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웰이 시를 썼다는 사실을 몰랐다. 휴머니스트에서 나온 시리즈를 애정하기도 해서, 읽게 되었다. 시는 어려웠지만, 에세이는 마음에 들었다. 심지어 단편소설 느낌을 불러오는 에세이 글도 있어서 읽는 기쁨이 있었다.











오웰의 에세이를 읽고 난 후 보이는 신간(?)들이 보이길래,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나는 왜 쓰는가>를 꺼내 들었다가 깜짝 놀랐다. 당혹스러웠다는 말이 맞을지도... 언제 구입한지도 모를 정도로 색이 바란 오웰의 책. 작가의 소설을 몰아 읽을 즈음 아마 구입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정작 표지와 제목에서 주는 무게감이 페이지를 넘겨 보지 못하게 만들었던 모양이다. '한순간 여름 같은' 에 실린 에세이를 읽고 나서야 비로소 <나는 왜쓰는가> 제목에 '조지오웰 에세이'란 부제가 보인거다. 휴머니스트에서 읽은 에세이가 모두 보인다. 심지어 휴머니스트에 실린 에세이 보다 훨씬 더 많은 에세이가 담겨 있다. 최근 한겨레에서 개정판이 나온 모양이다. 그리고 또다른 출판사에서도 에세이와 리뷰라는 제목으로 책이 나왔다.









개정판의 유혹을 참고,오래전 구입해 놓은 <나는 왜 쓰는가>에 실린 에세이를 차근차근 읽어볼 생각이다. '한순간 여름 같은'에 실린 에세이를 읽으면서 더 읽고 싶었던 마음이..이렇게 이어지게 될 줄이야. 


'서점의 추억'을 읽었다. 낭만적인 시선으로(만) 서점을 이야기하지 않을 거란 예상은 맞았는데. 그 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책방지기를 한 적은 없지만....그러다 요즘 애정하는 책방 사장님은 어떤 마음일까 궁금해졌다. 책만 팔 수 없어 빵과 커피를 그리고 북스테이까지 하는 곳이지만 책방에 꼿혀 있는 책들은 물건처럼 보이지 않는다. 각자가 하나의 진짜 '책' 처럼 보이는 공간으로 만들어 놓은 느낌. 책방을 하기 위해 다른 것들에서 오는 수고로움이,책향기를 맡기 위해 기꺼이 할 수 있는 노동이라 생각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은 나의 욕심이려나...


"내가 서점 일을 평생 하고 싶지는 않은 진짜 이유는그 일을 하는 동안 내가 책에 대한 애정을 잃었기 때문이다.서적상은 책에 대해 거짓말을 해야 하는데 그러다보면 책이 싫어지게 된다.(...)"/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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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않은' 일을 한 사람에게 조차 '사람은 착한데... 라고 말하는 상황이,언제나  모순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쁜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없을 것 같아서..이제 할 수 있는 말이 생겼다.착한 사람 보다는 성숙한 사람!!


이십여 년간 이연이 여러 인물에게 자신의 몸을 빌려주며 깨달은 사실은 단순했다.그건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자리에 서보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라는 거였다.그리고 그로부터 오해와 갈등이,드라마가 생겼다/24쪽

자신을 이기지 못하는 이들을,실수하고 잘못된 선택을 하는 자들을 변명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나약한 이들을 깊이 응시하게 되었다.우선 이연부터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이제 이연은 착한 사람보다 성숙한 사람에게 더 끌렸다/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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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5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박찬기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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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에는 기필코 여백서원을 다녀오고 싶어,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다시 꺼내 읽었다. 언제 읽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포스티잇을 보면서 열심히(?)읽었던 모양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페이지를 시작하고 나서,서간문형식이었다는 사실도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는데...두 번째 읽기에도 같은 마음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이번에 읽고 나면 어떤 형식으로 씌여졌는지를 똑똑히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2018년 8월에도 같은 마음이었다니...


2010년에도,2018년에도 자살로 생을 마감한 유명인의 기사가,'젊은베르테르의 슬픔'을 생각나게 했던 모양이다.2010년에는 베르테르를 이해하기 버겁다 생각했더랬다.2018년에는 자살할 운명이라고 스스로 생각한 그의 삶이 왠지 가여웠다. 물론 2018년 내가 저와 같은 생각을 했을 줄 몰랐다.2025년에 마주한 베르테르..는 역시 버겁고,마음으로는 이해할 수 있기도 하지만, 이성적으로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늘어나는 스토킹범죄가 로테를 향한 베르테르의 사랑을,조금은 삐딱하게 보고 싶게 만든 모양이다. 사랑과 집착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세 번 읽기를 지나오면서 비로소 하게 된 질문이란 것도 신기하다. 사회가,읽기에 미치는 영향은 이렇게나 큰모양이다. 인간의 존재에 대해, 사랑에 대해, 운명에 대해 풀어놓는 베르테르의 말은 기억하고 싶은 말들로 가득하다.함정은 거기서 시작된다. 그래서 자신에게 덧씌어진 궤변. 사랑하면 안되는 사람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가진 남자 베르테르 라고 스스로에게 당위성을 부여하는 듯한 행동.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몹쓸짓을 너무 많이 접하는 사회에 살다보니, 사랑으로 버거워하는 베르테르의 슬픔은 오로지 괴테의 고통일 뿐이란 생각을 했다.사랑과 집착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읽는 내내 생각했다.지금의 생각은, 문제적 인물 베르테르다.다만,자신안에 있는 내적인 광란과 불만을 자신도 어떻게 할 수 없어 몸부림쳤던,질문들에 대해서는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 왜냐하면 그의 화살은 타인이 아닌 자신을 향해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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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포 투
에이모 토울스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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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이야기는 미친듯이 읽었고, 로스앤젤레스 이야기는 조금 힘겹게 읽었다. <우아한 여인>을 다시 읽고 나서 읽어 보면 다른 재미가 보일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고. 무튼 '우아한 여인'을 아주 재미나게 읽은 건 분명한데. 리뷰가 없다. '순수의 시대'와 '위대한 개츠비'를 오마주한 영화라서 읽게 되었는데, 책이야기가 가득해서 재미나게 읽었다는 한줄평으로 유추해 볼 수있는건, 중편 '로스앤젤레스'를 읽는 내내 여러 허리우드 영화가 머릿속을 따라온 이유가 억지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부부 사이는 아무도 모른다는, 널리 검증된 의견을 언급할 때도 있었다. 상대가 누구든 자주 다양한 방식으로 그 주제를 꺼냈지만 넬의 의도는 항상 똑같았다"/190쪽



단편 뉴욕편은, 한편 한편이 너무 재미나서, 글 잘쓰는 작가님이 마냥 부러웠다. 이야기가 재미나서 이기도 했지만, 공교롭게 내가 경험한 상황과 비슷한 장면들이 너무 자주 보여서,마치 고해성사를 받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 거울에 내 일을 반추해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스타 루에고' '나는 살아남으리라' 밀조업자' 역지사지란 말을 좋아하면서도 막상 적용하게 되기는 쉽지가 않다. 뭔가 억울한 기분이 늘 찜찜하게 따라와서...그런데 세 편의 이야기속 에피소드는.내가 생각한 것과 다를수도 있었겠구나..하는 마음이 생겨서 좀 복잡했다. 그러나 영화 보는 내내 스크린을 향해 사진을 찍었던 노인분을 이해하기란 여전히 쉽지가 않았다. 소설 속 남자는 정의감으로 나섰지만, 나는 소심함으로 외면했다. 그렇지만..그래야 할 만한(?)이유가 있다고 해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까지 관용을 베푸는 건..그것 역시 문제는 아닐까...파인노인은 토미에게 고맙다고 오히려 사과했지만, 현실에서 정말 가능할지...<소설이 하는 일> 저자도 언급한 것처럼 '산만한 시대'에 살아가는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줄 저기' 와 '티모시 투쳇의 발라드'가 단편의 문학적 재미를 들려주었다면, 다른 세 편은 관계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에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뉴욕편을 너무 재미나게 읽은 탓에 중편 로스엔젤레스 이야기는 뭔가 계속 끊기는 기분이 들었는데,여러 인물이 옴니버스처럼 등장하는 구조를 내가 선호하지 않는 탓이었던 것 같다. 줄거리 보다는 불쑥불쑥 보이는 운명과,노년,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더니..인간본성에 대한 생각이 오롯이 남았다. 


"사실 '인간의 본성' 이라는 말도 신이 주신 결점을 부르는 화려한 용어다. 그리고 우리는 그 결점을 신에게 되돌려줄 생각이 전혀 없다"/3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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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저자에 대해 아는바가 없었기 때문에 더 잘 읽어낼(?)수 있었던 건 아닌가 싶다. 소설을 읽는 일..예전에는 그냥 읽었다면 지금은 정말 '읽는 일' 이란 어떤 의미가 나도 모르게 부여된 기분으로 읽고 있는 것 같아서, 소설에 대한 이러저러한 생각들에 대해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어 좋았다. 공감을 하게 되었다는 건, 책에서 언급된 책들을 찾아 읽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최근에 읽으면서 큰 즐거움을 준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소설과 소설가의 목록을 만들어냈다"/194쪽


앞서 소개한 책들은 정말 거의 다 읽었다면,잘 알려지지 않은 책은 정말 대부분 읽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움이 있었고, 그 가운데 이디스 워튼의 순수의 시대>와 <황홀한 집>이 포함되어 있다는 건 살짝 충격이었으나..나머지 책들은 정말 대부분 읽지 않은 책들이다. 그러나 고맙(?)게도 읽어보려고 생각중이었던 책들이 보여서..읽으라는 계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소개된 스물여섯작가 가운데,읽어 보려고 했던 책들부터 골랐다. 세 권을 무사히(?) 끝낼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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