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나의 고장난 시간
마가리타 몬티모어 지음, 강미경 옮김 / 이덴슬리벨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나는 19살 생일부터 시간여행을 하게 되었다. 이것은 그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제적으로 이루어졌다.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레 자정이 지나자 그녀는 다른 시간대로 가버렸다. 이제 스무 살이었을 그녀는 쉰한 살이 돼버렸다. 그전의 기억이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녀는 거울 속에 비친 모습에 대한 충격과 갑작스러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보통은 거울을 깨부수고 혹시나 치매에 걸린 게 아닐까 생각할 것이다. 그 집에서 켄지를 만났다. 절친이며 믿을만한 사람이라며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그녀를 진정시키려 했다. 진정시키려 하면 할수록 그녀는 거세게 반발했다. 그리고 집 밖으로 나가버린다. 다행인 것은 그녀에게는 자신이 써놓은 편지가 있다. 일종에 커닝 페이퍼라며 그녀가 스스로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써놓은 것이다. 


 누구라도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없던 정신병도 생길 것이다. 그녀의 시간여행은 이런 식으로 그런 상태에서 1년을 보내고 다른 시간대로 옮겨간다. 특별하게 규칙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녀가 그전에 써놓은 편지를 통해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조금은 예상할 수 있다. 그녀는 스스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았지만 그걸 다 알고 난다면 무릎이 꺾여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까 봐 자세한 이야기는 하고 있지 않다. 그녀가 쉰한 살일 때는 2015년도였는데 스포 금지라며 두려워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해준다. 편지를 쓰고 있는 우나는 어떻게 보면 또 다른 그녀로써 한층 성숙한 어른처럼 느껴졌다. 이미 겪은 일에 대해선 어쩔 수 없다. 하루하루를 즐기며 즐겁게 살라고 말한다. 어차피 벌어질 일들은 어떻게 할 수 없으므로. 그녀의 손목 안에 새겨진 문신에 대해서 무척 궁금했지만 이 사실에 대해서 나중에 알게 된다. 그녀가 시간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을 켄지와 그녀의 어머니는 알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녀는 금전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엄마와도 사이가 좋으며 믿을만한 개인 비서 켄지가 있다. 자신의 상황이 위태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가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적응만 한다면 괜찮아 보인다. 뒤죽박죽인 시간여행은 그녀의 삶을 즐겁게 또는 위태롭게 만들었다. 1년이란 시간을 고요하게 지나가고 생일의 자정이 지나며 그녀는 서른 한살이 되었다. 그녀는 음악을 사랑했고 첫사랑 남자친구 데일과는 함께 밴드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곧 스무 살 생일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자신이 써놓은 메모를 빨리 발견하지 못하고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만다. 사람은 실수를 통해서 배운다고 하지 않았던가. 어쩔 수 없다. 그녀는 갑작스레 늙어버린 모습으로 1년을 살아야 했으니, 미칠만도 했다. 


그녀의 인생에서 어쩔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손목 문신의 의미도 알게 된다. 다른 1년은 미친 듯이 술과 약에 취해서 산다. 힘들 때면 엄마가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정신없게 만들어버린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 알고 있지만 엄마는 입을 열지 않으신다. 말한다고 해서 우리가 언제 엄마 말을 고분고분 들었던 적이 있었나. 엄마도 알고 있다. 이 또한 딸의 인생이란 것을. 엄마는 열정적으로 살라며 늘 우나를 앞으로 밀었다.  

우나는 이제 엎어질 만큼 엎어졌고 더 이상 놀랄 것은 없다며 앞으로의 시간 리프는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인생에는 문제라는 덫이 여기저기서 우리를 기다린다. 더 이상 밑으로 꺼질 것이 없다 생각하면 더한 문제가 불쑥 튀어나온다. 우나는 이 문제에 대해서도 미친 듯이 덤빈다. 엄마에게 덤비고 세상에 덤비려고 했다. 평소의 그녀로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세상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자신이 그토록 담담하게 스스로에게 메모를 남긴 이유에 대해서도 말이다. 우나는 잘해보고 싶었지만 그것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그냥 흘러가게 놔둬야 한다는 것도. 그러기엔 그녀는 어렸고 세상을 향해 무작정 돌진할 수 있을 만큼 무모했다. 다시 20살 생일로 돌아왔다. 우나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아버렸다.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시간여행을 통해 뼈저리게 느꼈다. 다행인 것은 다시 시작할 수 있고 소중한 하루가 선물처럼 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솔직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