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책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7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라진 아내를 추적하는 이야기라는 설명에 호기심이 생겨 읽기 시작했다.그리고 첫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느껴지는 긴장감이 마음에 들었다. 아내는 왜 사라졌을까.남자는 아내를 찾아 낼 수 있을까.. 그러나 몇 페이지 지나지 않아 작가가 파놓은 거대한 함정에 빠져들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그리고 이야기 속 미로에 한 번 더 빠져 들었다.아니 빨려 들어갔다는 표현이 맞는 건지도 모르겠다. 읽고 있다는 착각 속에 빠져 허우적 거리고 있었으니까...


아내 뤼야가 사라졌다.그런데 그 순간 사촌 제랄도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혹시..두 사람은 함께 사라졌을까.. 작가는 독자의 이런 뻔한 상상을 예견한듯,조금의 틈도 주지 않는다. 애초에 이 소설은 뤼야와 제랄이 함께 사라졌을까..에 대한 질문을 허락할 생각이 없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제랄이 쓴 칼럼을 따라 가면서 이스탄불의 정치,역사 문화 골목길의 모습에 더 집중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이 내 시야로 들어왔다.사라진 아내를 찾으려 했던 갈립은, 아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려 하고, 제랄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려고 한다. 우리는 보통 상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이 질문에 숨은 의미를 찾아 보자면, 나는 지극히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서, 상대방에게 문제가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는 뜻이 된다. 아내가 떠난 이유를,아내에게서 찾지 않으려는 생각..은 사실 쉽지 않다. 그때부터 나는 계속 나는 누구인가. 나는 나를 온전히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기는 할까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 것 같다. 머리가 몹시도 아플수 밖에..


1권이 끝나가는 순간까지도 뤼야와 제랄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파묵선생의 미로가 불친절의 끝판왕 같은 느낌이 들정도다.그럼에도 기꺼이 2권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그들이 어디로 갔을까는 이제 궁금하지 않기 때문이다.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 갈립이 마지막에 가서 어떤 깨달음을 얻게 될지가 더 궁금해졌다. 아직 소설의 절반을 읽었을 뿐이다. 제목을 '검은 책'으로 정한 이유에 담긴 의미가, 우리가 인생을 읽어낼 수 없다는 걸 은유한 건 아니였을까 하는생각을 했다. 명확하게 보이지 않지만, 그래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손에 들고 있는 빵이 커지지 않으면 당신에 대한 희망도 사라지기 시작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책과 두 세계에 관한 그들의 믿음도 다시 사라지기 시작할 것이도 하루 전에 경험했던 깊은 비관,부도덕 정신적 빈곤에 다시 휩쓸릴 것이다(....)하지만 그보다 더 나쁜 것도 당신은 알 것이다. 모두 함께 믿을 수 있는 이야기가 남아 있지 않으면 모두들 하나하나 자신들의 이야기를 믿기 시작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게 될 것이고 모두들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할 것이다(...)"/244쪽










나를 알기 위해 필요한 건, 내 자신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타인을 통해 나를 만날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그래서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인생은 짧다.우리는 조금밖에 보지 못하고 조금밖에 알지 못한다.그러니 상상이라도 하는 수밖에.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 좋은 일요일 보내시길"/321쪽










미로 속을 헤매는 것이 마냥 힘들지만은 않다는 걸 알게 해주는 순간들이다. 매일 보는 일몰이 뭐가 특별하냐고 묻는 이도 있지만..내게는 매일이 다른 일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 내가 꽤 좋아하는 윌리엄 벡퍼드의 소설 <<바테크>>에 흑인 여자로 변장한 거리낌 없는 괴물까지(...)"/176쪽










윌리엄 벡퍼드 이름 몰라 검색해 보고는 내가 애정하는 바벨시리즈..라 반가웠다. 혹시 읽었는데 이미 기억 속에 사라(?)졌나 싶어서, 지금까지 읽은 책들을 찾아봤다.^^



생각보다 소장하고 있는 책이 많지 않아 놀랐다.. 도서관 찬스를 훨씬 더 많이 이용했던 모양이다.

















읽고 싶은 책들은 거의 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바테크>를 읽어봐야 겠다.고맙게도 도서관에 있으니 이번에도 도서관 찬스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집 안에 그런 책이 수백 권이나 있었기 때문에 별 관심은 없었지만 하룻밤 사이에 옷장과 서랍에서 발견한 것을 뒤지는 데 익숙해진 손은 자동으로 눈이 커다랗고 음흉해 보이는 작은 올빼미 사진이 실려 있는 검은 책의 책장을 넘겼는데(...)"/83쪽











파묵선생께서 언급한 책이 <올빼미의 낮>은 아닐텐데..나는 내내 이 책을 읽어야 겠다고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탓에, '올빼미'가 언급되는 순간... 떠올랐다.읽어야 할 타이밍인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