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화여가 1
명효계 지음, 손미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베시시 웃는다. 웃는 모습이 얼핏 수줍은 새색시 같다. 다른 사람에게는 차가운 은설은 오로지 여가에게만 눈길을 돌린다. 그녀에게만 꽃같이 웃어준다. 천하절색의 미인으로 칠현금 명인이며 그를 한 번 본 사람은 잊을 수 없다고 한다. 그로인해 가슴앓이 한 사람들이 꽤나 많을터였다.

 

은설은 표묘파 장주이자 품화루의 주인이며 백년의 시간을 버티며 신선이 되려고 했던 까닭은 여가 때문이였다. 전생에 그녀가 그때문에 죽었으며 다시 태어난 그녀를 행복하게 살기 바라며 은설은 백 년동안의 추위와 뼈를 깎는 고통을 견뎌내었다. "무술천재였군요?" 라는 물음이 끝나기도 전에 '음'이라고 대답하는 은설이다. 잘하는 것이 그것뿐이였겠냐만은~

 

드라마로 봐서 책도 비슷하겠거려니 생각했다. 내용은 비슷하다. 다만 무더운 여름에 아무것도 못해서 헥헥 거리고 있는데 이상하게 잘 읽힌다. 은설의 장난끼어린 표정이 상상되었다. 여가를 이리저리 놀리면서 툭하면 눈물을 흘리는 것이, 여인보다 더 유약해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무술천재이므로 싸움을 너무나 잘한다.

 

열화산장은 천하를 지배하는 무림세가로 여가는 장주 열명경의 외동딸이다. 금지옥엽으로 자란 여가는 붉은 옷을 주로 입고 다니며 사람들에게 이쁨을 타고난 스타일로 보인다. 드라마나 책을 보면서 느낀점은 주변 사람들을 무척이나 챙기고 다녀서 은설이 곁에서 지키기에 무척 쉽지 않을것 같은 타입이다.

 

여가는 열화산장의 수제자이자 차기 장주인 전풍과 사랑하는 사이였다. 갑작스럽게 전풍이 차갑게 변해버렸다. 그것에 충격을 받은 여가는 집을 떠나 품화루를 찾아온다. 그곳은 낙양 제일의 청루이고 명기들이 모여있는 곳이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돌리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꺼라 생각한 모양이였다. 그런 여가가 살짝 귀여웠다. 그곳에서 은설을 만나게 되고 은설이 평생을 모실 주인으로 여가를 콕 집었다. 은설이 오래토록 기다려온 순간이였다. 여가는 전생을 기억하지 못할터이니, 은설이 하는 말들이 다 거짓말처럼 느껴지는 모양이다. 은설이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꺼내고 베시시 웃으니까 말이다.

 

여가가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면 설은 원망과 슬픔이 담긴 그윽한 눈으로 바라본다. 그러면 그 누구라도 바로 자신이 잘못하지 않았어도 두손을 들고 말것이다. 그가 그토록 원했지만 결과는 어찌될지 모른다. 스승님이 백 년동안의 추위와 뼈를 깎는 고통을 이겨내고서라도 신선이 되길 바라냐는 질문에 은설은 그정도쯤이야 괜찮다고 말한다. 영원토록 그녀를 지켜줄 수만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것뿐만 아니라 신선이 되어 영생의 삶을 산다고 해서 좋은것만은 있을 수 없고, 또 다른 저주도 있었다. 그것이 그의 가슴을 마구 헤집어 놓을꺼라는 것을 소년이였던 은설은 몰랐다. 소년은 해맑게 웃으며 설마 제 얼굴이 망가지는 것은 아니지요? 라고 묻는다. 천하제일의 미인인 얼굴만 망가지지 않는다면 상관없다고 말이다. 이말이 어찌나 뻔뻔하던지, 절로 웃음이 나왔다.

 

드라마속 은설은 여인보다 더 섬세한 모습이다. 웃는 모습, 말할때나, 서있을때나 더욱 여성스러운 모습이라 미인이라함은 행동에서도 물 흐르는 것처럼 자태가 고운가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가의 운명속에서 그녀가 지켜주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그안에 사형인 전풍과 옥자한도 있다. 집안에 모든 사람들이 평안하기를 그녀는 바란다. 하지만 강호에서 모든 사람들이 안전할 수는 없는 일이다. 여가가 태어나기전 열하와 암하는 서로 세력을 견제하며 오랫동안 암투를 벌이고 있었다. 지금의 열화산장이 절대강호 무림세가가 된 것에는 많은 사람들의 죽음이 있었고 그후로 암하는 족적을 감춰버렸다. 하지만 그런 암하가 다시 세상에 나와 절대강호가 되려고 한다.

 

암하궁의 궁주 암야라는 악마같은 사람으로 은설처럼 무술천재였던 모양이다. 그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암야절이 있다. 암야라의 말이라면 암야절은 무슨일이든 했다. 사랑의 화살표는 왜이리 엇갈리는지, 암야라는 암야절은 자신의 부하 이상으로는 생각지 않는다.

 

여가 곁에서 흰옷을 입고 서있는 은설을 보니 두 사람이 참 잘 어울린다. 하지만 끝끝내 여가는 은설을 가슴아프게 한다. 옥자한을 살리기 위해서 은설은 자신의 모든것을 내줘버린다. 여기서 옥자한은 어릴적 부상으로 걷지 못하는 황제가 끔찍하게 아끼는 아들이다. 그 끔찍함이 독이될줄이다. 그로인해 옥자한은 살았지만 은설은 끝인데 말이다. 은설은 괜찮다며 말했지만 그 말을 그대로 여가는 믿는다. 사람이 너무 순진해도 못쓰다구. 여가곁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지킬수만 있다면 그 어떤것이라도 괜찮을꺼라 생각했지만 여가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리고 은설은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을 느끼는 듯해보인다.

 

 

전생에 은설이 여가 속 많이 썪여서 이번 생에서는 아주 은설을 못쓰게 만들고 있다. 마음같아서는 강호를 떠나서 두사람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드라마와 소설의 결말이 다르다니, 한쪽이 나쁘면 다른 한쪽은 좋겠지라는 기대가 생긴다. 근데 이상하게 행복한 결말보다 슬픈 결말이 가슴에 더 남긴한데 슬프다.

 

 

2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된다. 강호의 다른 무림세가 이야기들도 나오고 싸우는 것도 재미있는데 주인공 은설의 잘 나오지 않는다. 어찌하여 전풍과 옥자한만 많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여가가 오지랖을 반만 접어주면 참 좋을텐데. 나중에 얼마나 후회하려고 그러는걸까 싶다.

 

 

 

<이책은 아르테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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