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를 볼때마다, 작품 못지 않게, 예술가들의 생각에 격한 공감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돌아오는 길.불현듯 예술가들의 생각을 읽을수 있는 책이 읽고 싶어져 검색해 보니,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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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스 재판과 볼테르 - 편견과 광신의 사회적 참상에 대하여
하상복 지음 / 후마니타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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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볼테르 선생 책인줄 알았다.그런데 볼테르 선생이 쓴 책이 아니었다. 살짝 당혹스러웠지만, 광기와, 관용, 종교에 관한 담론을 이렇게 쉽게 풀어 쓴 글이라니..하며 감탄하며 읽었다.

실제 일어났던 사건에 관한 이야기다.볼테르 선생이 재판과 관련해서 결정적 역활을 하기도 했고. 사건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웠지만, <칼라스 재판과 볼테르>에서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한 가족에게 일어난 사건만을 다루려 한 건 아니란 느낌을 받았다.


" '칼라스 사건은 단순히 프랑스의 한 도시에서 벌어진 예외적이고 특수한 사건이 아니지 않은가? 그에게 칼라스 사건이란 반복되어 온 종교적 광기와 박해의 오랜 역사가 18세기 프랑스에서 나타난 것이었다. 그 비극은 현상적으로는 이례적이고 특별한 사례 같지만 사실은 인류사의 차원에서 조명하고 해석하며 답을 찾아가야 할 보편적 사건이었다"/154쪽



처음에는 억울한 누명을 쓴 가족에 대한 재심이 성공하는 과정을 통해 사법부의 무능에 대한 고발인줄 알았다. 전혀 틀린 건 아니지만...  정확한 증거도 없이,시민들이 하는 말을 사실인냥 받아들인 사법부의 편견.그러나 바탕에는 종교적 광신이 자리한 탓이 크다.개신교와 가톨릭의 갈등. 증거 하나 없이,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살인을 했을 거란다. 그렇게 칼라스는 사형을 당한다.그런데 공범인 가족들에게는 사형이 내려지지 않았다.볼레르 선생이 하게되는 질문을 법을 집행하는 행정관은 하지 않았다. 무죄라는 확신도 없지만, 유죄라는 확신도 없는 상황에서는 끝없이 질문하고 의심해야 하지만, 종교에 관한 맹목적 믿음은, 진실을 볼 수 있는 눈을 사라지게 만드는 모양이다. 사람들의 노력(볼테르 선생)으로 마침내 판결에 문제가 있었음을 공표하게 된다. 그리고  나서.칼라스 사건의 본질이 무엇이었을까에 대해 볼테르 선생은 질문한다.


"결국 칼라스 사건의 본질은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의 절대적 우월함을 신봉하면서 다른 종교를 부정하는 태도 탓에 비극이 발생했다는 것이다.그건 종교적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불관용 때문이다"/155쪽


자신들의 행동을 마치 신의 명령으로 정당화 하려고 한다는 볼테르 선생의 말씀에 격한 공감을 했다. 그리고 쓰나미처럼 밀려온 참담함... 불관용의 원칙만 사라져도 지금보다는 덜 싸우게 될 것 같은데,그러니까 앞으로도 전쟁은 어떤식으로든 계속 되겠구나...볼테르 선생의 생각을 읽는 시간은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으나, 책장을 덮으면서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관용으로 가는 세상이 요원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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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론을 진실로 믿어 버리는 순간은 위험하다. 

(...)근거 없는 추측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주장들이 모여 추론이 되었고 추론들이 반복되면서 진실로 변하고 있었다/33~34쪽

사건이 일어나기 전 초저녁에 보르도에서 라베스라는 개신교도가 왔다지요. 마르크앙투안의 친구라는데,아 글께 그 청년이 가톨릭으로 개종하기로 마음먹은 마르크앙투안을 살해하려고 보드로의 개신교 협회가 선발해 보낸 사람이라는 거예요. 물론 확실한 얘기는 아닙니다만/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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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조그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69
솔 벨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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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을 읽고 나니,솔벨로가 연관검색어로 나를 찾아(?)왔다. 오랫동안 읽어야지 생각만 했던 <오늘을 잡아라>를 읽어야 할 타이밍이왔나보다 생각하며, 읽게 되었고, 생각보다 잘 읽혀져서 <허조그>를 연달아 읽게 되었는데... 엄청남 페이지의 압박을 느낄수 없을 만큼 흥미롭게 읽혀져서 놀랐다. 물론 가볍게 읽고 끝낼 소설은 아니었지만. 아주 심플(?)한 주제로 600페이지 가까운 이야기를 써낼 수 있다는 사실은 그저 놀랍다고 말할수 밖에.


막장에 가까운 스토리일수도 있다. 아내와 이혼을 했다. 그런데 이혼을 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 허조그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나와 가까웠던 지인이 아내와 바람이 났고.심지어 자신을 정신이상자로 몰아간다는 상황..물론 어디까지나 허조그의 시선으로 바라본 시점일수 있다. 이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자신의 아이와 다시 만나기까지, 전부인과자신의 친구를 어떻게든 법정에 세워 보겠노라 생각하는 시간까지의 여정이 페이지의 삼분의이 이상을 할애한다. 자신이 믿었던 신념 철학...등등 온갖 인물들에게 그는 편지를 쓴다. 그는 자신에게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걸까에 대한 질문보다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집요하게 붙잡아둔다. 그러다 아이를 만나러 가게 된 후 사고를 당하게 되고 나서야 어렴풋(?)인간과 인간이 서로 이해하게 되는 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자신을 고통으로 밀어 넣어던 곳으로 돌아가게 된 후 비로소 평화를 찾는다. 아니 찾으려고 노력한다. 자신을 가혹하게 만들었던 아내를 향한 칼날을 비로소 거두고 나서야 평화를 찾게 된다는.. 아니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걸까... 개운하게 마음이 치유된 것은 아니지만..적어도 마음으로부터 써내려간 편지는 더이상 쓰지 않겠다는 고백에 독자는 마음을 놓았다. 진정한 복수는 같은 방식의 복수가 아니라, 용서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그것이 되지 않아서 우리는 힘에 겹다. 후련하게 떠나보냈다면 허조그는 지금보다 덜 고통스럽게 살아갈수도 있었을 텐데.. 우리 인간은 결코 그렇게 되지 못한다. 그것이 우리 인간의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소설을 읽다가 어느 순간 <율리시스> 느낌을 받았는데, 뉴욕타임스 코멘트가 있어서 반가웠다. 정작 율리시스..는 읽으려다 끝맺지 못했다. 재미 없어서가 아니라, 촘촘한 흐름을 따라가려면 다른 책을 끼어들 틈이 없기도 하거니와, 개정판이 나와주었면 하는 마음에서.. 그런데 <허조그> 덕분에 율리시스..도 읽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그런데 먼저 솔벨로의 <험볼트의 선물>을 먼저 읽어보고 싶다. 페이지 압박은 두렵지..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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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조그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69
솔 벨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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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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