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돌 해변의 파도소리보다 요란해지자 토드 부인에게 앞으로는 방에 틀어박혀 일에(...)"/15쪽



오랜만에 겨울바다를 보러 갔다가,조금은 덜 유명한 해수욕장에 차를 세웠는데, 몽돌해변이었다. 동해바다에도 몽돌해변이 있었구나, 라는 생각보다 돌들이 이쁘다는 생각을 하며 몽돌을 감상했다. 



모양도 색깔도 저마다 다른 몽돌을 보다가 돌탑을 만들고 싶어졌다. 심란한 마음을 잠시라도 잊고 싶어서..어수선한 나라가 빨리 예전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소설에서 '몽돌 해변'을 만났다. 요즘 활자들과 기묘한 인연이 있는 걸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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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속 시간은 

언제나..

고요와 평화..그리고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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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 좀 들어봐
줄리안 반즈 지음, 신재실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지금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 보다  잘 '듣는' 훈련이 더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싶다. 물론 읽는 동안 내내 이런 생각을 한 건 아니다.  다 읽고 난 후, 제목을 곱씹어 생각하고, 역자 후기를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다소 막장에 가까운 이야기라 생각했다.(솔직히 말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그리고 자신들의 생각과 감정의 목소리가 그려진다. 그럼에도 올리버의 다소 일방적이고 억지스러운 태도는 적응하기 힘들었다. 다행(?)히도 얼마전 보게 된 영화 '리얼 페인'의 벤지라는 인물과 오버랩되면서,그에게도 뭔가 씻어내지 못한 상처가 사람들에게 자신을 그렇게 보이도록 연출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이야기 속 인물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만 낸다. 상대방의 마음으로 헤아려 들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저들 각자의 시선으로 상대방을 보고,자신의 마음을 해석하는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소설의 원제목이 실은 '내말좀들어봐' 가 아니라 '의논,설득, 상담,등의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Talking It Over> 라는 사실을 알았다.내 마음을 상대방에게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 설득,고민을 터놓고 싶은 상담,당신 생각은 어떻냐고 물어보는 '의논'의 느낌은 전혀 받을수 없었던 아이러니.. 그러니까 역자 후기 설명처럼 이 소설은 왜, 우리가 설득과 의논과 상담을 서로 할 수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거다. "그들은 귀먹은 사람들이 아니었다.그저 듣기를 거부한 것일 뿐 다른 깊은 요인을 찾기 어렵다.20세기 후반의 인간관계 특히 대화 부재의 인간관계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343쪽 '역자후기'중에서


우리는 대화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잘 '듣는' 것에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 사회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누구의 말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내가 하는 말 아닌 모든 말은 거짓말..이라고까지 우기는 지경에 이르렀다.소설 마지막 부분에 귀먹은 강아지의 최후는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강아지에는 미안하지만- 내 말좀 들어달라고 하기 전에,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를 헤아릴 수 있었다면 스튜어트와 질리언은 헤어지지 않았을 거라 생각된다. 사랑에 대한 올리버의 끝없는 궤변에도 스튜어트와 질은 잘 설득할 수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스튜어트를 향한 질리언의 마지막 퍼퍼먼스는 영화적으로는 재미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반전이었지만....그녀는 끝까지 스튜어트를 향한 배려(?)를 자기 중심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을까... 스튜어트가 행복을 느끼(?)며 그녀 곁을 떠난걸로 믿고 싶지만... 사랑과 거짓말에 관한 조금은 통속적인 소설일거라 생각했으나,귀를 막아버리게 되는 최후를 마주한 기분이 들었다. 이야기 사이사이 '줄리언스의 말' 메모장이 만들어질 만큼 기억해 두고 싶은 문장들을 읽는 건 기쁨이다. 질리언의 직업 복원에 대한 엿보기 과정은 보너스처럼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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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살'이라 부르는 이유가 궁금했으나,정작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알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더랬다.

갈매기살의 갈매기는 ‘가로막‘이라는 말이 변한 형태입니다.갈비와 삼겹살 사이의 부위가 갈매기살이라고 하였는데요,갈비는 가슴에 위치하고 삼겹살은 배에 있으니 갈비와 삼겹살 사이란 가슴과 배의 경계 부위가 됩니다/219

아무튼 횡경막살을 의미하는 가로막살이 가로매기살로까지 변하여 사용되었는데 가로매기는 더더욱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형태입니다(...)가로매기살에서 가로매기란 형태를 이해할 수 없게 되자 음상이 비슷하면서 잘 아는 단어인 갈매기로 치환해 사용합니다. 갈매기살이라는 명칭이 등장하는 것은 1980년대입니다. 이 단어가 정착되어 쓰인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지요/2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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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스타코비치의 회고록을 읽고 있다는 올리버의 말을 듣는 순간 줄리언 반스의 <시대의 소음>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이미 한참전에 읽은 책이었지만, 쇼스타코비치이름이 자동적으로 소환된거다."여기서 이 작곡가는 진리만을 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한다.그는 중요한 사건을 무수히 겪었고 저명한 사람들을 많이 알았다(...)"/273 부랴부려 <시대의 소음>을 어떻게 읽어냈을까 궁금해서예전 기록을 찾아 보았는데, 이 소설에 대한 리뷰는 남겨 놓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기억에서 사라져있던 다른 책이 소환(?)되었다. <시대의 소음> 덕분에 읽게 되었다는 메모.어쩌면 소설에서 언급된 회고록은.. <죽은 자들의 도시를 위한 교향곡은 아니었을까...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은 오로지 클래식애호가들만을 위한 책은 아닐까 싶어 망설였던 책이였다.이 책은 마이크로필름과 비밀경찰이야기,공산주의자들과 자본주의자들의 이야기.패배한 전투와 승리를 거둔 전쟁의 이야기 유토피아 꿈이 디스토피아 악몽으로 바뀐 이야기,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와 그가 사랑했던 도시 레닌그라드의 이야기이다."/17쪽  서문을 읽을때 부터 몰입해서 읽게 될 것 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시대의 소음>을 읽고 이어 읽는 터라 기분이 너무 업이 된 건 아닐까 싶었는데..책장을 덮을 때까지 몰입감은 멈추질 않았다. 라는 기록이 있음에도 나는 전혀 기억나질 않는다.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단순히 죽음의 기록이 아니다.지휘자 겐나디 로즈데트벤스키는 이렇게 선언했다."그의 작품은 그의 삶의 연대기이다.그의 전 인민들의 삶,그의 조국의 삶을 기록한 연대기이다"/486쪽

 

이 책이 얼마나 재밌는지 설명 할 자신은 없다.당연히 어떤 단점도 보이지 않았다.(흥분에서 미처 눈에 보이지 않았을수도 있겠지만) 쇼스타코비치가 살았던 시대와의 만남 자체가 내게는 놀라움의 연속이였다.음악에 관한 이야기만 있을 줄 알았다.해서 클래식 잘 모르는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알게 되는 지점이 있다면 그것으로도 만족해야지 했다.그런데 러시아현대사가 쇼스타코비치와 마치 한몸이라도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정도로 함께 서술되고 있었다.내가 알고 싶었던 만큼의 러시아 현대사가 숨은 그림찾기도 아니고,전면에 등장할 줄이야...사실 예술가의 음악적 생애보다 혁명과 독재 그리고 전쟁까지 이어지는 러시아의 현대사를 들여다 보는게 내게는 더 흥미로웠다.덕분(?)에 쇼스타코비치라는 예술가에게도 몰입하게 되는 효과를 불러왔다.왜라는 질문보다,음악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기분과,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너무 유명한 예술가여서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숙청되던 시절에도 살아 남았지만,그렇기 때문에 시시각각 사람들은 예술가에게 가혹했고 잔인했다.자신만을 생각했다면 음악을 포기했을까? 그러기엔 그가 가진 재능이 놀라웠던 모양이다.다행이라면 음악의 힘을 믿었고 음악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그래서 이 예술가의 음악에 숨겨진 암호들을 풀려는 노력을 지금도 하고 있다고 했다.음악가는 그것은 무의미하다고 했지만...교향곡 5번 3악장을 들으며 사람들은 울었다고 했지만.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방인의 귀에는 슬픔의 분위기를 찾아내기가 싶지 않다.물론 기분에 따라 슬프게 다가올 수 도 있겠지만 음악이 만들어졌던 그때,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의 마음을 그저 상상할 수 있을 뿐이다.쇼스타코비치의 책을 읽으면서,음악을 책으로 듣는 기분이란 이런걸까..라는 상상을 처음으로 해 볼 수 있었던 지점이기도 했다.사실 책을 읽기전 음악을 들었을 때와 책을 읽으면서,상상으로 듣던 음악은 달랐다.교향곡5번 4악장은 <시대의 소음>을 읽으면서 느껴진 감정과 또 달랐다."진정한 음악은 결코 하나의 주제에 얽매이지 않는 법이라오" /365쪽 

 

지금까지 예술가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쇼스타코비처럼 작품 속에 시대의 역사가 온전히 담긴 스토리를 만난건 처음 같다.오로지 음악에만 집중한 이야기를 만나고자 한다면 아쉬운 지점이 있을까 모르겠지만,나처럼 쇼스타코비치에 음악을 집중해서 들어보지 않았던 이들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지점들이 얼마나 많은지 확인할 수 있을 게다.러시아 역사가 그렇고,스탈린을 둘러싼 독재자들의 행태와 스치듯 지나가는 문인들의 이름은 또 얼마나 반가운지...교향곡 5번과 7번에 관한 설명 역시 어떻게 들어야 한다도 아니고,음악이 왜 대단한지에 대해 호들갑 스러운 설명도 없다.그래서 음악을 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공연을 보기 전 <죽은자들의 도시를 위한 교향곡>을 끝낼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첼로협주곡1번 1악장과 2악장을 듣는 순간,첼로 악기가 쇼스타코비치의 내면의 소리처럼 들렸기 때문이다.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감히 해 볼 수 없었던 상상이다.반항과 순응!!










"(...)쇼스타코비치는 자신의 오페라<멕베스>에 대해서 말한다. <이 세상이 부도덕한 것들로 가득 차 있지 읺았다면 사랑은 어찌 되었을까,사랑을 망치는 것은 부도덕이다.그리고 법률과 재산과 재정상의 걱정과 경찰 국가가 사랑을 망친다.만약 조건이 달랐더라면 사랑도 달랐을 것이다>물론이다.환경은 사랑을 변화시킨다. 그리고 극단적인 환경, 스탈린주의의 공포 정치하에선 어떻게 되는가? 쇼스타코비치는 계속해서 말한다(....)"/273쪽 리뷰로 남겨 놓지 않은 <시대의 소음>과 재미나게 읽었음에도 기억하지 못했던 <죽은자들의 도시를 위한 교향곡> 을 다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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