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의 마음 (리커버)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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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고른 건 어떤 운명(?) 같은게 작용한 건 아닐까.. 싶다. 

부여 해필책방에서 책 한 권을 골랐다. 정확하게는 두 권 가운데 고민하다,<경애의 마음>을 골랐다.아니 집어들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전혀 알지도 못하던 사람들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기 위해서는 그렇게 안녕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행운이 작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태어나야 했고 자라야 했고 먹어야 했고 사고를 피해야 했고 견뎌야 했다. 무엇보다 불운을 불운이라고 말하면 대체 피할 수 있는 건가 싶은데 적어도 살아 있다면 피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경애는 알았다. 고등학생이던 1999년에 가까웠던 친구들을 한번에 잃어봤기 때문이었다"/77쪽



경애의 느닷(?)없는 고백에 당혹스러웠던 건, 마음에 관한 소설이겠거니.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다가 내가 알고 있는(정확하게는 그알을 통해 보면서 화가 났던 사건) 사건이 언급되는 바람에 놀랐다. 경애의 마음에, 수만가지 마음이 자리할 수 밖에 없겠구나..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사고를 겪은 이들의 마음을 나는 헤아릴 자신이 없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묵묵히 그날의 일을 마음에 담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경애가 하는 사랑의 방식은 작위적이란  느낌이 들어 지루했지만, 그것 또한 이해하지 못할 마음은 아니었다. 사랑했으나, 헤어졌고, 그럼에도 영원히 그 마음에서 나올수 없는 경애의 마음은 오로지 경애만 알 수 있는 '마음'일테니까. 그리고 경애와 상수의 관계를 보면서,우리는 서로 모르지만, 그런데 또 무언가로 연결되어 서로 알지 못한채로 위로를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경애는 사실 호찌민이라는 사람에게는 이름이 160개도 넘게 있다는 걸 아느냐고 물었다. 혁명 시절 자신을 숨기고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그렇듯 숱한 다른 이름들로 살다가 공화국의 초대주석까지 되었고 호찌민은 그가 중국에서 기자생활을 하던 시절의 이름이라고."/326~327쪽



평범한 듯한 제목이라 생각하면서도, 리커버 표지가 궁금증을 자아냈다. 내 마음 나도 모를때가 많아서, 경애의 마음이 궁금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호찌민 이름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가, 우리 속에 있는 수만가지 마음에 대해 생각했다. 그러다 보면 타인을 통해 내가 어떤 마음인지도 알게 되는 건가 보다. 상수와 경애의 에피소드, 경애의 연애사를 뒤로 하고, 1999년 시월 인천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읽으며 먹먹해져왔다.그날의 시간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알을 통해 사건을 다시 접하면서, 흥분했다. 소설이지만, 그날의 사건이 하나의 마음으로 각인되어진 기분... 그래서 나도 모르게 책장을 덮으며 왈칵 눈물이 나고 말았다. 시월이 아닌, 봄에,아니면 여름에 읽었다면 좀 다른 기분이었을까... 그렇지 않을게다. 죽음을 한찮게 만들어버리는 뉴스를 읽으면서 도저히 그렇게 넘어갈 수 없는 거다. 그렇다면 '마음'이 없는 사람들이겠지.


공상수를 조롱하듯 한 말이지만, 나는 그것이 이 소설에서 작가님이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괴물이 되지 않으려면, '마음'이 있어야 한다. 허울뿐인 마음이 아닌.진짜 마음!!


"사람 마음을 알기 위해 노력하게. 그래야 우리가 괴물이 안돼(...)"/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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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와 맥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4
서머싯 몸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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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와 커피라는 제목이 더 어울릴(?) 것 같지만,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면 '케이크와 맥주'라고 정한 이유를 알것도 같다. 굳이 셰익스피어와 연관지어 생각해 보지 않더라도 그렇다는 말이다..라고 적고 보니, 내 마음에서 허세가 슬쩍 작용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 웃음이 났다.


"위선만큼 성취하기 어렵고 진이 빠지는 악덕도 없다. 위선은 한시도 늦추지 않는 경계심과 영혼을 초월하는 극기가 필요하다"/27쪽



세 번 읽기를 하고 나서야 (나는) 겸손해졌다, 아니 인정하게 되었다. 어쩌면 처음 읽을 때도 지금 읽으면서 하게 된 생각을 했을 지 모르겠다.무튼 처음과 두 번째 독후기에는 오로지,예술가의 위선과 허세에 대한 불편함을 기록했다는 건 사실이다.자서전을 멀리하는 이유, 성공한 누군가의 이야기에 대한 삐딱한 시선 등등... 그런데 다시 읽으면서 예술가들을 향한 위선의 화살은..나를 향하고 있었다. 누구나 어느 만큼의 허세와 위선은 있을 텐데.. 나의 허물은 보지 못하고, 예술가들의 허세와 가식이 불편해서.. 예술가들에게 지나친 윤리적 잣대를 세우고 있었던 건 아닌가 하고. 쾌락과 유희에 대한 풍자이야기라고 했지만, 나는,허세와 가식에 대한 이야기로 읽혔다.허세로 인해 누군가는 함정에 빠지게도 된다. 그러나 함정에 빠지게 만든 이를 손가락질(만) 할 수 있나. 빠지게 된 당사자가 허세로 상대를 바라본 댓가는 아닐까.. 예술을 하는 이들만 허세와 가식으로 가득할까.. 사람 사는 곳 어디나 그렇지 않을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그러니 몸선생의 책을 읽고 소송을 하려고 발끈한 친구에게, 몸선생은 ..우리 모두의 모습라는 뉘앙스의 글을 남길수 있었던 건 아닐까.. 예술가를 풍자한 듯한 글 속에는, 그러니까 몸선생의 모습도 그려져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모두가 윤리적으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다. 어느 정도의 위선과 가식은 우리모두에게 있다. 그래서 비로소 궁금해졌다. 왜 이런 소설을 쓰고 싶었던 걸까.. 굳이 이렇게까지 쓰지 않아도, 우리 마음에는 어느 정도의 위선과 허세와 가식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인간본성이 궁금했을 게다. 우리는 신이 될 수 는 없지만, 조금은 덜 위선적으로, 조금은 덜 가식적으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진실을 알려고 조금이라도 애쓰면서 말이다.  두 번이나 재미나게 읽었음에도 바로 줄거리가 떠오르지 않았다. 독후기를 보고 나서..아, 이런 내용이었구나 생각했다.그런데 누군가 이 책에 대해 질문을 해 온 다면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겠다. 


"이 소설은 참신하고 통렬하다 시금털털한 사과 맛이 난다.처음에는 떨떠름하지만 묘하게 달콤쌉싸름해서 입맛이 도는 그런 맛이다"/2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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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니까 특히 공주를 가야한다.(애정하는 밤먹으러..^^) 밤아이스크림 맛집이 사라져 아쉬웠는데,,밤와플을 먹을 수 있는 카페를 방송에서 보고..마침 책방투어도 할겸 찾았는데... 밤토핑 양이 적은 건 아쉬웠지만..달지 않으면서 맛났다. 그런데 더 반가웠던 건 이곳의 분위기와 카페를 가득(?) 채운 책들.. 이었다. 이곳에서는 한 달 한 번 책이벤트도 있는 모양이다. 포스팅 보고 놀란건 딱 한 권 만 읽지 않았다는 사실.. 그래서 또 그 책이 나는 몹시도 궁금해졌다는 거다^^











이름도 낯설고, 제목은 더 낯설다.  엔도 슈사쿠의 <사무라이>도 큰 기대없이 읽었다가 놀랬던 기억이 있어.. <고해정토>도 읽어 보고 싶어졌다. 11월은 묵직한 졸라 선생의 책을 읽어야 하니깐.. 12월 즈음..읽어볼까 하는 마음.. 


(곡물집 월별 읽기 리스트는 이랬다.

1월, 체홉의 <아내. 세자매> 2월 서머싯 몸 <면도날> 3월 발자크<고리오 영감> 4월 이시무레 미치코 <고해정토> 5월 콘라드 <어둠의 심연> 6월 울프 <댈러웨이 부인> 7월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 8월 도스토옙 <죄와벌>9월 다자이오사무 <사양> 10월 졸라 <나나>11월 쿤데라 <참을수없는존재 가벼움> 12월 보부아르 <아주 편안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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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구름의 역활은 예술에 날개 달린 존재들, 즉 천사와 천재들이 하는 역활과 비슷하다. 스러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몸을 지녔으나 날개를 펴고 중력에 저항하는 존재들이다.

마지막으로 구름은 덧없음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것도 대체로 우리에게 해방감을 안기고 우리를 편안하게 해 주는 유쾌한 상징이다. 우리는 구름의 여행과 투쟁 휴식과 축제를 지켜보며 몽환적으로 해석한다. 또한 그 안에서 인간의 투쟁과 축제 여행과 놀이를 본다. 이 아름다운 그림자극이 얼마나 덧없고 변덕스럽고 찬라적인지를 보고 있자면 기쁨과 슬픔이 동시에 느껴진다./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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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내가 실제보다 더 부유하고 화려하게 보이도록 꾸미는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산 것일 수도 있지만 돌이켜 보면 당시 사람들은 가식이 가득한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이들은 체면이라는 가면을 쓰고 살았다"/100쪽











<미들마치>를 읽게 된 건, 수많은 고전에서 작가의 이름이 언급된 탓인데.. 그러면에서 보면 <허영의 시장>도 못지 않다.. 그러나 페이지의 압박과 조금은 뻔한 내용일수도 있겠다는 (나름) 합리화를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진짜 읽어야 하는 걸까 싶은 순간 <허영의 불꽃> 이란 책이 또 눈에 들어오더라는.. 실은 허영의불꽃..도 가끔 만나긴 했더랬다. 그런데 <허영의 불꽃>은 판권이 소멸되어 더이상 유통계획이 없다는 안내가 보였다. 구입할 기회를 놓치고 나서. 아쉽다고 말하는 것도 자그마한 위선(?)일까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나면서 <허영의 시장> 이라도 구입해야 하는걸까 싶지만 역시 이 책도 현재로썬 구입불가 상태.중고책방에서 <허영의시장>2권이 너무 깨끗해서 구입해 놓았다. 1권도 찾아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솔직하게는 다른 메이저출판사에서는 왜 출간이 안되는 걸까 궁금했더랬다. 두 책을 나란히 출간해 주면.. 냉큼 구입하게 되지 않을까.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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