지망생과 한 고시생의 이야기다. 가난하면 사랑도 하면 안 되는 걸까?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살펴보며 글의 첫 문장을 시도하는 작가 지망생이 그 지하철의 한 고시생에게 마음을 빼앗겨버린다.

네 번째 4호선의 여왕에서는 마음에 드는 여자를 쫓다가 하마터면 저세상 갈 뻔한 이야기였다. 그녀의 비밀 덕분에 자꾸 일이 꼬여서 결국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기분이다. 다섯 번째 5호선 농담의 세계에서는 신당역 유령역에 가면 거기의 막차가 들어오는데 그것을 타면 다른 차원으로 갈 수 있다고 한다. 주인공은 그것을 확인해 보다가 다른 차원으로 넘어갔다. 그곳은 지금의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차원이었다. 코로나가 생기기 전과 후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때는 몰랐다. 수많은 사람들이 코로나로 고통받고 죽게 될 줄은.


여섯 번째 이야기는 1호선 인생, 리셋이다.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 그 이전의 생활로 말이다. 돌아간다 해도 점점 상황은 더 악화되었을 것이다. 마지막 이야기는 3호선 쇠의 길이다. 지하철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린다. 한동안은 코로나 19로 인해서 만원이였던 지하철도 휑하던 시기가 잠깐 있었다. 지금은 다시 돌아왔지만 완전하고 안전한 세상으로는 돌아오지 못했다. 예전의 지옥철이라도 그때로 돌아오기를 바래본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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