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자신이 '젊다'고 생각하는 지인들에게 내가 종종 하는 말이라서..^^


(...) 우리가 우리 정신은 스스로 속여도 몸은 속일 수가 없거든요(..)/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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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누에를 묘사하는 데 누군가 오버랩 되는 건 기분탓일까...

(...)기누에는 자신이 살아갈 길을 그 유일한 험난한 길의 빛을 알아본 것이다.자기 얼굴이 바뀌지 않는다면 세계를 변모시키면 되는 일이다.아무도 그 비밀을 모르는 미용 성형술을 직접 집도하여 영혼까지 뒤바꾼다면 이처럼 추한 회색 귤 껍데기 안쪽에서 찬란한 진주층이 드러날 것이었다/34쪽

쫓기는 병사가 활로를 찾듯이 기누에는 이 세계의 근본적인 여의치 않음의 매듭을 발견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세계를 뒤바꿔버렸다.얼마나 놀라운 혁명인가,마음속으로 가장 바랐던 것을 비운의 형태로 받아들이는 그 교활한 지혜...."/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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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마음을 알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울컥...


하여튼 그날 이후로 육십 년이 흘렀다. 얼마나 짧은 시간인가. 어떤 감각이 가슴속에 솟아올라,자신이 노인인 것도 잊고 어머니의 따뜻한 품에 얼굴을 묻고 하소연하고 싶은 심정은 간절하다/67쪽

육십 년을 관통해 온 무언가가 눈 오는 날 핫케이크의 맛이라는 형태로 혼다를 깨닫게 하는 것은 인생이 인식에서는 아무것도 얻게 하지 않으며 먼 순간적인 감각의 기쁨으로 마치 밤에 광야에서 한 점의 모닥불 빛이 끝없는 어둠을 깨부수듯이, 적어도 빛이 있는 동안에는 삶이라는 어둠을 붕괴시킨다는 사실이다/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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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다 가블레르, 대건축가 솔네스 완역 헨리크 입센 희곡 전집 9
헨리크 입센 지음, 김미혜 옮김 / 연극과인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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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혜영배우님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헤다 가블러' 연극을 관람했다. 공연 전 책부터 읽고 싶었지만, 도서관에는 없었고, 연극을 보고 난 후 희망도서로 읽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연극부터 본 건 잘한선택이었다. 결말을 알고 보았다면, 긴장감이 사라졌을 수도 있었을 테니까. 무엇보다 텍스트로 읽으면서 하게 되는 상상을 연극에 투영하려는 선견을 버리고 볼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연극을 본 지 시간이 조금 흘렀지만, 비교하는 재미, 달랐던 지점을 어설프게 기억해 보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그래, 헤다- 그리고 난 자기에게 모든 걸 다 말했어- ! 그 당시 누구도 알지 못했던 내 자신에 대해 모두 털어놨지.밤낮 없이 나를 괴롭히던 나만의 어지러운 감정들을, 오 헤다- 자신 어떻게 내가 그 모든 것을 고백하게 하는 무서운 힘을 가졌었지?"/116쪽


연극에서는 뢰브보르그의 대사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았더랬다. 굉장히 횡설수설하는 것이 캐릭터인듯 해서,,저와 같은 말을 했었나,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런데 헤다에게 그가 들려준 고백은, 연극 포스터를 다시 쳐다보게 했다. 연극은, 헤다에 집중하게 만들었지만, 텍스트로 마주한 헤다...는 극 속 인물 모두가 우왕자왕 하는 이유를  '어지러운 감정' 이란 표현으로 정리해 주고 있었다. 질투를 숨기고, 용기를 감추고,지루하고, 사랑받고 싶어하고,허영을 장착하고 싶어하며, 누군가는 자신이 지닌 권력을 통해 사람들을 흔든다.율리아네 고모가 하는 봉사란 것도 실은 자신안에서 정리되지 않는 감정에 또 다른 표현은 아니었을까.. 그러니까 연극으로 볼때는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 헤다의 욕망이,다른 누군가를 위해 실현되기를 바라는 무엇인가 보다..정도로 느꼈더랬다. 그녀는 왜 지루함에 몸부림 치면서,정작 용기는 장착하지 않았을까.. 우리가 불행한 원인과 이유로 가득했던 작품이구나 생각하는 순간..아니 이런 질문을 하게 된 순간 비로소 우문현답 같은 화두가 하나 보였다.


"아마 다른 사람들은 당신이 자신에 대해 확신이 없어서 -그래서 -자신에 대해 안심하지 못 한다고 생각할 거예요/125 '헤다



헤다가 뢰브보로그에게 한 말은, 결국 자신에게도, 작품을 읽고 있는 독자에게도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생각했다. 마음 속 감정을 숨기려고 또 다른 감정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끝없이 욕망을 만들어내는 피곤한 과정일터.. 그런데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나를 안심해 줄 무언가가 필요해서..늘 힘들고 지칠수 밖에 없는 모양이다. 연극에서는 테스만 목소리가 워낙 크게 들려서 뢰브보로그의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았는데,텍스트로 읽는 헤다...에서는 헤다와 뢰브보르그가 훨씬 선명하게 보였다. 공연과 책을 함께 보고, 읽는 것으로 얻게 되는 기쁨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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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얻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

그런데 막상 얻고 보니, 이렇게 힘들일이었나 싶어지는


지금까지 본 웨스 앤더슨 영화중에서는 가장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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