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간이 딱지를 떼기 위해 앰브로즈 비어스의 <아울 크릭 다리에서 생긴 일>과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를 읽을 것이다.

나는 그의 추종자가 되었다. 우리 팀, 파이팅!

그의 레퀴엠 덕분에 나는 환경주의자로 살기로 마음먹었고, 앞으로 나라 없는 사람으로 사는 것도 꽤나 괜찮을 것같다.


전자 공동체에는 실체가 없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인간은 춤추는 동물이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세수를 하고 대문을 나서서 뭔가 한다는 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우리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것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냄새를 피우기 위해서다. 누군가 다른 이유를 대면 콧방귀를 뀌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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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7-09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어스와 토크빌의 조합이라... 신선한데요. ^^
 
 전출처 : 스윗듀 > 『고미숙의 로드클래식』저자 강연회/2015년 7월 2일/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우선은 자리가 모자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시작 시간이 거의 다 되어 강의실에 도착한 터라 나도 처음에는 서있다가 북드라망 관계자분들의 "급 의자공수" 덕분에 한 자리 차지하여 앉을 수 있었다. 강의 시작 후에도 많은 분들이 오셔서 서서 강연을 듣는 것을 보고 고미숙 선생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1. 박지원, <열하일기>

 

 '길 위에서 길 찾기'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만큼, 고미숙 선생님은 본인의 인생에 새로운 길을 열어준 <열하일기>로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열하일기>를 통해 '글쓰기란 무엇인가'에 대해 탐구하게 되었고, 그것은 '이렇게 어렵고 힘든 여정 속에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신체란 도대체 무엇인가'로의 확장을 통해 몸에 대한 탐구로 이어지고 동의보감에 대한 깊은 탐독, 그리고 그에 관한 글쓰기로 이어지며 선생님에게 새로운 인생의 국면을 맞이하게 했던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고전평론가로 자리매김하고 국내 및 해외 강연을 통해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또 그 여행에서 맺은 인연을 통해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는 것. 이것은 몸을 움직이고 세상과 부딪히는 과정 안에서 발현하는 것으로, "운"이라는 단어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에게 운이 제발로 걸어오지 않듯이, 끊임없이 활동하고 세상과의 만남을 통해 우리의 길이 열린다는 고미숙 선생님의 기본적인 생각에 감탄하게 된 도입부였다.

 

2. 현장스님, <서유기>

 

 서유기의 주인공들인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삼장법사를 흥미롭게 파헤치며 그들의 성격과 행동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에 대해서 재미있게 설명해주셨다. 청중은 중년이 대다수를 이루었는데 고미숙 선생님의 유머와 말솜씨 덕분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나에게 제일 흥미롭게 다가온 인물은 손오공이었는데, 인간이 터득할 수 있는 모든 능력을 터득한 그지만 '세상을 뒤집는 것밖에 하지 못함'으로써 '능력'이라는 것의 허무함,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재능'이 나를 잠식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셨다.

 또한, 저팔계는 욕망과 악덕의 화신이지만 구법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간다. 이것은 추하고 더러운 저팔계의 외모 덕에 아무도 그를 유혹하지 않아 욕망에 무릎꿇는 일이 없었고, 그덕에 끝까지 가능했던 것으로 모두의 거부를 받는 점이 '나의 존재의 무게중심'일 수 있다는 새로운 생각을 제시해주었다.

 

 이 외에도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끼호테>,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를 통해 길 위에서 우리는 어떻게 길을 찾아 살아야 하는가에 대하여 밑그림을 그려볼 수 있게 해준 소중한 강연이었다.

 

 특히, 신체의 유연성을 통해 매순간 삶의 경이로움을 표현하고 순간의 삶을 온전히 누리는 "도의 경지"에 도달한 조르바가 다시 한번 생각나며 조르바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의 감동이 또다시 밀려왔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길 위의 여정을 통해 낯선 시·공간과 조우하고 거기서 일어나는 사건 속에서 여러 타자와의 만남을 통해 길이 열리고 인생이 열리게 된다는 것이 바로 고미숙 선생님이 말하는 로드클래식이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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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랑은 무엇입니까 - 22개국에서 108가지 사랑을 만나다
김수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온갖 형태의 사랑 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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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일인자 독자 원정단으로서 가제본된 책을 읽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엄청난 인기였던 <로마인 이야기>를 읽지 않아서 나로선 이 책이 로마입문서인 셈인데, 결론적으로 다른 책은 읽어볼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로 마스터 오브 로마다.

올해 초 타계한 콜린 매컬로는 우리에겐 <가시나무새>로 잘 알려져 있지만 영미권에서는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 덕분에 역사소설가로 명성이 높다. 1990년에 시리즈의 첫 책 <로마의 일인자>를 발표했고 2007년까지 근 20년 동안 7부작을 썼는데 우리는 그것을 이제서야 만나게 됐다. 원래는 6부작이 매컬로의 계획이었으나 독자들의 연장 요청 쇄도로 7부까지 쓰였다고 하니 영미권에서의 인기는 짐작할 만 하다.

읽어보니 그 인기의 이유를 실감할 수 있었는데 첫째는 충분한 고증이다. 고려대학교 사학과 김경현 교수의 추천사에도 나와있듯이 맥컬로의 서재는 로마사 전문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엄청난 양의 사료와 연구서적을 갖추었다고 한다.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팩트 위에 픽션을 얹었기 때문에 소설책을 읽는 즐거움에 로마 역사에 대한 교양수준이 올라가는 느낌을 더해준다고 할까. 꼼꼼한 고증의 증거로 맥컬로가 직접 그린 로마 시와 그 중심가, 로마 주변국의 지도를 들 수 있는데 독자 여러분이 직접 보신다면 정말 놀랄 것이다. (가제본에는 흑백으로 나와있지만 완성본에는 컬러로 되어있길 기대한다.)

둘째는 현재 세계 정치판과의 유사성이다. 로마의 일인자 1권은 기원전 110년부터 시작되는데 2천년을 넘는 시간 차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정세와 너무도 닮아있다.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소수의 로마인들, 오직 자신의 주머니 속을 채우기 위해 집정관이 되고자 하는 사치스럽고 타락한 수구 세력들. 반면 맥컬로는 마리우스나 카이사르를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지도자로 내세우지만 그들 역시 로마의 일인자가 되기위해 갖가지 술수를 동원하는('술라'라는 인물은 심지어 살인도 서슴치 않는다.) 모습을 보며 정치인들에 대한 회의를 느꼈다. (앞으로의 전개를 통해 그들이 구체제를 전복시키고 진정한 대안적 지도자가 되길 기대해본다.)

셋째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다. 맥컬로의 인물 묘사는 각 장을 따로 할애할 정도로 매우 구체적이고 문헌의 증거에 입각해 있다. 1권만 해도 카이사르, 마리우스, 술라, 유구르타, 루푸스 등 매력적인 남성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순위를 꼽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당시 그리스인들에게 유행했던 동성애라는 사랑의 형태가 다루어지는 부분은 나같은 독자들(?)의 흥미를 끄는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전에도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의 출간 노력이 있었으나 독자들의 관심 부족으로 전부 나오지 못하고 절판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번 교유서가에서 큰 뜻을 품고 훌륭한 새 번역을 통해 다시 나오는 로마 대작 시리즈! 1부가 총 3권이니 전부 나온다면 총 20권 정도의 분량이지만 나 외 여러분들의 관심 속에 승승장구 하며 우리의 문화수준 또한 업그레이드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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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7-06 14: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는 맥컬로우가 《가시나무새》를 능가하는 작품으로 재평가를 받는군요. 로마사 제대로 이해하고 난 뒤에 이 소설을 읽어봐야겠어요. ^^

스윗듀 2015-07-06 16:58   좋아요 1 | URL
이 소설로 시작하셔도 충분할 것 같아요!!! 진짜 재밌어요ㅎㅎ
 

처음으로 접한 소세키의 책이다. <도련님>을 읽으면서 약 일곱 번정도 크게 소리내어 웃었다. 함께 실린 <깊은 밤 고토 소리 들리는구나>와 <런던탑>을 읽으면 이 자가 천성이 이야기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그의 뇌와 그 손끝이 샘나지만 밉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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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련님>을 읽으면서 약 일곱 번 정도 크게 소리내어 웃었다기에....
    from 흔적의 서재 2015-06-28 09:21 
    나쓰메 소세키의 본명은 긴노스케(金之助)라 하지요. 나쓰메 소세키는 한문으로는 夏目漱石이라 하고요. 여기서 수석(漱石)은 돌로 양치질을 한다는 뜻으로 흐르는 물로 베개를 삼는다는 의미의 침류(枕流)라는 말과 나란히 쓰여 비상식, 억지, 괴짜 등을 의미하지요. 여름 눈<夏目>이란 말의 진짜 뜻은 저도 잘 모릅니다. 침(枕)이라 하니 침(沈)이 생각납니다. 침(沈)이라 했지만 이 글자는 성씨(姓氏)를 나타낼 때는 심으로 쓰이지요. 평론가로서 소설
 
 
초딩 2015-06-25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중그네 같나요? :) 웃음을 줄수 있다니 장바구니에 넣어 봅니다.

스윗듀 2015-06-25 11:14   좋아요 1 | URL
공중그네를 안읽어봤어요😂 도련님을 보고있으면 흐뭇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요 ㅎㅎㅎ

초딩 2015-06-25 11:18   좋아요 0 | URL
장바구니에 넣어 봅니다. ~~ 감사합니다.

아이리스 2015-07-17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나요? 전 이 작가에 대해 몰랐는데 흥미가 생기네요 ^.~

스윗듀 2015-07-17 13:33   좋아요 1 | URL
단언컨대 재밌어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