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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포 투
에이모 토울스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25년 6월
평점 :
뉴욕 이야기는 미친듯이 읽었고, 로스앤젤레스 이야기는 조금 힘겹게 읽었다. <우아한 여인>을 다시 읽고 나서 읽어 보면 다른 재미가 보일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겠고. 무튼 '우아한 여인'을 아주 재미나게 읽은 건 분명한데. 리뷰가 없다. '순수의 시대'와 '위대한 개츠비'를 오마주한 영화라서 읽게 되었는데, 책이야기가 가득해서 재미나게 읽었다는 한줄평으로 유추해 볼 수있는건, 중편 '로스앤젤레스'를 읽는 내내 여러 허리우드 영화가 머릿속을 따라온 이유가 억지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부부 사이는 아무도 모른다는, 널리 검증된 의견을 언급할 때도 있었다. 상대가 누구든 자주 다양한 방식으로 그 주제를 꺼냈지만 넬의 의도는 항상 똑같았다"/190쪽
단편 뉴욕편은, 한편 한편이 너무 재미나서, 글 잘쓰는 작가님이 마냥 부러웠다. 이야기가 재미나서 이기도 했지만, 공교롭게 내가 경험한 상황과 비슷한 장면들이 너무 자주 보여서,마치 고해성사를 받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 거울에 내 일을 반추해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스타 루에고' '나는 살아남으리라' 밀조업자' 역지사지란 말을 좋아하면서도 막상 적용하게 되기는 쉽지가 않다. 뭔가 억울한 기분이 늘 찜찜하게 따라와서...그런데 세 편의 이야기속 에피소드는.내가 생각한 것과 다를수도 있었겠구나..하는 마음이 생겨서 좀 복잡했다. 그러나 영화 보는 내내 스크린을 향해 사진을 찍었던 노인분을 이해하기란 여전히 쉽지가 않았다. 소설 속 남자는 정의감으로 나섰지만, 나는 소심함으로 외면했다. 그렇지만..그래야 할 만한(?)이유가 있다고 해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까지 관용을 베푸는 건..그것 역시 문제는 아닐까...파인노인은 토미에게 고맙다고 오히려 사과했지만, 현실에서 정말 가능할지...<소설이 하는 일> 저자도 언급한 것처럼 '산만한 시대'에 살아가는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줄 저기' 와 '티모시 투쳇의 발라드'가 단편의 문학적 재미를 들려주었다면, 다른 세 편은 관계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에 생각해 볼 수 있어 좋았다.
뉴욕편을 너무 재미나게 읽은 탓에 중편 로스엔젤레스 이야기는 뭔가 계속 끊기는 기분이 들었는데,여러 인물이 옴니버스처럼 등장하는 구조를 내가 선호하지 않는 탓이었던 것 같다. 줄거리 보다는 불쑥불쑥 보이는 운명과,노년,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더니..인간본성에 대한 생각이 오롯이 남았다.
"사실 '인간의 본성' 이라는 말도 신이 주신 결점을 부르는 화려한 용어다. 그리고 우리는 그 결점을 신에게 되돌려줄 생각이 전혀 없다"/3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