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자신이 없어 망설이다 놓쳤던 영화를 이제라도 볼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감독이 누구인지..모르고 본 덕분에 편견을 거두고 볼 수 있었다.

감독의 다음 작품도 기대해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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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를 얼만큼 읽으면 체호프의 희곡에서 나온 대사라는 걸 알까.. 소설 속 등장 인물 하나 조차 온전히 기억하기가 쉽지 않은 입장에서는 마냥 부럽다는...^^




연극으로 '갈매기'를 볼 예정이라 오래전 읽었던 갈매기를 다시 꺼내 읽었다.그리고 역시나 처음 읽을 때와는 또 다른 것들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우선 '갈매기'의 가장 큰 바탕에는 '사랑'있다.그러나 아주 복잡한 사랑의 관계도가 보일 뿐이다.서로 눈을 맞추며 달콤한 사랑을 하는 이들은 보이질 않고 (처음에는 보이는 것처럼 보여지기도 했으나..) 불륜이 있고,짝사랑이 난무하고,자신의 허전한 무언사를 채워 보려고 '사랑'이란 미끼를 물려고들 할 뿐이다.그러니 그 사랑이 아름답고 행복할 수 있을까? 서로에게 상처가 되고 아파하고,후회로 정신을 차릴수가 없다.그리고 사랑과 예술이 참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사랑에 목말라 예술이란 것에 매달리기도 하고,반대로 예술을 위해 오로지 예술만을 사랑하고 싶으나 뜻대로 되지 않는 작가도 만나게 되었다는 거다.작가의 자전적인 요소도 물론 담겨 있겠지만(창작자의 고통 같은) 그런데 이번에도 이런 느낌을 받았다.사랑과 예술의 공통점과 차이점 그 사이의 유사한 점들. 연애도 누군가 나를 사랑해 줘야 빛날수 있고,예술도 대중으로부터 사랑을 받을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는 것.그러나 반대가 되었을 경우.우리는 또 어떤가? 그럴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고통과 좌절의 시간을 보내게 되지 않던가? 해서 짝사랑에 지친 그녀는 그럭저럭 남자를 선택하게 되기도 하고,창작자는 비평가과 대중들의 갑론을박에서 자유롭지 못한. "갈매기처럼 호수를 사랑하고 갈매기처럼 행복하고 자유롭죠.그런데 우연히 한 사내가 와서 보고는 이유도 없이 그녀를 파멸시킵니다.마치 이 갈매기처럼 말이죠"/431  '갈매기'를 처음 읽었을 때는 스타 배우인 엄마의 그늘에서 힘겨워 하던 트레플료프가 보였다면 다시 읽는 '갈매기'에서는 사랑에 힘겨워 하는 다양한 이들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왔다.저마다의 사랑으로 몸부림치는 이들을..연극 '갈매기'에서는 어떻게 그려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2016년의 기록인데, 연극에 대한 감상을 남기지 않은 걸 보면 그닥 강렬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무튼 <바닷가의 루시>에서 '애도'라는 단어와 만나고 보니.. 저다마의 사랑에 모두 힘들어한 이들이..자신에게 애도의 마음을 품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을 거라..생각하며,이제는 <바닷가의 루시>와 체홉의 <갈매기>를 함께 기억해 보고 싶은 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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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뭇잎이 달빛에 흔들리는 순간

나뭇잎은..달밤의 무사가 되어..어딘가로 가는 걸까

하고 상상하다가..벽화의 기원에 달빛과 나뭇잎도 한몫하지는

않았을까..상상해 보는 가을밤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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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날 아침 처음으로 청소를 해준 집의 부인이-의자에 커다란 황소개구리처럼 앉아 있었는데 이름이 올리브 키터리지였어요- 그러니까 올리브가 말했어요. '여기 앉아서 내가 예전에 젊은 여인의 신발을 한 짝만 훔친 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내가 왜 한 짝이었냐고 물었더니 그녀가 나를 돌아보고 말했어요. '그러면 그 여자가 스스로 미쳤다고 느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래서 내가 그렇게 됐냐고 물었어요. 그러자 올리브가 어깨를 으쓱하며 '모르지요' 하고 말했어요" / 214쪽










오래전에 읽었는데 워낙 강렬해서...다른 작품이 나올때마다 챙겨 보고 있었더랬다. 그런데 올리브 키터리지..이름이 언급되는 순간... 다시 읽어봐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 예전 일기를 꺼내 보았더니.. "언젠가는 아침이고 점심이고 저녁이고 그냥 노닥거리고 다닐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는 걸 젊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인생의 일곱 단계라고 했던가? (중략) 각 단계를 거칠 때마다 당신은 자다가 조용히 가기를 기도한다." 페이지에 대한 기록은 없고, 십 년 이나 이십 년 후..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하고 메모를 해 놓았다는...2015년에 읽었으니.. 올리브가 나를 읽어달라고 다시 와 준 걸까..









이번에는 '다시 올리브' 까지 함께 읽어봐야 겠다..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을 이렇게 지키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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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의 <페스트>를 처음 읽었을 때는 머리로 이해할 수 있었다면, 코로나 시절에 읽은 <페스트>는 고통..그 자체였다. 굳이 머리로 이해할..필요가 없었던 거다.

(...)나는 많은 묘석에 기록된 사망일이 1918년과 1919년 사이 어느 날인 것을 보았다. "독감이 유행했어"윌리엄이 내게 말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세상은 전에도 이런 일을 겪었구나.머나먼 옛일 같았지만,그때 독감이 유행할 때 친구나 가족을 잃은 이들도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만큼 고통스러웠을 것이다"/169~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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