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머리 앤 (양장) TV애니메이션 원화로 읽는 더모던 감성 클래식 2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애니메이션 <빨강 머리 앤> 원화 그림, 박혜원 옮김 / 더모던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에 빠져 상상의 나래에 빠져있는 저 모습은 언제봐도 사랑스럽다. 매슈 아저씨는 첫 만남부터 앤에게 혼을 빼앗긴 듯 하다. 나역시 첫눈에 앤에게 콩깍지가 씌웠다고 해야될까, 언제봐도 사랑스럽고 귀엽다. 앤이 초록색 지붕 집으로 와서 아저씨도 아주머니도 많이 웃고 가슴 조리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지 않았을까.


마릴라 아주머니도 며칠 지나지 않아 앤이 없는 초록색 지붕 집은 상상도 할 수 없게 되었다며 매슈아저씨에게 말한다. 금방이라도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까르르 웃을것만 같은 앤의 모습이 상상된다. 앤은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며 그런 앤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 빨강머리 앤 /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 박혜원 옮김 / 더 모던  책표지>

남자 아이가 아니면 필요없다는 아주머니의 말에 앤이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다. 앤의 상상만큼이나 연극을 하듯이 우는 모습을 보니 마릴라 아주머니처럼 웃음이 났다. 앞으로의 일을 알기에 그리 심각해질 필요가 없다. 잠깐의 시간이였지만 앤과 마릴라 아주머니의 마차가 떠나가는 모습을 보며 매슈 아저씨는 한참을 그 자리를 서성였다. 매슈 아저씨는 웬만한 일에는 말씀이 없으셨지만 한번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신다. 뭔가 재미난 일이 생기면 마릴라 아주머니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생각난다. 매슈 아저씨는 "보내줘야 한다니까." 라며 은근히 고집을 부리신다. 마릴라 아주머니는 "앤의 말이라면 뭐든지 해주실꺼라며." 화를 내지만 내심 좋아하신다. 뒤늦은 나이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일 것이다. 사람의 인연이란 알 수 없는 것 같다.

 

 

마차를 타고 가는 동안 "너의 이야기를 들려 주겠니?" 라는 마릴라 아주머니의 말에 앤은 싫다고 하다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주머니 있잖아요. 저는 이 길을 즐겁게 달리기로 마음먹었어요. 경험상 그래야겠다고 마음만 굳게 먹으면 즐겁지 않은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물론 마음을 단단히 다잡아야 하지만요. (77쪽) 앤의 이야기는 중간 중간 끊기기도 했지만 담담하게 이야기는 이어졌다. 자주 보지만 이부분을 볼때면 자꾸만 눈물이 핑 돈다. 마릴라 아주머니는 다른 아주머니들이 잘해 주셨나고 물어보고 앤은 이렇게 말한다. 두분은 잘 해주시려고 했다고 잘해 주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그 사람이 항상 잘해주지 못해도 괜찮다고 말한다.

 

그런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 건지 궁금해진다. 어린마음에 그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니 참 기특하다. 앤의 다양한 표정과 행동에 놓쳤던 이야기를 책을 통해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이런일도 있었구나, 이런말을 했구나 싶은게 차분하게 볼 수 있다. 앤을 보면 차분해질 순 없겠지만.



 

 < 빨강머리 앤 /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 박혜원 옮김 / 더 모던 142쪽>



 

​마릴라 아주머니가 앤이 외모에 너무 신경을 쓰는 것을 보고 허영심이 많은 게 아닌지 걱정이라 말하자 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자신이 못생긴것을 아는데 어떻게 허영심이 생기냐며 이쁜게 좋다고 말한다. 앤은 참 솔직하다. 마릴라 아주머니는 도저히 못 들어주겠다며 "행동이 예쁘면 얼굴도 예뻐 보인다." 라고 말하자 앤은 정말로 그럴까요 라고 말한다. 앤은 이때의 모습을 커서 부끄러워 하는데 아주머니가 참 힘드셨을꺼라고 말한다. 그런 앤을 바라보는 마릴라 아주머니의 눈은 촉촉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 참으로 좋다.

 

​초록색 지붕 집에서 앤이 마릴라 아주머니를 놀래킬 생각을 하니 웃음이 났다. 마음의 친구 소중한 다이애나와 함께 즐거운 시간이 이어진다. 마릴라 아주머니는 앤의 뛰어난 상상력때문에 언제 무슨 사고를 칠지 몰라서 차분한 앤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하셨다.

​마릴라 아주머니와 앤이 함께 준비하는 아침도 좋고 저녁에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즐거운 모습이 보기 좋다. 앤이 초록생 지붕집으로 오지 않았다면 이토록 즐거운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앤이 지붕에서 떨어지고 나서는 한동안 조용했다. 다행히 발목은 다쳤지만 "니 입은 그대로라며." 마릴라 아주머니도 매슈 아저씨도 행복하게 웃었다. 만에 하나라도 무슨일이 생겼더라면 두 분다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계셨을 것이다.


매슈 아저씨가 부푼 소매를 사러 몇번이나 장에 나갔다가 실패하고 린드 아주머니께 최신 유행하는 부푼 소매로 부탁한다. 이정도면 매슈 아저씨가 얼마나 큰 용기를 내셨는지 모르겠다. 앤이 친구들하고 집에서 발표회 연습을 하는데 뭔가 이상한 것을 느끼셨다. 이렇게 봐도 저렇게 봐도 제일 사랑스러운 앤이였는데 다른 친구들과 뭔가 달랐다. 그게 뭔지 알지 못해서 한동안 마룻바닥에 앉아서 다리를 떨고 계셨던 매슈 아저씨였다. 매슈 아저씨의 그런 모습 덕분에 앤의 상상력에 큰 도움이, 거기다 원하던 것을 가졌기에 더한 욕심을 부리지 않게 되었을지 모른다. 매슈 아저씨는 상상력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다며 앤을 늘 응원해주셨다. 그런 오라버지를 뒤에서 바라보던 마릴라 아주머니의 표정이 생각난다.


 

<빨강머리 앤 /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 박혜원 옮김 / 더 모던 372-373>


 

그토록 빨강 머리를 증오하기까지 했던 앤은 마릴라 아주머니의 충고를 잠시 잊고 염색약을 사게 된다. 염색약을 판 아저씨가 거짓 가정사 이야기를 하며 앤을 꼬드긴 것도 잘못이였다. 마릴라 아주머니가 염색한 머리를 보고 놀란 모습에 잠깐 웃다가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신다. 아무리 빨아도 염색약이 빠지지 않자, 머리를 싹둑 멋지게 잘라 주신다. 마릴라 아주머니는 못 하시는 게 없다. 앤이 그동안 운것을 생각하면 빨강머리가 충분히 빨려서 색이 좀 빠졌을지도 모르는데 머리색은 나이 드는일이 아니면 색이 빠지지 않는 모양이다.


 < 빨강머리 앤 /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 박혜원 옮김 / 더 모던 / 다이애나와의 엄숙한 맹세와 약속156쪽>

 


 

앤이 고집이 세서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할까 걱정했는데 마릴라 아주머니의 걱정대로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선생님이 앤을 차별하고 벌을 준 일로 앤은 한동안 학교에 가지 않았다. 린드 아주머니는 그럴만한 일이였다며 앤의 편을 들어주신다. 처음에 두 사람이 앙숙이 될 뻔 하였지만 앤의 진심 어린 사과로 인해 화해하고 그런 장면이 생각나서 또 웃음이 난다.


집에서 생활하는 앤을 위해서 다이애나가 자주 집에 들러 이야기를 들러주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진다.

마릴라 아주머니의 허락으로 인해 앤은 집으로 다이애나를 초대한다. 손님으로 초대된 다이애나는 딸기 쥬스인 줄 알고 마셨던게 술이라서 한동안 만나지 못해 애를 태웠던 이야기부터 시작해 두 사람의 우정 변치 않으리라며 엄숙한 맹세를 다시 약속했다.

 


< 빨강머리 앤 /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 박혜원 옮김 / 더 모던 412쪽 >


 

조세핀 할머니가 샬럿타운에 와서 박물관 구경을 하자고 하셨다고 다이애나가 말한다. 앤은 마릴라 아주머니가 허락치 않으실꺼라 했지만 흔쾌한 허락해 주신다.  앤은 다이애나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어쩌면 조세핀 할머니께서 더 즐거우셨는지 모르겠다. 처음엔 아이를 입양했다기에 제정신이 아니라고 했지만 앤을 보며 조세핀 할머니는 진심으로 마릴라가 부러웠다. 앤이 초록 지붕 집에 와서 한말이 더욱 감동적이였다. 마릴라 아주머니와 매슈 아저씨도 그 이야기를 듣고 몰래 들어가 우셨을지도 모른다.


네가 없는 동안 어찌나 허전하던지, 나흘이 이렇게 긴 줄 몰랐다." 라고 말씀하시고 앤은 모든 이야기를 마치고 나서 행복하게 이야기의 끝을 맺었다. "정말 멋진 시간이었어요. 제 평생의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좋았던 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411쪽)


퀸학원에 들어가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성적을 거둔 앤이 뿌듯한 마릴라 아주머니와 매슈아저씨. 매슈 아저씨가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을때  눈물이 나서 혼났다. 볼때마다 슬프고 눈물이난다.  '애비 은행 부도'란 소식을 접하고 아저씨는 놀라서 숨이 끊어지셨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화가난다.


길버트와의 극적인 화해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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