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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단단함 - 세상.영화.책
오길영 지음 / 소명출판 / 2019년 10월
평점 :
책을 읽고 난 다음 다른 사람의 리뷰를 읽어보는 것은 꽤 재미있는 일이였다. 같은 책인데 저마다 느낌이 달랐다. 때론 스스로 융통성이 없음이 아쉬웠다. 책의 종류는 다양해서 읽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서 읽히는 책이 다르다. 같은 장르를 좋아하지 않으면 이야기할 거리가 없을수도 있다. 영화 또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자처럼 중국영화를 꽤나 좋아하지만 역시 보는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다. 같은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도 좋지만 완전 다른 것도 좋았다. 하지만 다름을 인정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그때는 '뭐 이런 책이 있어.'하다가 시간이 지나고 좋아지는 책도 있다. 커다란 장벽보다 더 허물기 힘든것이 마음의 장벽이라는 것을 알았다.
요즘에는 좋은 것이 많은데 생각보다 좋지만은 않다. 편리하고 쉽게 구매할 수 있지만 마음은 찜찜하다. 예전처럼 힘들여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일이 거의 없이 앉아서 마우스를 두드리고 있다. 화면상으로 보이는 것과 실제 보는 것이 같아짐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처음에는 화면속 세상이 낯설었지만 지금은 너무 친숙하다. 친숙한것이 좋은것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영화를 보면 '그시절에는 그랬지.' 하는 생각이들며 나이듦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나이들면 뭔가 달라질 줄 알았지만 전혀 아니다. 예전 어르신들처럼 지혜로워질 줄 알았다. 지독하게 꽉 막힌 마음이 들어앉을 줄 몰랐다. 세상은 살만하고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 뉴스를 보며 점점 살기 무서운 세상이 되었다며 한탄하고 있다. 그 모습은 예전 어른의 모습과 닮아있다. '세상이 어떻게 될라고 저런 일들이 벌어지는지 몰라.'
세상을 편안하게 사는 길은 무엇일까에 대한 답으로 저자와 같은 생각이다.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의 마음으로 사는 것이다. 세상은 아등바등해도 안되는 것은 어쩔수 없다. 그러다 골로가는 수가 있다. 본인이 할 수 있는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어쩔수 없는 일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러니 '내'가 하는 노력의 중요한 전제는 그런 노력을 한다고 '내' 욕망이 이뤄질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106쪽) 그걸 인정하고 사는 것이 21세기 질환인 노안에서 벗어나는 길일터이다.
목적이 옳아도 수단이 잘못되면 모조리 틀린 것이 되어버리는데, 나쁜 놈을 해치우기 위해서라면 그 나쁜 놈이 하지 않은 나쁜 짓을 꾸며내도 되는 거니? (126면) 미미여사의 <음의 방정식> 책 중의 일부분이다. 드라마에서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원하는 것을 가지려한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시키는 어이없는 일들도 그럴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의 말처럼 왜 읽을 만한 사회파 미스터리물은 나오지 못할까? 한국문학은 좀더 담대해지지 못할까? 깊이 따져볼 질문들이다. (245쪽) 미미여사의 글을 읽다보면 절로 도시괴담등 현재를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깊은 반성및 악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보았던 영화와 읽지 않은 책들과 저자의 글을 읽으며 또 다른 재미를 느꼈다. 읽는 즐거움을 종종 잊어 버릴때가 있다. 글을 읽고 공감하면서 읽어보고 싶은 책을 만날수 있었다.
<이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