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기간이라 조금 더 특별(?)하게 읽혀진 듯 하다..

축구는 말로 하는게 아니라는 말이 오버랩되는 순간..

할말은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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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네이도를 본 적은 없지만, 저 멀리 보이는 구름이 소용돌이 치는 것처럼 보였다. 내 마음이 이미 토네이도를 상상한 탓일지도 모른다.어쩌면 유디트 헤르만의 '허리케인'을 읽은 직후라 자연스럽게 토네이도가 떠오른것일수도 있겠지만...










두 번째 이야기 '허리케인'을 읽었다. 원제목은 'Something Farewell'  어려운듯 쉬운 이야기란 생각을 했다. 허리케인과 사랑이 닮았다는 의미로 씌여진 이야기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허리케인이 다가오는 걸 불안해하면서도 기다린다.고단한 것들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그러나 허리케인은 비껴가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사랑이 찾아와 나를 바꾸길 바라지만 사람의 마음도 예측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은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에게로만 우리의 마음이 향하게 되지 못하는 건 어쩌면...


"허리케인의 눈은 조용하지"(...)/44쪽


거대한 힘을 가진 것일수록 우리 눈에 쉬이 보이지 않아서는 아닐까..마음껏 상상해보라는 허밍같은 말은 그래서 공허해보인다. 핑계가 생기는 순간, 작별은 힘들어진다. 폭풍이 내 고통을 대신 가져갈 수는 없으니까.사랑받기 갈망하는 마음을 상상하기 보다는,행동으로 옮겨보는 것이 훨씬..좋지 않을까..물론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는..있다. 공허했지만 그래도 공감하며 읽을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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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써의 수명은 다했을지 모르겠지만...

이끼는 또 살아가게 되는 걸까..생각하다가


<은하철도의 밤>에서 만난 문장이다..


"행복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하지만 어떤 괴로운 일이라 해도 그것이 옳은 길로 나아가는 중에 생긴 일이라면 오르막도 내리막도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이겠지요(...)"/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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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디트 헤르만의 신간을 보는 순간 내 시선은 다시 <<여름 별장,그후>>로 향했다. 작가 강연을 열심히 찾아다니던 시절, 어느(사실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작가님께서 추천해 주신 책으로 기억한다.그러나 당시에는 잘 넘어가지 않았다.제목 때문에 여름이 오면 어김없이 읽어 보리라 생각했는데, 그러는 사이 개정판도 나왔고 작가의 다른 책들이 간간히 출간되는 동안에도 나는 여전히 <<여름 별장,그 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이번 신간은 이상하게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여름 별장. 그 후>를 이제는 읽어야 할 때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신간 제목이....^^









소설집이란 건 책을 펼쳐 보고 알았다. 마음은 '여름 별장, 그후' 부터 읽고 싶었지만 '붉은 산호'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예전에는 잘 읽혀지지 않던 이야기가, 시간이 흘러 잘 읽혀진다는 게 놀랍다. 물론 아직 한 편 밖에 읽지 않았지만..


"나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심리 치료 상담을 받았고 그 때문에 붉은 산호 팔찌와 내 애인을 잃었다"/11쪽


이야기는 붉은 산호 팔찌를 처음 소유했던 증조할머니에 관한 시간으로 돌아간다. 증조할머니에게 '산호 팔찌'는 증조할아버지를 죽음으로 이끈 불행의 씨앗이었다. 그런데 지금 내가 그 팔찌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애인과 이별을 해야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헤어지고 싶지는 않다.(아니 어쩌면 헤어질 이유가 필요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도저히 관계가 개선되지 않은 모양이다. 증조할머니와 자신을 동일시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쏟아내는 그녀의 원망을 마주했다. 증조할머니가 러시아로 가지 않았다면..팔찌를 받지 않았다면..곱사등 이삭 바루브가 증조할머니를 따라 나서지 않았다면...내가 심리 치료사의 방까지 오게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이유들. 자연스럽게 얼마전 읽은 빅터 플랭클의<죽음의 수용소에서>가 떠올랐다. 그녀가 고통스러웠던 건 자신의 문제를 외부탓으로만 돌리려한 것이 본질적인 문제를 보지 못하게 한 이유는 아니였을까. 붉은 산호 팔찌가 끊어지는 순간,그녀는 자신의 문제는 의사도 대신 해 줄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거라 이해했다. 그러니까 그녀는 팔찌와 애인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그들과 결별하게 됨으로써 비로소 자신을 찾게 된 건 아닐까.


"나는 그가 자기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는 말이 놀라웠다. 나는 오직 나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었다"/21쪽










<집으로의 긴 여행>을 읽고 싶어서,아니 구입하고 싶어서 <여름 별장,그 후>를 읽고 있다.  집으로..까지 읽게 된 다면 한 권 더 읽어 볼 수 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일단은 <<여름 별장,그 후>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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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양장) - 한국어판 발매 20주년 기념판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 청아출판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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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로 부터 종종 추천 받았지만, 아우슈비츠라는 역사적 비극을 다룬 주제라는 생각에 지금까지 외면 했더랬다.그런데 찾아간  책방마다 이 책이 내 시야로 들어왔다.이제는 읽어야 할 때가 온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일단 읽어보자 하는 마음으로 챙겨왔다.(그것도 백년가게를 유지하려는 양양 책방에서^^) 그렇게 마주한 책은 내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  단순히아우슈비츠를 고발하는 기록물이 아니었다.인간의 내면과 존재를 통찰한 심리학서였다.어떻게 가능하지..라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역사적 배경을 잠시 지워두기로 했다. 그 대신 삶이 던지는 '고통'이라는 본질적인 화두로 바꿔 읽어 나갔다.


고통(감옥)은 인간이길 포기하게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는 인간의 가장 적나라한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지점에서 우리는 다시 인간으로 나아갈..수 있게 되는 듯 하다.아니 나가야 한다고 믿고 있다. 점점 무감각해지게 자신을 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야 할 존재의 이유를 불들고 물어야 하는거다.,더이상 살아갈 희망이 없다는 이유로 자포자기할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내가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지를 질문하기. 뜬구름잡는 희망이라도 좋다.지금을 이겨내면, 앞으로는 지금과 다른 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란 희망. 옆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나도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는데, 어떻게 미래를 생각할수 있다는 걸까.하고 누군가는 딴지를 걸어올수도 있을텐데,최근에 읽은 <불필요한 여자>속 그녀와 영화 ' 어느 파리 택배기사의 48시간' 속 슐레이만이 빅터 프랭크박사의 말대로 행동하고 있었다. 앞이 도저히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절망 속에 그냥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책들을 번역하며 버티는 시간, 엄마를 위해 살아내야 겠다는 의지...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강조한 부분이었다. 고통은 우리를 무너지게 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세상이 나를 불필요한 존재로 취급한다고 해도 스스로 그것을 거부할 수 있는 힘은 오로지 나에게(만) 있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정신적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지인에게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선물하고 싶어졌다.그러나 오지랖이 될 것 같은 마음도 있어 아직은 조심스럽다.여전히 고통 속에 있는 사람과,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책을 바라보는 온도차는 분명 있을 테니까. 그럼에도 언젠가는 읽어 보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흘리듯 책 이야기를 들려줄 생각이다. 마냥 착하기만 한 심리학을 담지 않았다는 느낌도 좋았지만,정신의 문제로만 접근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그런데 살아가는 동안 이 책은 늘 친구처럼 곁에 두어야 할 책이란 생각을 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싶다.사실 그것이 가장 기뻤다. 삶이 버거워지는 순간마다, 마음을 붙잡고 싶은 날들이 올때 꺼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런 시간들이 가급적 오지 않으면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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