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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에서 삶을 읽다 - 서러운 이 땅에 태어나
김경숙 지음 / 소명출판 / 2019년 11월
평점 :
<황혼에 형암을 찾아가다>는 박제가가 벗 이덕무를 찾아가는 모습을 그린 시다. 박제가와 이덕무를 서로 말이 잘통하는 벗이였다고 한다. 진정으로 서로를 알아주는 지음을 만나 즐거웠을 것이다. 이덕무의 글을 읽으면 절로 바른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하게된다. 외롭게 추위 속에서 어디를 가는가. 백탑 아래 그리운 친구가 있어 가는 것이다.(174쪽) 만날 생각을 하면 기분이 좋고 함께하면 행복한 사람이라니,얼마나 좋은일인가. 그런 친구가 있다면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은 주고 받을수 있을 것이다. 요즘처럼 교통이 편리한 시대라면 해외에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벗을 위하여 밥을 짓고 술을 준비하며 이야기할것을 생각하니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연말이 되니 어린시절 친구들과 함께 술한잔 마시며 밥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언제 만나도 환하게 웃어줄 친구를 생각하니 기분까지 환해진다.
딸을 시집 보내며 안타까운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아버지 신위의 시를 볼 수 있었다. 요즘에는 결혼을 해외로 간다면 그런 마음이 지 않을까 싶다. 그나마 가까운 곳에 살면 언제라도 달려갈 수 있지만(10번 갈 것을 1번만 가는 것으로 참으시겠지만) 해외여행을 간다고 해도 거리가 먼곳이라면 마음에만 담아두고 자주 갈수는 없을 것이다.
속은 날마다 편치 못하고
눈물로 목욕을 하네.
하늘이 혹시라도 부신을 지니게 해주어
바라건대 연줄을 타서라도 만나보았으면
이 계획 역시 그릇되고 머니
이웃에 시집보내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186쪽)
<수선화> 김정희가 쓴 시이다. 멀리 제주도 유배지에서 쓸쓸히 김정희는 수선화를 보게 된다. 수선화는 자태가 고와서 한양에서는 신선꽃이라 하여 귀하디 귀한꽃이였다고 한다. 귀하던 수선화가 제주도에서는 지천에 피어있었다. 거기다 보리밭이며 유채꽃이 피는 곳이든 아무곳에서나 막 자라서 제주도 사람에겐 잡초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한양에서는 비싼 돈주고 사느라 난리였다고 한다.
사람이건 사물이건 제자리에 있어야 존재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수많은 외로움과 고통을 인내하며 겨울을 꽃으로피어낸 것이다. 그르므로 수선화는 천품이 그윽하고 담백하다.또한 차가운 듯 시리도록 빼어난 자태를 지녔다.(212쪽)
한시를 통해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읽을수 있었다. 인생처럼 즐거움은 짧고 인내와 고통의 시간이 길어지는 듯 하다. 세상 그 무엇이 아름답지 않을까, 그안에 또 다른 즐거움과 다양한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져있다.
<이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