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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대삼각형 ㅣ 오늘의 젊은 작가 51
이주혜 지음 / 민음사 / 2025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두>를 재미나게 읽었다. 다시 우리나라 문학으로 관심을 돌리고 보니,재미나게 글을 쓰는 작가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오랫동안 외면했던 시간을 보상이라도 받고 싶은 것처럼,가열차게(?) 읽어 나가고 있다. 작가 이름만으로,이야기가 궁금해져서, 책을 고를수 있다는 건 기쁜 일이다.
'타로'를 주제로 한 이야기를 읽고 나서 고른 <여름철 대삼각형>에서 '타로'에 관한 이야기가 언급되서 반가웠다. 타로가 어떤 예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서 좋다는 의견일치. 그런데 그것보다 더 반가웠던 건 <타로카드 읽는 카페>서 미처 하지 못했던 생각을 하게 된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타로의 매력이라 하면..끝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습관을 가져 볼 것...여기까지는 이 소설과 전혀(?) 상관 없는 나의 '이야기' 다. 그런데 또 전혀 상관 없는 것이 아닐수도 있다. <여름철 대삼각형> 속 이야기는 하늘에 떠 있는 별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상상한다. 아니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지상으로 내려온 별에 관한 이야기다. 서로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는 세 사람의 이야기,아니 주변부 사람까지 포함하면 각자의 아픔과 고통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끝에가서 전혀 뜻밖(?)의 반전..조금은 재미난 반전. 책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격하게 공감할 수 있는 반전이 기다릴 줄이야. 사실 그 지점부터 재미나긴 했다. 별에 관한 이야기가 너무 재미나게 흘러나와서. 분명 하늘에 떠 있는 이미 알고 있는 별에 관한 이야기가. 오리온자리가 만들어지게 된 사연. 그런데 그 별을 바라보는 이들의 마음에 따라 해석은 달라진다.
"별자리는 한가지로 정해진 게 아니라 옛사람들이 수천 년 동안 반복해서 별을 보며 찾아내고 잇고 덧붙여 온 이야기잖아요? 여러분도 오늘 새로운 별자리를 찾을지도 몰라요(...)"/204쪽
타로도 그랬지만, 영월천문대가 언급되서 반가웠다. 추운겨울..에 갔으니,나도 오리온 자리를 보지 않았을까.. 소설을 읽으면서 두 번째(로) 내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나는 그때 왜 그렇게 별을 보러 다녔을까..별 자체가 좋았던 걸까,반짝임이 좋았던 걸까...그냥 밤하늘의 별을 보는 순간 행복해지는 단순한 이유가 전부였을 수도 있겠다.이런 생각을 접어두고, 지금 시점에서, 소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하게 된 생각은, 나도 반짝이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였을까...슬프지만 고백하고 싶어졌다. 사실 별은 반짝이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현상일 뿐인데 말이다. 그러니까.애써 반짝이는 별을 보며 부러워 할 필요는 없는 거다. 스스로 우리는 반짝일수 있다. 예측 불허의 삶을 외면하기 보다 맞서는 순간,이미 반짝인다. 오리온 별자리이야기가 12.3 반짝이는 응원봉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게 될지 예상하지 못했다. 이야기 속 그녀들의 삶은 팍팍했지만...스스로 별을 만들어가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된다면 멀리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동경할 필요가 없겠구나.. 매순간 스스로 별자리를 만들어가면 될테니까...
"별들이 춤을 추었다.별들이 저마다 빛과 색을 뿜어내며 흔들렸다.여의도 전역이 은하수보다 밝게 출렁였다.(..) 여기저기서 새로운 별자리가 생겨났다.(...)그렇게 지상의 별은 계속 탄생할 것이다. 별은 당신과 우리의 이야기로 이어질 것이다. 언제나 언제까지나"/2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