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5
엘리스 피터스 지음, 이창남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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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에워싼 이들 대부분이 몸 어딘가에 상처를 지닌 체 절뚝이는 모습을 보면서 그는 문득 지금까지는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숙연한 마음이 압도해오는 것을 느꼈다"/123쪽



부수도원장의 존재는 이제 거의 보이지 않는다. 수도원장이 중심을 잘 잡아주기 때문인걸까.. 시리즈4에 이어 시리즈5 도 수도원장의 중심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분명 캐드펠수사인데..'리더'에 대한 열망이..자꾸만 수도원장에 이입되는 슬픈 상황...그러나 어차피 소설을 읽으면서 지금의 상황을 대입해 보는 것도 읽는 즐거움이라 믿는 1인이라.. 중세시대의 시간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시대로 가져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시리즈 2만 읽지 못했는데, 이번 제목이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될 것 같다.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때는 아무것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범인으로 몰리게 되는 인물이 어쩌면... 격리병원으로 위장 할 수 있겠구나 정도는 생각했다. 그리고 상상했던 일이 실제로 그려진다. 영주들간의 싸움이 이야기의 중심이 아니었다. 물론 세인트..를 인상적으로 읽게 만드는데 아주 큰 역활을 하기는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중세시대 나환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떠했을지..상상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런데 모두가 혐오스럽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조슬린 처럼 나도 순간 '연대의식'을 떠올렸으니까.. 나름 학식있고,교양있다고 자부하는 이들이 탐욕으로 뉴스를 장식하는 모습을 얼마나 많이 보았던가.. 딱 그상황을 비교하는 느낌으로..읽혀졌다. 그래도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은 정말 믿는 도끼에 발등이.. 추리 소설 읽다보면 남아 나는 발이 없을 것 같은..무튼 친절한 이를 조심하라고 누누히 학습했것만, 그래도 ..선을 넘지 않는 누군가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했는데, 이 바람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누가 격리 되어야 하는지를 묻는 이야기였다. 범인을 밝히는 과정보다, 건강한 육체로 타락한 영혼을 가진 자들과, 건강하지 않은 몸에 맑은 영혼을 가진 이들을 바라보게 되는 관점으로 읽혀지느라..범인이 밝혀지는 순간 더 놀랐던 것 같다. 그러나 타락한 영혼..을 생각하면,그가 가장 범인에 가까운 인물이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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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말은 그 등에 죽음을 태우고 다닌다"라는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하지만 그 죽음은 이미 말에사 내린 모양이었다"/256쪽  빛소굴에서 나온 <창백한 말>을 읽을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창백한 말이 보여서 놀랐다. 볼리스 사빈코프의 제목이 '창백한 말' 인 이유도 아직 모른다는 뜻이다. 그러나 창백한 말..로 시작하는 성경 구절이 있다는 것도,애거서..소설에도 <창백한 말>이 있다는 사실을..알았다...2022년이 너무 오래전 일처럼 기억나지 않았다. 예전 쓴 일기를 보면서 세인트..의 범인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읽혀졌다.친절한 마음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 친절을 친절로 받아들일수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슬프다



예상치 못한 반전이였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함부로 함정에 빠지지 않겠다는 마음이 어느 순간 사라져 있음을 알았다..지나치게 마녀와 미신 코드에 집착한 탓이였을까? 물론 마녀들이 범인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심지어 이야기 속에서 그녀들을 의심할 만한 장치를 보여주면 보여줄수록 그녀들이 꼭 범인은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결과적으로 마녀를 제외하고 나면 범인은 너무 간단하게 좁혀진다.그럼에도 쉽게 눈치채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뭔가 심하게 당한(?) 기분..이번 만큼은 범인이 눈에 쉼게 보일 줄 알았는데 말이다. 만약, 그랬다면 <창백한 말>이 지금까지 읽혀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며..애써 스스로에게 위로를  했다.^^


<움직이는 손가락>에서 '리어 왕'에 대한 시선이 흥미로웠는데, <창백한 말>에서도 어김없이 세익스피어의 작품(맥베스)가 등장한다. 심지어 마녀에 관점에서..전형적인 마녀모습이 아닌 모습으로...흥미로운 시선이라 생각했다. 어느 프로그램에서, 평상시에는 너무 평범했던 사람들이 갑자기 좋지 못한 사고를 내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창백한 말>의 경우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설명이 되어진다. 놀라운 건 그와 같은 해석이 오늘날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사람들은 초인적인 인물을 상상할 때 늘 거대하고 사악안 악의 모습으로 어떤 초인적인 존재를 상상하곤 합니다(...)사악함은 초인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 이하의 것입니다. 범죄자는 중요한 인물이 되고 싶어 하지만 결코 그렇지 못합니다 그들은 항상 인간 이하일 테니까요"/316쪽 말장난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제목 '창백한 말' 은 생각보다 심오했다. 심지어 드러내 놓고 범인이 누구라고 지목한 적이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창백한 말...만큼은 마녀의 입을 통해 드러날 거라는 저주의 말에 가까울 거라 생각했던 것이..스스로 빠진 함정이었다. 그리고 바로 마녀뿐만 아니라, 나쁜짓을 하는 이들은 바로 그런 인간의 약점을 통해 함정에 빠져 들게 한다. 부정적이든 덜 부정적이든(적어도 이 작품에서 마녀들의 모습은 긍정적으로 그려지진 않았으니까..그러나 그들이 늘 나쁘기만 할까..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 읽기>에서 '창백한 말'은 미신 코드의 시선으로 접근했었다. 미신코드로 읽고 마녀사냥에 관한 이야기일거라 착각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창백한 말' 함정에 빠지는 결정적 이유가 되었다고 해야 할까....절대 함정에 빠지지 않을 거란..그 최면 자체가 위험한 것일수도 있겠다.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 범죄자의 심리를 만났고, 미신 코드를 통해서는 인간이 함정에 빠질수 밖에 없는 상황들을 만난 것 같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강렬하게 기억하게 된 장면은 마녀의 주술도 아니였고, 청부살인도 아니였으며..범인이 의외의 인물이었다는 반전 아닌 반전도 아니었다. 과학과 미신이 함께 작동할때 발생할 수 있는 공포였다. "오래된 주술과 새로운 것 믿음이라는 오래된 지식과 과학이라는 새로운 지식을 같이 사용하면 함아 더욱 강해진답니다"/235쪽 강해진 힘이 발산하는 기운을 만약 국가에 대입시켜 보면 국민들을 세뇌시키는 것에 더할 나위 없겠다는 생각...."(....) 우리는 모두 알고 있어요.아니, 알기 시작했습니다.인간이라는 동물에 대해서 말입니다.세뇌라고 불리는 기술이 그 방향으로 흥미진진한 가능성을 열어 놓기도 했습니다.육체뿐만 아니라 정신도 적절한 자극에 반응한다는 것입니다"/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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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를 마무리 하는 대로 <창백한 말>을 읽을 생각이었다는.. 놀라워라^^


"나는 이 돌로 된 도시에서 이방인이고

어쩌면 세상 전체에서 이방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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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가을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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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축일 캐드펠 수사 시리즈 4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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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시리즈를 차례로 읽고 있다. 시리즈 2를 건너(도서관 예약이 치열하다) 시리즈3까지 이야기를 여는 패턴은 비슷해 보였다. 수도원장이 수도원을 비운사이,사건이  벌어지고,부수도원장은 수도원장이 되고 싶어 안달하는 모습.그런데 시리즈3에서 새로운 수도원장이 부임하게 된다. 그래서일까 <성 베드로 축일>에서 부수도원장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시리즈 4에서 처음 등장하는 라둘푸스 수도원장의 역활도 제법 크다. 아니 어쩌면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실히 깨닫고 있는 시절에 살고 있어..라둘푸스 수도원장을 부러워했는지..모르겠다. 캐드펠 수사의 말처럼 수도원장이 어떤 사람인지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수도원장의 입장을 원칙에 입각한 상황에서 바라보는 모습으로 읽혀졌다. 적어도 상식이 통하는 수도원장으로 읽혀졌다. 적어도 시리즈4에서는 그랬다.


"높으신 분들은 이런 행사를 잘 활용하지요.이렇게 북적이는 곳이 소식과 의견을 은밀히 주고받기엔 좋으니까요.음모와 책략을 꾸미기에도 안성맞춤이고요.남의 눈을 피해 만나는 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시장 한복판만큼 호젓한 곳도 없을 겁니다"/44쪽



중세시대에 대한 이해도가 충분하고, 가톨릭문화에 대한 상식도 풍족한다면,소설을 더 재미나게 읽었을까 싶은 마음도 있다.물론 그렇지않음에도 불구하고  잘 읽힐 뿐만 아니라 매력적이란 생각을 했다. 심심한 맛에서 느껴지는 매력 같은... 복작복작한 시장이 호젓할..수 있다는 반어법이라니... 지금처럼 먼 옛날에도 장이 열리는 때가 있었을 게다. 그런데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곳으로 착각하면 오산이다. 드러난 시장은..눈에 보이는 이익으로 서로 싸워야 하고...소란스러움 뒤에 바쁘게 움직이는 눈들이 있다..요즘으로 말하면 스파이정도라고 해야 할까.. 그런 가운데 느닷없는 싸움이 벌어지고,살인이 발생한다.(추리소설이니까) 마치 그 싸움의 연장선인것처럼...그러나 추리소설 마니아라면.. 그정도는  트릭일거라 예상할 수 있다.왜냐하면 이후에 피해자의 짐이 누군가에 의해 헝클어져 있고, 금고는 사라지더니,그가 잠들어 있는 관은 누군가에 의해 열어 보았다는 증거가 보이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유력 용의자가 보이긴 하지만..섣부리 판단하면 안될 것 같아...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래야 할 이유도 찾아야 하니까.그리고 마침내 예상했던 인물이 범인이었다. 자신의 종복을 정의에 이름으로 죽이려 한 모습이 결정적이었다.(요즘은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음모론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있는데 정말 음모론일까 나는 궁금해진다) 소설이 끝나갈 즈음 범인이 밝혀지는 구조라서 그를 철석까지 믿다 배신당한 이들은... 인간이 괴물이 될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받아들이는 걸 힘들어한다. 그러나 권력과 탐욕이 있는 곳에서 사람냄새를 기대한다는 건 무리가 아닐까... 안좋은 일이 벌어질 것이고, 어떻게든 결론은 날 것이란 걸 알면서도 읽게 된다. 살지 않았던 시대를 상상하며 읽는 재미가 있고, 캐드펠 수사의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와 박히는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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