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무의 모험 - 인간과 나무가 걸어온 지적이고 아름다운 여정
맥스 애덤스 지음, 김희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나무들이 자기방어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것을 동원하는지 알게 된다면 무척 놀랄것이다. 호두나무는 주변의 나무들의 성장을 억제하는 물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성장속도가 더디다고 한다. 나무들의 생화학 작용으로 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방어하는 모습을 보면 무서울 정도로 치밀하다. 오랫동안 이 세상을 버티어 낸 나무다. 사람은 아무리 독하게 버티어도 100년을 살아남기 힘든데 나무는 꿋꿋하게 천년을 버티어 내기도 한다. 자작나무의 꽃말은 '당신을 기다립니다.'라고 한다. 여러 나무들의 특성과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생김새나 모양, 씨앗과 꽃도 살펴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은행나무 종은 2억 7000만 년 정도 된 살아 있는 화석이다. 야생에서는 일부 보호구역에서 자란다. 그런 곳에서 자생하는 은행나무는 2000년 넘게 살 수도 있다. 실제로 1945년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됐을 때 은행나무는 폭발지에서 불과 1.6킬로미터밖에 안 되는 거리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나무였다.(59쪽)
은행나무 열매만 지독한 향을 뿜어내는줄 알았는데 은행나무 역시 대단하다. 목련나무 역시 지구상에 오래토록 살아남은 나무로 벌이 생기기전에도 있었다고 한다. 나무들이 자손을 번식하고 생존방식에 대해서 읽다가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는 삶과 이상은 잘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저자도 소로처럼 운명의 숲을 만난 것이였다. 그곳에서 부인과 3개월된 아들과 숲에 살러 갔다. 그 주변을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였지만 팔다리가 잘리지 않고 집을 짓고 그곳에 정착하게 되었다. 나무를 길들이기까지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했지만 그보다 더 필요한 인내심은 따로 있었다. 그들에게도 방문객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도 대부분 예고 없이 말이다. 그런 삶은 예전에는 참 흔한 일이였다. 그곳이 숲이 아니라 그저 일반 가정집이였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말이다. 저자는 그야말로 목가적인 인생이었다고 말한다. 다만 그 뒷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지만 2년 후 아내와 헤어졌고, 그 후 1년 이상을 숲에 남아서 혼자 살다가 다시 그곳을 벗어났다. 사람들이 전원생활에서 가장 두려워 해야 할것은 바로 '사람'이다. 아마도 시골이라면 주변 어르신들과의 관계맺기가 쉽지 않을 것이며 예고 없는 방문을 무척이나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살면서 인내심이 탈탈 털리게 되는 시점이 아닐까 싶다.
나무가 물을 얼마나 끌어 올릴 수 있는지, 키가 얼마나 높이 자랄수 있는지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 이론상 나무가 자랄수 있는 최대 높이는126-130미터라고 한다. 나무들의 삶이 사람들때문에 많이 힘들어졌다. 말로는 함께 살아간다고 하지만 일방적으로 나무는 도구로써 유용하게 이용당하고 있다. 쓰임에 따라서만 사용된다면 다행이지만 나무의 자리를 뺏기 위해서도 무차별적인 공격이 들어온다.
종이책을 사는 것이 나무를 죽이는 일이라 생각하지 말라고 한다. 숲이 돈이 되면 숲의 생존이 보장된다. 나무가 가진 경제적 가치를 보지 못하고 나무의 경제학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감상적으로만 나무를 대하고 숲을 갈아엎어 특용 작물을 기르거나 초원으로 바꾸려고 하는 순간, 숲의 운명은 끝나는 것이다.(345쪽)
저자의 말처럼 숲을 사는 것은 좋은일이다. 저자는 영국사람이라 그 안에서 살고 있는 나무에 대해서 말하고 숲에서 사람들이 많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자신만의 숲을 가꾸고 지금 tv에 나오는 자연인이 생각났다. 숲속에 자신만의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 중에는 후손들을 위해서 나무를 심고 키우기 어려운 약초도 재배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예전에는 숲에 살면 별난 사람, 이상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 책을 읽으며 앞으로의 삶을 위해서 숲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아야 한다.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숲을 더 늘릴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살기 위해서, 앞으로 후손을 위해서 해야할일을 이 책이 말해주고 있다.
<이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