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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직장인 열전 - 조선의 위인들이 들려주는 직장 생존기
신동욱 지음 / 국민출판사 / 2019년 11월
평점 :
이책은 조선시대 위인 17명의 삶을 돌아보며 지금과는 다르지만 왕 밑에서 힘든 직장생활을 했음은 다를바 없었다. 짧고 굵게 살아간 조광조, 언제나 퇴사를 준비했지만 87세까지 일하며 원로의 힘을 보여준 퇴계 이황까지 여러 위인들의 직장생활기가 담겨져있다. 첫번째는 상사를 제대로 이용한 정도전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정도전은 이성계를 왕으로 만들었지만 주변의 관계는 생각지 못했다. 아무리 리더와의 관계가 친밀해도 직장 생활에서는 그게 다가 아니다. 주변 인심을 잃으면 정작 도움 받을 곳이 없어진다. 상사와 관계가 좋을수록 동료들과의 관계에도 더 신경을 써야한다. 두번째는 하륜의 이야기인데 앞부분에 이력서가 소개되어 있어서 사뭇 새롭다. 특히 하륜은 능력도 출중했지만 상사의 의중을 눈치껏 이해하면서도 선을 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꽤 중요하다. 조광조는 처음에는 왕의 시름을 덜어주어 고공승진을 하였으나 점점 자신의 의견을 앞세워 왕을 압박해 결국에는 죽임을 당하고 만것이다. 지나친것은 오히려 독이 된다.
상사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한다. 상사는 실무자들이 보는 관점보다 훨씬 넓은 안목으로 사안을 바라본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대부분은 그런 역량이 되기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그런 상사의 의중을 헤아리며 조직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함께 애써야 한다. (83쪽)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나 상사와 둘만 있을지라도 상사의 의견을 무시하는 발언을 해서는 안된다. 스스로는 그런뜻이 아니였다고 해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기분이 나빴다면 나쁜것이다. 그런면에서 황희는 세종과의 소통으로 인해서 많은 업적을 뒷받침 해준 인물이였다. 황희는 세종의 의중을 헤아려 장영실의 출사를 지지하였으며 개혁적인 제도를 과하게 밀어 붙이려 할때는 제동을 걸기도 했다. 상사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 지혜롭게 조언해야 한다. 아무리 과감하고 지혜롭게 조언을 한다해도 상사가 받아들일 입장이 되지 않는다면 이 또한 난처한 일이다. 황희정승은 그걸 받아들일수 있는 상사인 세종을 만났기에 서로가 상부상조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책을 통해서 신숙주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었다. 변절자의 또 다른 이름이 바로 신숙주다. 식숙주는 세종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기에 단종을 지지하지 않고 세조 편에 서서 자신의 절친인 성삼문과 사육신을 배신한 변절자로 이름을 남겼다. 신숙주는 친구를 배신하지 않았다. 밀고는 딴 인물이 했지만 친구와 사육신의 처절한 죽음앞에서 책임감을 느꼈기 때문에 변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신숙주에게도 나름의 명분이 있었지만 결과로만 놓고 보자면 변절자가 되어 버렸다. 신숙주는 사내정치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 않았다. 다만 좋은 정치를 펼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겼다. 그에게 사내정치란 그의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유능한 관료로서 인정받는 수단이었을 뿐이다. (134쪽)
책에서는 간단하게 소개되기도 했지만 시베리아 벌판 못지 않은 서슬 퍼런 시간을 지나가는 과정이 있다. 누구나 평탄하고 순조로운 길만 갈수는 없다. 좋을때가 있으면 나쁠때도 있듯이, 주변 환경에 의연하게 행동하고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다행인것은 모든것이 나쁘기만은 하지 않다는 것이다. 책 속에 나오는 위인들의 다양한 면면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이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