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날 아침 처음으로 청소를 해준 집의 부인이-의자에 커다란 황소개구리처럼 앉아 있었는데 이름이 올리브 키터리지였어요- 그러니까 올리브가 말했어요. '여기 앉아서 내가 예전에 젊은 여인의 신발을 한 짝만 훔친 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내가 왜 한 짝이었냐고 물었더니 그녀가 나를 돌아보고 말했어요. '그러면 그 여자가 스스로 미쳤다고 느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래서 내가 그렇게 됐냐고 물었어요. 그러자 올리브가 어깨를 으쓱하며 '모르지요' 하고 말했어요" / 214쪽
오래전에 읽었는데 워낙 강렬해서...다른 작품이 나올때마다 챙겨 보고 있었더랬다. 그런데 올리브 키터리지..이름이 언급되는 순간... 다시 읽어봐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 예전 일기를 꺼내 보았더니.. "언젠가는 아침이고 점심이고 저녁이고 그냥 노닥거리고 다닐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는 걸 젊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인생의 일곱 단계라고 했던가? (중략) 각 단계를 거칠 때마다 당신은 자다가 조용히 가기를 기도한다." 페이지에 대한 기록은 없고, 십 년 이나 이십 년 후..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하고 메모를 해 놓았다는...2015년에 읽었으니.. 올리브가 나를 읽어달라고 다시 와 준 걸까..
이번에는 '다시 올리브' 까지 함께 읽어봐야 겠다..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을 이렇게 지키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