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5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차경아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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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읽은 것 같은 것 같은데, 지난해 읽었다는 사실이 살짝 당혹스럽긴하다. 왜냐하면 이야기에 대한 기억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꾸역꾸역 남겨 놓은 독서일기 덕분에 뒤렌마트의 단편집 <약속>을 읽게 된 이유는 알 수 있었다. <경찰 살해자>를 읽고 나서 연관 검색어로  뒤렌마트의 작품과 마주했다. 몇 해 전 뒤렌마트의 <노부인의 방문>을 너무 재미나게 읽은 터라 <판사와 형리>까지 찾아 읽을 때만 해도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 같은데....어쩌면 두 편을 이어 읽은 후라 <약속>은 다음을 기약했을 수도 있겠다. 무튼 그렇게 잊고 있었는데..느닷(?)없이 뒤렌마트의 작품이 <경찰 살해자>와 같은 카테고리로 연결된 것이 재미나다 싶어 읽게 되었다.  '약속'과 '사고' 두편이 실린 단편집.. 10월 연극이 올려진다는 소식에 예매를 하고 다시 '사고'를 읽기 시작했다. 그래도 반가(?)운 건 '사고'를 읽으면서 연극으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에 대한 반가움... 두번째 이야기는 '사고' 다 무심한듯한 제목이지만 흥미롭다. 연극으로 그려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컨셉으로 방송이 만들어져도 좋을텐데... 차가 갑자가 고장이 난 한 사내가 어느 집에 우연히 머물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숙박료는 낼 필요가 없지만..자신들이 하는 놀이에 기꺼이 참여해야 한다. 일명 직업놀이인데... 쉽게 법정놀이..인거다. 노인들의 젊은 시절 직업은, 판사, 검사, 변호사..다. 그러니까 그들에게 필요한 역활은 피의자.놀이인지, 실제 상황인지 모를 모호한 상황에 점점 빠져들게 되는 남자는 마침내 자신의 죄(?)를 진짜 고백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죄가 없다는 항변에 검사를..해봐야 겠다고 검사가 말하는 순간..없는 죄도 만들어 질 것 만 같고..오로지 나밖에 모르고 있다고 확실하는 것에 대해서도 실토를 해야 할 것만 같은 상황....그런데 남자는 정말 치명적인 잘못이 있었다. 죽이지 않았다는 피의자(?)항변에 독약이나 권총을 쓰지 않고도 살인은 일어날수 있다고 압박한다.그리고 트랍스는 악의적 고의..라는 말에 무너진다.아니, 무너졌다고 생각된다. '심리적 방식의 살인' 이라는 판결과 함께 내려진 사형선고..... 그들은 그저 법정놀이였을지 모르나..심리적 압박감은 견디지 못한 피의자(분명 역활놀이라 생각했으면서) 는 스스로 목숨을 내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저들도 알고 있지 않았을까..그러니까 누가 진짜 심리적 방식으로 살인을 하고 있는지... '약속'과 '사고'에서 일어난 판결은 모두 심리적 방식의 살인에 대한 이야기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해서 개인적으로 추리소설(물론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이 그려지긴 하니까^^) 이란 느낌보다 부조리에 관한 이야기를 매력적으로 풀어낸 글이란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강추하고 싶은 작품!!










10월 연극을 보기 위해 다시 만난 뒤렌마트. 원제목이 아닌 '트랩'이라고 정한 이유에 혹시 트랩스에서 가져온 것인가 생각했다.사람을 속이는 '덫' '함정' 에서 가져온 것일테지만.독어는 전혀 다른 뜻이였지만.무튼 차가 고장 났고, 남자는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 그곳 가까운 곳에서 머물기로 한다. 그런데 우연히 찾아간 별장에서, 숙박비는 낼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물론 공짜(?)는 아니다. 모임에 참석해야 한다. 그리고 마주하게 된 노인들. 그들이 하고자 하는 놀이는 '직업놀이'다. 노인들의 직업이 전직,판사,검사, 변호사라서 재판놀이를 하자는 이야기이고,트랍스가 해야 할 역활(?)은 피고.  이제 우리는 변호사, 판사, 검사의 본질(?)과 마주하게 된다. 모든걸 다 털어놓아야 된다고 설득하는 변호사,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게 마법(?)에 걸려 들게 만드는 검사와, 판사. 그들은 너무도 집요해서 죄는 짓지 않았다고 이야하는 남자의 이야기 속에서 조목조목 죄를 찾아낸다.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아는 방식으로 몰아붙인다. 아이러니한 건 남자가 분명 잘못을 한 것은 맞는데... 결말에서 느껴지는 참담함은 또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지난해 이 책을 읽으면서, 연극으로 올려도 되겠다는 생각을 한 이유를 알았다. 재판놀이가 얼마나 치열하게 그려질지 상상이 되었던 거다. 없는 죄도 만들어낼 수 있는 곳이니..죄가 있는 사람을 몰아붙이는 거야..저들에겐 얼마나 즐거운 쾌감이었을까... 지난해 읽을 때는 마냥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면, 다시 읽으면서 느끼게 된 점은...왜 유독 피고만..재판놀이를 즐길수 없었던 걸까..하는 물음이 따라왔다는 거다.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피고 역시 잘못이 있었다.그러니까 처음에는 남자가 한 잘못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결국 재판놀이가 보여준 섬뜩함..'사고'를 불편하다고 느끼는 이들이 있다면,그들의 모습을 거울처럼 보여주고 있어서는 아닐까 싶다. 재판을 '놀이'로 생각하는 이들보다 정의를 바로 잡는 것에 방점을 두는 이들이 더 많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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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에서 무죄로 이르는 길은 어렵긴 하나 불가능하지는 않다오.그에 비해 자기 무죄를 고수하려는 것이야말로 가망 없는 짓이오,그 결과는 처참하지요"/234쪽

우리 법정에서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완곡하게 표현하자면 반쯤은 범죄 행위란 말이오.반대로 재빨리 어떤 범죄건 자진해서 뒤집어쓰는 것이 가장 현명한 처사지요. 예컨데 상인들한테 유리한 것으로는 사기죄 같은 것이 있지요/2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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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을 때 보다 더 격렬하게 공감된 문장...

지금은 신이나 정의, 제5교향곡 운명이 위협하는 시대가 아니다. 그보다는 무수한 교통사고,부실 공사에 따른 제방 붕괴,방심한 한 기술자가 불러일으킨 원자탄 공장 폭발,잘못 조절해놓은 부화기 등의 위험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은 이렇듯 사고(事故)들의 세계로 이어져 있는 것이다/2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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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머리 가문의 비극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이든 필포츠 지음, 이경아 옮김 / 엘릭시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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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책을 찾아 읽는다. <끝없는 괴물들>에서 스치듯 언급된 '붉은머리 가문의 비극'이 궁금했다.'고전 중의 고전'이란 말이 유혹했다.(아닌것 같지만 유혹에 참 잘 넘어가는 타입인가..^^) 무튼 페이지의 압박이 있을 거란 예상과 달리..멈출 수 가 없었다.


잘난척 좀 해도 되는 형사 앞에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굳이 본인이 하지 않아도 될거라 생각했던 사건은, 살해 당했을지도 모를 남자의 아내에게 매력을 느낀 탓이다. 그녀가 유부녀일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마크다.처음에는 우리모두 (나만 속으면 안되니까) 범인이 누구인지 안다고 생각했다. 해서 이렇게 쉽게 사건이 풀려도 되는 걸까 싶었는데.. 거기서 부터 뭔가 계속 꼬여 나가기 시작한다. 희생자를 발견되지 않았다면, 누군가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조심해야 할 터. 그러는 사이 언론이 대중에게 그러하듯, 작가는 살인자를 미치광이로 몰아가기도 하고, 그가 전쟁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이유라고..한다. 우리 모두 전쟁이 얼마나 인간을 타락시키는가에 대해 동의하게 만드는 치밀함.. 그런데 어느 순간 의심의 질문이 던져 지는 순간이 왔다. 벤디고 삼촌에게 로버트 삼촌이 약속을 바꾸고 싶다고 했던 그 시점이었다. 그러나 한편 이렇게 또 쉽게 보여지는대로 의심을 해도 되는 걸까..생각하는 순간 벤디고 삼촌이 사망하게 된다.이제 사건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봐야 하는 시점이 찾아온거다. 그런데도 마크 형사는 여전히 자신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영화 헤어질 결심을  본 덕분에 유능한 형사라도 함정에 빠져 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랑은 천사의 얼굴을 하고 악마의 행동을 하기도 하니깐... 건스 형사가 사건의 방향을 잡아 주고 나서도 마크는 여전히 허우적 거린다. 사랑이 종합적 사고를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린 거다. 애초에 잘못된 출발을 했으니..사건을 이성적으로 바라볼..수가 없었던 거다.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언제나 간과하게 되는 등잔밑이 어두울수 밖에 없는 이유....사랑!! 그러니까 '붉은머리 가문의 비극' 이라고 했지만..이 소설에서 가장 비극(?)적인 상황과 마주한 인물은 마크 형사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자네가 사랑에 빠졌다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어. 하물며 자네가 사랑하는 여자가 사건에 관계된 여자라면 더 그렇지 않겠나?"/317쪽 어느 순간 그가 사랑에 눈이 멀어서..수사를 바로 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그러면서도 이렇게 쉽게 스포일러를 흘려도 되는 건가....의심했는데..소설은 예상대로 흘러갔다. 해서 결말부분은 살짝 맥이 빠지는 기분도 들었지만..그럼에도 빨려들어가는 경험을 했다. 추리소설이라고 해서 늘 멋지게 사건을 처리하는 모습만을 그려야 하는 건 아닐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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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머리 가문의 비극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이든 필포츠 지음, 이경아 옮김 / 엘릭시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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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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