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박물관

침묵 박물관
오가와 요코 지음,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9월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책속에서는 죽은 사람들의 유품을 전시하고 싶어하는 노파가 등장한다. 양녀인 소녀로 보이는 딸과 집안일을 도와주는 정원사와 가정부가 있다. 박물관 기사로 일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노파와 첫 대면은 상당히 쉽지 않은 일이였다. 동네 사람들의 유품을 모으는 일도 그가 직접 해야한다. 아무거나 가져오면 안되고 죽은이를 대변해 줄 수 있는 그런 물품이고 했다. 외과의사의 죽음에서 그가 가져와야 할 것은 불법시술로 돈을 왕창번 매스였다. 노파는 불법시술을 받았는데 그 매스가 정확히 어디에 들어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점이 의아했다. 유품의 정의는 꽤 어려웠고 그와 소녀는 외과의사의 장례식장에 자연스레 참석한다. 노파가 알려준 장소에 잠입해서 두근거리는 가슴안고 매스가 들어있는 서랍을 열려고 했는데 잠겨있다.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가까워진다. 죽은 사람의 유품을 마음대로 들고와도 되는 걸까? 나중에 경찰이 이 사실을 알고 쫓아 올까 걱정되었다. 고요한 동네에서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진다. 동네 사람들이 몇이나 될지 모르겠지만 그때마다 유품을 하나씩 들고 와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 그는 이상하게 생각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가 자연스레 받아들였듯이 이야기의 이어짐도 어색하지 않다. 

직접 움직여야 하지만 꿈속에서 벌어지는 듯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 착각을 준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점점 쉽게 유품을 들고 나온다. 종종 누군가의 시선때문에 도망치듯 그곳을 나오기도 한다. 신기한 점은 박물관 기사이므로 그동안 모인 유품을 정리하는 일도 맡아서 하는데 노파의 기억력은 자로잰듯 정확했다. 그곳에 보관된 유품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인간세계에 내려온 저승사자인가. 이동네 전담반 저승사자일지 모른다. 노파는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그를 채용하기로 마음먹었는지 모른다. 침묵 박물관은 산사람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그곳을 보일 생각이 없다. 그저 동네사람들의 유품을 모을뿐이다. 사람이 죽어서 가져갈 수 있는것이 있나 했더니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옷을 태워주거나 하지만 그것이 그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을 보지 못했으니 알길이 없다. 그는 형에게 자신의 안부를 편지로 전한다. 형에게 보낸 편지와 선물은 정원사가 태워버렸다. 그는 이미 무언가를 알고 있는듯,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격에서 반응성은 노파외에는 감정이 일체 없어보인다. 다들 자신이 맡은 일에 열심히한다. 호기심이나 반응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 민감하거나 신경질적이지 않다. 때론 폭탄이 터져서 소녀는 죽은듯 보이고 그도 다쳤으나, 그는 그런 와중에 죽은자의 유품을 챙기고 있다. 뭔가에 노출되어 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이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