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견은 좋지 않다. 하지만 선입견이 판단에 개입하도록 내버려두는 것 못지 않게 선입견을 무시하는 것도 위험하다. 선입견으로 세워진 가정이 때때로 옳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115쪽









매사에, 단정 지어 생각하는 습관을 고치려고 애쓰지만, 쉽지 않은 이유다. 그러니까 다양하게 질문을 하는 연습을 하는 노력을 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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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데라토 칸타빌레 ㅣ 문지 스펙트럼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정희경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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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과 빠르기의 간극,그 틈새를 채우려던 ‘사랑‘이란 함정에 길을 잃기보다는,두 속도 사이에서 위태롭게 살아갈 운명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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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사주 - 인생이 언제 안 힘든 적 있었나 ㅣ 아무튼 시리즈 84
정홍칼리 지음 / 제철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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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듣고 싶었던 건,저자의 개인 이야기보다, <아무튼 사주>에 대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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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어떻게 여덟 글자로 정의돼요?"

"맞아요.그러니까 정의하려는 게 아니에요. 그 사람의 계절을 상상해보는 거예요"

(...)

따뜻한 불기운이에요,큰 산이네요.날카로운 금이네요.드넓은 바다네요. 이말들은 규정이 아니라 상징 놀이다. 대개 상대도 흥미를 보이며 덧붙인다

(...)

한편, 마음속에서 다른 목소리가 고개를 든다. 그를 하나의 이미지로 고정하지 말자. 사주가 보여주는 계절은 누군가에 대한 뚜렷한 인상을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경계도 요구한다. 누군가를 기호로 환원하게 되면 정작 그의 지금 마음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정된 이미지가 아니라 흐르는 물처럼 움직이는 영상으로 기억하려고 애쓴다.(...)"/18~19쪽











사주라는 것이 처음으로 궁금했을 때는, 뭔가 내게 답을 줄 수 있는 세계라 생각했다. 그런데, 고미숙작가의 <나의 운명사용설명서>를 읽으면서..나를 이해하는 도구로 이보다 좋을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함정(?)이라면 그 이미지를 고정해버리면 안되겠구나..하는 생각.그때부터 아무나 공부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생각을 했다. 얼마전 만난 지인은,자신을 쿨하게 바라보는 이들이 불편하다고 했는데..그가 가진 일력을 내가 잠시 잊고 있었다. 날카로운 금... 그렇지만 그렇다..라고 고정된 이미지를 만드는 것 또한 위험하다는 사실!!









다시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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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두행숙 옮김 / 상상공방(동양문고)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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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힘들게 읽었던 기억 때문에, 파스칼 메르시어의 또 다른 소설 <<레아>>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언어의 무게>>덕분에 '레아'를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솔직히 파스칼 메르시어의 작품이라는 걸 몰랐다면 책 표지 때문에라도 전혀 읽고 싶지 않았을 게다.그리고 읽고 나서 든 생각은,소설이 가진 묵직한 울림에 비해 표지가 너무 성의없어 보인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거다. 레아의 시선으로 읽어내길 바라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거라면 할 말은 없겠지만....


낯선 길 위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자. 소설은 각자의 딸에 대해 고백하는 여정으로 시작된다.반 블리에트가 쏟아내는 딸 레아의 천재성과 파멸의 기록을 경청하는 아드리안 헤르초크.이제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레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헤르초크는 공감해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위로해주는 거라 생각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런데, 어느 순간 마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이 더이상 외과의사를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자신의 딸과 친밀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소설을 다 읽고 나서 곱씹어 보고 나서야 하게 된 생각이다.그 순간에는 그럴수..있지 라고 생각했더랬다. 책을 덮으면서,타인의 고통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착각인지 깨달았다. 마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헤르초크는 자신의 내면에서 요동치는 고통을 생각했으니까. 


"나는 그걸 막아야 했다. 정말 그래야 했을까? 내가 그렇게 해도 됐을까? 의사로서 나는 불치병에 대한 분명하고 흔들리지 않는 견해를 갖고 있었다. 그건 존엄성의 문제였다. 하지만 이런 견해를 반 블리에트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320쪽


결국 상실을 극복하기 위해 반 블리에트와 레어가 내렸던 선택은 독이 되어 돌아왔을 뿐이다. 이제와서 후회 한들 소용없다.그러니까 우리는 늘 후회하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라 그런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답을 정할 수 없는 존엄사의 문제만큼이나 우리가 하게 되는 후회들은 숙명일 지도 모르겠다.표지는 살짝 가벼웠지만, 소설에서 던지는 화두는 무거웠다. 그런데 마음이 한없이 우울하지 않았던 건, 소설의 결말을 꼭 비극적으로만 바로보고 싶지 않아서였는지도 모르겠다. 반 블리에트의 선택에 대해 옳고 그름을 말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타인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이 훨씬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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