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린 필력은 없지만 잘 쓰고 싶습니다
심원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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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방법에 관련된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마음으로 읽고 뇌로 쓴다는 그런 말은 도움이 안된다.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무슨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편지를 쓸때 첫말을 떼기가 쉽지 않아 인사글부터 시작한다. 대체적으로 안부를 묻거나 일상의 날씨에 대해서 쓰기 시작하는데 어제 만난 친구도 하얀종이를 보면 막막해진다.


글쓰기 소재는 경험에서 나온다. 아무리 평범한 문장이라도 글로 쓰면 힘이 생긴다. (20쪽) 말은 두서 없이 주저리 주저리 이런저런 말을 자연스럽게 한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쓸 글이 그대로 남아서인지 곱씹어서 보게 된다. 오늘 하루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어렵지 않게 쓴다. 아무 생각 없이 써도, 고민해서 써도 글쓰기 실력은 크게 다를바 없다. 그러므로 우선은 무엇이든지 써보야 한다. 메모지를 준비하든지, 스마트폰을 활요하든지, 짧게 쓰던지 길게 쓰던지 생각나는 것이나 쓰고 싶은 것을 적는다. 글쓰기를 취미로 삼던지, 삼지 않던지 인생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말에 공감한다. 하지만 쓰고 싶은게 있으면 뭔가 해보고 싶어진다. 글쓰기를 평생 취미로 삼으려면 대단한 글을 쓰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일단 글을 쓰는 습관부터 길러야 한다. 그러려면 책상에 앉아 머리를 쥐어뜯기보다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짧은 메모를 쓰는 습관이 몸에 베야 한다. 모든 글은 짧은 기록에서 시작한다.무엇이든 기록하라. 언젠가는 쓰게 될 것이다. (26쪽) 무슨 주문을 외우는 기분이다. 언젠가는 쓰게 될꺼라는 말. 쓰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글감을 가지고 있더라도 좋은글을 쓸 수 없다.


쓰기연습의 소재를 멀리서 찾지 않고 소설, 영화, 드라마 중에서 인상깊었던 사건으로 시작해보라고 하니 금방 이야기가 떠올랐다.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종종 기록했는데 그점이 도움이 된다. 인상깊었던 일은 꼭 다이어리에 메모했는데 나중에 읽으면 참 우습다. 그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나 싶은게 지금은 그럴것 같지 않아서다. 자신의 비밀에서 보물을 찾아보라고 한다. 저자 역시 자신의 비밀에 대해서 써보기 위해 몇번이나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한다. 그것이 어떤 의미에서든 여러모로 크게 성장하게 될꺼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죽는 순간에 비밀에 대해서 용기있게 조우하지 못한 것을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다. 그 순간이 아니면 막상 용기내지 못할듯 하다.


글쓰는 방법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 "비법서 좀 주십쇼." 하는 느낌이 든다. 저자에게 꼴랑 책값 한 권으로 비법을 바랬다니, 뻔뻔하다. 요리를 시작해도 우선은 어떤 요리를 만들것인지를 정하고 재료를 살펴보아야 한다. 아무리 요리 비법을 전수한다고 해도 처음부터 차근차근 시작하지 않으면 그런거 다 소용없다. 매일매일 요리를 하면서 자신만의 비법이 생기는 것이다. 글쓰는 것도 그럴꺼라 생각된다. 처음에는 한문장에서 그다음은 두문장, 그리고 천자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쓸 수 있다. 잘 쓸수 있다고 해서 그것이 좋은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한 문장 정도는 우습게 쓸거라 생각하지만, 한 문장도 제대로 못 쓰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주어는 건물주 입니다. 주어부터 결정하세요. (37쪽) 주어가 중요하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문장에서 주어가 빠져있는 두리뭉실한 문장이 많다. 문장이 확실하지 않으면 글 자체도 불확실해진다. 이야기의 시작은 질문에서 그리고 마무리는 답변으로 끝낸다. 글을 쓸때 이야기하듯 쓰면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쓸 수 있다. 막연한 글쓰기 방법이 아닌 구체적인 글쓰기에 대해서 알아간다. 앞으로 글쓰기에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준다. 뭘 어떻게 쓸까?"를 고민될때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싶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자기 손으로 한 문장씩 써가는 수밖에 없다. 글쓰기는 글쓰기 책이 아니라 오직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자신의 글쓰기 재능을 믿고 꾸역꾸역 쓰라. 당신은 이미 충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14쪽) 신이 내린 필력은 없지만 잘 쓸 수 있습니다.



<이책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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