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영이가 영어 공부를 다닙니다.
호주인남편과 한국인부인이 가르치는 공부방인데..
같은 팀에 남자둘,여자둘..네명인데요.
그룹식 수업이라 엄마들끼리도 대충 알고 있고 아이들 학습수준도(?) 괜찮은편.
은영이는 성격도 무난하고 학습도 중간정도라서 튀지를 않는데..
정말 똑똑하고 공부 잘하는 여자친구가 있어요.
학교 시험도 올백에 근접하는 욕심도 많고 똑부러지는 아이인데..
영어팀에서는 한달에 한번 단어 시험을 봅니다.
여기에서도 계속 일등만 하네요.
처음엔 영어로 쓰여진걸 한국말로 쓰기였다가
이젠 한국말로 쓰여진걸 영어 단어로 쓰기를 봅니다.
milk->우유 가 두번 시험 본것이고..
우유->milk 로 쓰기가 세번 시험을 봤습니다.
150개의 단어인데..
은영이는 한국어 쓰기는 대충 보고..영어로 쓰기는 처음엔 16점
두번째는 36점..이번엔 세번째는 아직 점수가 안나왔어요.
저로서는 고사리 손으로 쓰고 외우는게 대견스럽기만..호호
그런데 위의 여자아이는 80점대였다가 90점대를 받았다네요.
다른 두 남자 아이들은 30점대와 50점대를 받아서
은영이가 3등을 했다고 좋아하더군요.
사실 한국어 쓰기에서 두번이나 은영이가 꼴등(4등)을 했거든요.
저도 스펠링이 가물거릴때가 있는데 150개를 시험봐서
거의 만점에 육박한다니..같은 2학년이라는게 안믿겨지네요.
이번 시험도 점수는 안나왔는데..
은영이는 시험범위를 잘못 알아서 그나마 하루 공부하고 본게
어찌될지..본인은 아는게 많아서 썼다고는 하더군요.^^
아이들 키우면서 공부를 잘하기를 바라지만..
사실 태어난 그릇이 다르기도 하고..
노력도 다르고 여러가지 요인이 있는듯 합니다.
그런데 결과인 점수만 가지로 뭐라고 한다는게..참..
저도 두 아이에게 지금 당장의 점수보다는 공부를 할수 있는 힘을 키우라고
말은 하지만 아이 키우면서 점수에 연연 안할수가 없죠.
괴물같은 학업능력을 가진 친구를 보니 은영이도 조금 기가 죽은 듯 싶지만
엄마가 "은영아. 너 정말 잘하고 있어. 점수도 올라가고..대단해"
칭찬해 주니 기분은 좋아라 합니다.
모든지 일등 하기를 바라지만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고
자신이 할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게 해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앗차차...또 딴길로 갔네요.
위의 여자친구랑 은영이가 학교에서 하는 3일짜리 독서교실을 갔는데요..
은영이가 준비물을 못 가져가서
"00야. 좀 빌려줘"했더니
"그럼 넌 나에게 뭐해 줄건데..생각해봐"
결국엔 은영이는 선생님께 빌려서 썼다네요.
어젯밤에 오빠에게 말하면서 좀 서운한 표정의 은영양...
"은영아. 그럴땐 너 그럼 안돼. 친구끼리 빌려 줘야지 뭘바라냐?"
라고 말하라고 가르치는 재진이.
그 친구가 장난으로 했을수도 있지만 마음 착한 은영이는 상처가 됐나 봐요.
사실 우리 은영이라면 친구가 해 달라는걸 너무 잘들어 주어서 문제이니까요.
오늘 아침 은영이에게 한말.
"은영아. 00가 그렇게 말해서 속상했구나.
그 친구는 언니가 있어서 평소에 억눌리고 억울한게 많을지도 몰라.
언니가 안 빌려주고 그럴수도 있지. 너는 오빠가 잘 해주니까 모르겠지만
언니들이랑 싸우는 친구도 많거든.
00가 그러면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속상해 하지 말고..
은영이는 친구에게 잘 빌려주니까 엄마는 좋아."
은영이는 지금 그 친구랑 논다고 나갔습니다.
목에 못 보던 목걸이를 하고 있기에 물어 보니 어제 그 친구가
선물이라고 주었다네요.
아이들에겐 아이들만의 세상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