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와 맥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4
서머싯 몸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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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와 커피라는 제목이 더 어울릴(?) 것 같지만,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면 '케이크와 맥주'라고 정한 이유를 알것도 같다. 굳이 셰익스피어와 연관지어 생각해 보지 않더라도 그렇다는 말이다..라고 적고 보니, 내 마음에서 허세가 슬쩍 작용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 웃음이 났다.


"위선만큼 성취하기 어렵고 진이 빠지는 악덕도 없다. 위선은 한시도 늦추지 않는 경계심과 영혼을 초월하는 극기가 필요하다"/27쪽



세 번 읽기를 하고 나서야 (나는) 겸손해졌다, 아니 인정하게 되었다. 어쩌면 처음 읽을 때도 지금 읽으면서 하게 된 생각을 했을 지 모르겠다.무튼 처음과 두 번째 독후기에는 오로지,예술가의 위선과 허세에 대한 불편함을 기록했다는 건 사실이다.자서전을 멀리하는 이유, 성공한 누군가의 이야기에 대한 삐딱한 시선 등등... 그런데 다시 읽으면서 예술가들을 향한 위선의 화살은..나를 향하고 있었다. 누구나 어느 만큼의 허세와 위선은 있을 텐데.. 나의 허물은 보지 못하고, 예술가들의 허세와 가식이 불편해서.. 예술가들에게 지나친 윤리적 잣대를 세우고 있었던 건 아닌가 하고. 쾌락과 유희에 대한 풍자이야기라고 했지만, 나는,허세와 가식에 대한 이야기로 읽혔다.허세로 인해 누군가는 함정에 빠지게도 된다. 그러나 함정에 빠지게 만든 이를 손가락질(만) 할 수 있나. 빠지게 된 당사자가 허세로 상대를 바라본 댓가는 아닐까.. 예술을 하는 이들만 허세와 가식으로 가득할까.. 사람 사는 곳 어디나 그렇지 않을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그러니 몸선생의 책을 읽고 소송을 하려고 발끈한 친구에게, 몸선생은 ..우리 모두의 모습라는 뉘앙스의 글을 남길수 있었던 건 아닐까.. 예술가를 풍자한 듯한 글 속에는, 그러니까 몸선생의 모습도 그려져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모두가 윤리적으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다. 어느 정도의 위선과 가식은 우리모두에게 있다. 그래서 비로소 궁금해졌다. 왜 이런 소설을 쓰고 싶었던 걸까.. 굳이 이렇게까지 쓰지 않아도, 우리 마음에는 어느 정도의 위선과 허세와 가식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인간본성이 궁금했을 게다. 우리는 신이 될 수 는 없지만, 조금은 덜 위선적으로, 조금은 덜 가식적으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진실을 알려고 조금이라도 애쓰면서 말이다.  두 번이나 재미나게 읽었음에도 바로 줄거리가 떠오르지 않았다. 독후기를 보고 나서..아, 이런 내용이었구나 생각했다.그런데 누군가 이 책에 대해 질문을 해 온 다면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겠다. 


"이 소설은 참신하고 통렬하다 시금털털한 사과 맛이 난다.처음에는 떨떠름하지만 묘하게 달콤쌉싸름해서 입맛이 도는 그런 맛이다"/2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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