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에 한 번씩 나를 찾아 오는 에세이스트는 이번호는 36번째 3,4월호이다.
책을 펴면 제일 먼저 읽게 되는 글은 김베로니카님의 글이다.
농촌에서 사람들이 푸근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현재의 농촌 현실을 가감없이 글에 담아 표현하고 있어서 잘 몰랐던 농촌사정에 대해 알게 해주는 글이었다.
이 번달에는 '교감'이라는 제목의 글이다.
구제역때문에 방역에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소와의 교감을 주제로 글을 적고 있다.
소 울음 소리만으로 무슨 이유에서 울고 있는지 알아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젖 먹이 어린 송아지 3마리를 어미에게서 떼어냈다가 송아지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3마리가 한꺼번에 죽었었다고 한다.
그때 송아지를 치료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랑이지 밧줄 아니었다는 직관이 들었지만 마음을 닫아버렸다고 한다. 
그 결과 송아지들은 모두 스트레스성 폐렴으로 죽고 말았다.
사람과의 교감도 힘이 드는 일인데, 동물과의 교감은 더욱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마음을 연다면 동물과의 교감도 충분히 가능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호에는 2010년 올해의 작품상 10편이 선정되어 있다.
얼마전 의미있게 읽었던 김베로니카님의 낙동강변 사람들도 수상작품에 들어있었다.

그리고 문제작가 신작특집의 류여하님의 표류기에는 결혼이야기 드라마가 적혀 있다.
드라마라고 표현한 이유는 서울에서 대구까지 선을 보러 내려갔더니 선을 볼 사람은 이미 장가를 들고, 동생이 대타로 나와 있더란다.   기가 막힐 노릇이었지만 동생과 선을 보면서 그 동생에게 그다지 나쁜 인상은 아니었는데, 다시 만나게 된 그 동생과 결혼을 했다는 이야기이다.
신혼초 군위 산골의 사과 과수원에서 신행인사를 하러 와서 5주 동안 과수원에서 사과만 땄다고 하니 드라마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그리고 내 안에 애 있다는 스트레스 때문에 뇌경색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자신을 이야기 하고 있다.
시집살이는 누구나 겪는다고 하지만, 그 스트레스가 적절히 해소되지 못하고 쌓아두다 보면 그것이 병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에세이를 읽다보면 글쓴이의 삶에 내가 들어가있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이 있다.
시집살이를 하는 글을 보면서 어떻게 그렇게 살았을까.. 베트남에서 시집 온 나이 어린 여자이야기를 보면서 왜 그 어린 나이게 아버지 뻘 되는 남자에게 시집을 온 것일까.. 글쓴이의 마음이 동화되어 책을 읽어 가다보면 글쓴이의 감정을 그대로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월평에 보면 공감의 서사, 휴머니티의 감동이라는 평이 나온다.
에세이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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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에 한 번씩 발행되는 에세이스트는 이번호는 2011년 1,2월 통권35호이다.
에세이스트를 받아들고 책을 읽다보면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이것이 수필의 진정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화려한 글 솜씨와 영화화면을 보는듯한 책이 넘쳐나고 있지만,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따뜻한 글은 점점 찾아 보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에세이스트를 읽다보면 정신없이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잔잔한 물결 같은 마음의 여운을 느끼게 된다.


에세이스트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고 있는 김베로니카님의 들녘에서 부르는 노래는 이번 호에 실린 글은 [강은 흘러야 한다]라는 제목의 글이다.
지금 나라에서 하고 있는 4대강 사업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정치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생태계와 관련된 이야기여서 더 가슴이 아려온다.

사우디여인처럼 목도리를 휘감아야만 모래바람을 벗어날 수 있을 만큼 강과 들판은 모래천지가 되었다고 한다.
자연을 훼손하며 개발해서 다른 식물과 동물이 살 수 없는 땅과 강이 된다면 그 피해는 인간에게 올 것이며 그 댓가는 더 혹독할 것이다.

안동 사람, 안동 음식의 김웅후님의 글은 언제나 맛이 난다.
명태 보푸름이란것을 먹어 볼 기회가 없었는데, 놋종지속에 담김 하얀 보푸름을 연상하면서 그 맛은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보게 된다.
고기나 생선이 귀하던 시절에 손님상에 올릴 수 있는 유일한 고기반찬이었던 명태 보푸름은 안동양반의 체면이 담긴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복이라는 글을 읽으면서 [모름지기 사람은 무겁잖은 복을 지녀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지은이의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라는데,  복이면 크고 무거우면 더 좋지 않을까하는 가벼운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 무거운 복은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큰 의미를 담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재물은 소리 없이 살박살박 일어야 하고 복은 무겁잖은 복을 지녀야 하느니라] 가슴 깊이 새겨야 할 말인 것 같다.
한 번에 재물을 크게 일으키려 하다보면 지나친 욕심을 부리게 되고 그러다가 도리어 화를 입게 되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임동확의 시 읽기, 세상 읽기에선 만난 백석 시인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읽게 되어서 정말 좋았다.  
시를  잘 모르지만 이 시를 읽고 있으니 아름다운 시에 울컥해 지는 마음을 더 이상 어떻게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좋았다.


에세이스트를 읽다보면 여러 사람들의 삶의 향기가 느껴진다.

그것이 수필이 가진 매력이며 내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인기 있었던 드라마의 대사처럼 내 삶에도 라벤더 향기가 나도록 윤기 있게 삶을 가꿔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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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를 세 번째 만나면서 내가 좋아하는 글부터 찾아본다.

김베로니카님의 [들녘에서 부르는 노래]는 시골의 따뜻한 인정과 현재 농민의 시름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읽을 때 마다 우리 농업의 현실과 농촌마을의 인정을 같이 느낄 수가 있다.

이번 호에는 추수가 끝난 마을의 은씨네집 제삿밥을 먹으러 모여 앉은 자리에서 이야기이다.

추수는 끝났지만 남아돈다는 쌀 때문에 창고에 거둬들이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쌀은 농산물이지만 우리에겐 농산물로 그칠 수가 없는 존재이다.

쌀 소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판로가 없어 쌓아두어야 하는 현실이지만, 쌀을 우리가 자급하지 못했을 때 생길 수 있는 비극은 너무나 크기 때문에 쌀의 주권은 반드시 지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농촌의 현실을 타개해 나가야할 대책이 분명히 필요할 때이다.

아름다운 농촌 풍경 속에 힘겨워하는 농민의 시름이 안타까운 글이었다.

 

[안동사람, 안동음식]의 김웅후님의 이번 호 글은 배추전이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깊어가는 밤 시골마을의 동네 처녀들과 엄마들이 모여서 수를 놓고 간식으로 배추와 무를 생으로 먹었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그 중 특별한 날은 배추 전을 부쳐 먹던 날이었는데, 배추전의 맛은 깊은 맛이라고 한다.

금방 먹어서 입에 단 얕은맛이 아니라, 밍숭맹숭해서 양념장이 없으면 무슨 맛인지도 모르지만 그 밍숭맹숭한 맛이 깊은 맛이라는 것이다.

깊은 맛을 알려면 속이 썩어야 한다는 대목이 나온다.

 


 

  산다는 건 결국 속이 썩는 것이고 얼마간 세상을 살고 난 후엔 절로 속이 썩어 내성이 생기면서 의젓해지는 법이라고 배추 전을 먹는 사람들은 의심 없이 믿었던 것 같다. p 61

 


 

 나도 속 깨나 썩었는데, 그래서 밍밍한 배추전이 맛있던가?

배추전이 인생의 깊은 맛을 표현해 줄줄은 미처 몰랐는데, 앞으로 먹는 배추전 맛은 더 달지 않을까 생각된다.

 

맹광호님의 하늘공원에서는 난지도에 대한 어린 시절의 추억과 쓰레기 섬이 생태공원으로, 끝도 보이지 않는 억새풀 산책길을 담고 있는 하늘공원으로 다시 태어난 감회를 적고 있다.

밭에서 쓰레기 섬으로 그리고 다시 아름다운 공원으로 태어난 하늘공원처럼 삶과 죽음이 서로 모습을 바꾸며 흘러가는 것이 거대한 자연의 흐름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에세이가 좋은 이유는 글쓴이를 통해 그 사람의 철학과 인생을 볼 수 있고, 내 삶도 다시 한 번 되짚어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다.

여러 작가들의 에세이를 엮어 놓은 에세이스트를 보는 즐거움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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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휴가는 집에서 독서하는 것으로 휴가를 즐기고 있다.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에세이스트를 펴 들고 손가는 대로 펼쳐서 읽는다.

에세이스트는 격월로 발행되는 에세이 전문지이다. 벌써 32호~

요즘 책을 읽다보면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되는데, 오늘도 책을 읽으면서 글쓴이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내 어린날을 비교해 보게 된다.

 

김웅후님의 호박 뭉개미를 읽으면서 호박꽃에 앉은 호박벌로 장난치는 모습, 온갖 채소들을 밥에 얹어 쪄내어 먹던 모습, 대나무비로 잠자리 잡던 모습이 선 머슴애 같았던 내 어린 시절의 모습이 생각이 나게 하던 대목이다.

그리고 김베로니카님의 구제역에 대한 글을 읽고 마음이 아팠다.

올 봄 별스런 날씨때문에 농사일이 여의치 않아 하고, 온 동네 주민이 모여 일을 하는 모습이 어린 시절 부모님들의 모습처럼 보였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소에 대한 품질관리라던지 그런 모습이 요즘 농촌도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 뉴스에서 들어오던 구제역과 살 처분이라는 단어를 그냥 흘려들었었다. 요즘은 잠잠해져서 이젠 괜찮은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하고 말았는데, 살 처분하는 과정에서 정말 아까운 슈퍼젖소의 딸들까지 모조리 살 처분 당해야 했다는 이야기에 우리가 모르는 일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공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 나라에서 하는 일이라지만,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정말 아쉬움이 남았다.

 

수필과 에세이 같은 말일 수도 있고 약간은 차이가 있겠지만 이런 글을 대할 때 마다 내 자신이 글을 쓴 인물이 된 것 처럼 느껴진다.

에세이나 수필이 글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쉽게 쓸 수 있는 글이라고 하지만 결코 쉬운 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쓴다는 것이 자신의 영혼을 담아내는 일일 것이다.

더군다나 수필이나 에세이를 읽는 사람은 글을 쓴 사람이 진실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믿음으로 글을 읽기 때문에 더 자신을 도드라지게 드러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에세이를 읽다보니 글을 쓰는 사람들의 사물을 보는 세심한 시선이 느껴졌다.

그리고 에세이에는 사람 사는 모습이 있고 맛이 있었다.

박진감 있고 스릴넘치는 소설에는 없는 따뜻함이 있다. 그리고 편안함이 있다.

어디에서나 어느 장소에서나 꺼내보아도 되고 멀리 있는 친구에게 선물해 주고 싶은 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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