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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텔레비젼 오락 프로그램엔 개봉하는 영화의 출연진들이 얼굴을 디밀며 영화 홍보에 열을 올린다.
한밤중에 책 읽다가 우연하게 보게된 프로그램에서 싸나이다운 최모씨가 하는 말.
"이름만 대면 알만한 정상급 여배우와 베드신을 하는데 확 깨드라.
이 여자가 겨드랑이 털을 정리를 안하고 온거야. 털을 깍고 촬영 오는 것이 예의지"
다른 출연자와 방청객들은 웃느라 넘어 간다.
내가 페미니즘의 도전이란 책을 읽기 전이었다면 그냥 따라 웃고 말았겟지만
그 순간 내 손에 들려 있던 것이 바로 이 책이었다는 기가 막힌 우연이...
'그래서 너는 남자라고 겨드랑이 털이나 다리 털은 깍을 생각도 안했을텐데..
왜 그 여배우 보고 뭐라고 하는거야? '
나도 털이라면 다른 누구에게 지지않을 정도로 많아서 항상 스트레스였다.
여름이면 다리털 깍기 바쁘고, 겨드랑이 들어나는 일명 나시는 못 입었으니..
지금도 찜질방 가기 전의 할일이 다리털 밀기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서 그냥 찜질방을 가기로 했다. 아니 이미 다녀 왔다.
아직 내털을 좋아할순 없지만 당분간 친해져 볼 생각이다.
페미니즘이란 것이 공부를 해야 하는 건지 몰랐다.
이 책을 읽기 전과 읽고 난 후가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바뀌는 듯한 변화를 겪었다면...
이해가 쉬울까?
페미니즘이란 먹고 살만한 여자들의 소일거리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필수로 읽어야 하고..
나도 여자지만 페미니즘이고 뭐고 골치 아프다는 여자들도 읽어 봐야겠고..
오히려 남자들이 역차별 당한다고 큰 소리 치는 분들도 읽어 보시길..
다른분들의 좋은 리뷰 속에 이런 허접 리뷰를 더 하는 것은
이 책을 읽기를 겁내는 분들에게 아주 쉽고 좋은 책이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정말 읽어 보면 피가되고 살이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