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한 구가 더 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 2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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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캐드펠 수사가 등장한다는 것만 제외하고 이야기의 연결고리가 크(?)게 있지 않기 때문에 순서 없이 읽어도 상관없는 시리즈란 점부터가 매력적이다. <유골에 대한 기이한 취향>을 읽고..시체..를 건너 뛰게 된 건 도서관의 치열한 경쟁에서 밀린탓이었다. 덕분에(?)에 수도사의 두건부터,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를 먼저 읽게 되었고..잠시 기다림을 즐겨보기로 했다. 몹시도 살벌해 보이는 제목..그러나 제목이 이번 이야기에서 가장 큰 핵심이 되어 주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자행된 처형...그 피비린내 나는 상황에서도 캐드펠 수사는....영혼의 마지막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말한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놀라운 건.. 사형당한 이들 말고 한 구의 시신이 더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는 사실이다. 누군가를 죽이는 상황은 매순간 잔인하겠으나... 사형당한 이들 사이에 시신을 묻어 버릴 생각을 한 인물은 더 잔인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두 번 죽인 것 같은 기분. 그러나 억울한 영혼은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죽음을 알리는 법..이라고 믿는 1인이라... 억울하게 죽은 그는 누군가 자신을 찾아낼 거라 믿었던 것 같다....라고 말하고 보면, 궤변이 될까? 그런데 이런 궤변에 가까운..이해하기 힘든 인물이 한 명 등장하긴 한다. 베링어의 존재를 배신의 아이콘으로 이해했더랬다. 애초에 사람이 아닌, 재물에 관심을 두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거다.추리소설의 특징중 하나라면..범인으로 누군가를 몰아가는 분위기가 느껴질 때는 그가 어쩌면  범인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거다.물론 이것이 다시 역으로 함정이 될 수도 있겠지만..무튼 베링어는 분명 재물에 욕심이 있엇던 건 맞다..그런데 갑자기 그가 돌변했다.아니면..애초에 수사와 수싸움을 즐긴 걸까... 한 번 읽은 시선에서는 도저히 그를 수사님과 수싸움을 즐긴거라 믿어지지 않는다. 애써 그를 긍정의 시선으로 보자면, 사랑의 마음이 그에게 결정적으로 찾아온 것이 변화를 주었다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 베링어가 범인이 아닐수..도 있다는 시그널을 한 번 받기는 했더랬다. 그러나 가볍게 무시했다..그냥 관리자의 오만함 정도로 치부했던 거다..


"형제여,세상에는 낮 동안 구걸해서 모은 동전 몇 푼을 뺐으려고 거지를 죽이는 자들도 있소.상대편에 서서 무기를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왕이 백 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단번에 처형시키는 광경을 보고서도 흉악한 자들이 자기들이 저지르는 짓거리들을 정당화한다며 탓할 수 있겠소? 자기들도 얼마든지 그렇게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겠지!" 캐드펠은 순간 쿠셀의 얼굴이 벌게지고 눈에 분노의 불꽃이 번뜩이는 것을 보았다"/87쪽


처음에는 배신을 따라 읽었고, 다음으로는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싸우는 전쟁에 대해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정의에 대해 생각했다. 그가 변할(변했을 거란 전제하에)수 있었던 건 정의보다 더 깊은 사랑의 힘이었다고..믿고 싶다. 앞서 읽은 것과 마찬가지로 긴장감이 느껴지는 추리물도 아닐뿐더라,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결말도 아니다. 그러나..그런 감정에 현혹 되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까지 편가르기 전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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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해...

언젠가 이 세상을 하직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누구나 다르지 않으니 죽음이 가장 끔찍한 악은 아니야(...)/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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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던 이유..왕의 마음.

(...) 왕의 마음을 왕 자신보다도 더 잘 헤아리고 있었던 게 아닐까?/2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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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이란 없다. 사람은 신념을 바꾸기도 한다/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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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튼 제 생각엔 무엇이 서사인가를 이해하고 또 책을 통해 우리에게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를 가르쳐 주는 네 명의 미국 작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연대순으로 이름을 들면 허먼 멜빌,스티븐 크레인,이디스 워튼, 윌리엄 포크너입니다(...)멜빌과 포크너의 경우는 구태여 내가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대단한 작가로 인정하고 있지만 크레인과 워튼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한 설명이(...)"/344쪽 허구의 '소설' 이라고 했는데...전혀 허구로 다가오지 않은 흥미로운 소설(?)... 좋은 작가로 선정한 작가 가운데 유일하게 알지 못했던 '스티븐 크레인' 이 궁금해진 건 너무도 당연하겠지만, 나쁜(?) 작가라고 콕..찍어 소개한 작가들 이름에 화들짝(그럴수도 있는 거지^^) 놀랐다.. 해서 스티븐 크레인이 궁금해져서..검색을 해 보았더니..나는 이미 작가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아마 인상적이지 않았거나.. 아니면 건너뛰었거나 그랬을 지도 모르겠다.^^



창비세계단편문학집을 재미나게 읽었는데, 유일하게 미국편은 읽은 것에 대한 기록이 없다. 스티븐 크레인의 '소형 보트'를 찾아 읽었다. 좋은 작가라며 언급한 이유가 궁금했다.  무슨 이유로 소형 보트에 특파원이 타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는 자세히 설명되지 않았다. 소설은 이미 난파 되기 직전의 상황을 보여준다. 위촉즉발의 상황에 대한 자연의 묘사와, 사람에 대한 묘사가 너무 디테일에서 빨려들어갔다. 긴장감이 느껴지는 건 당연했고...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뭔가 구조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아니 어쩌면 누군가는 구조되어..난파가 되던 그 상황을 기록으로 남길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특파원은 유년기에 외인부대의 병사 하나가 알제리에서 쓰러져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 사실을 중요하게 여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수많은 학교 친구들이 그에게 그 병사의 곤경을 일러주었지만 귀가 아프도록 들려주어도 당연히 그는 전혀 무관심했었다.그는 외인부대의 병사 하나가 알제리에서 쓰러져 죽어간다는 것을 한번도 자신의 일로 생각한 적이 없을뿐더러 그것이 슬픈 일로 여겨지지도 않았다.(..)그러나 이제 그 일화는 인간적이고 생생한 사건으로 그애게 애틋하게 다가왔다.(..)그것은 준엄하고 애처롭고 예리한 현실이었다"/242~243쪽  내가 죽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상황이 되고 나서야 특파원은 비로소 어린 시절 병사의 죽음에 무심했던 자신과 만났다. 경험 없이도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었다면 좋겠지만..그렇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난파위기에서 무사히 돌아온 특파원의 영웅담이 아니라, 죽음과 마주하게 된 순간 우리가 비로소 알게 되는 것에 관한 이야기였다는 생각을 했다. 인간이 자연 앞에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에 대해서도 말해주고 싶었던 것 같고.. 이제 한 편 읽었을 뿐인데, '소형보트'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동시에 강렬했다.



"(...)처음 내가 공개 강연을 할 때도 많은 사람들이 크레인 같이 별 볼 일 없는 작가를 훌륭한 작가의 범주에 포함시킨 것을 문제 삼았었고,그 후 몇 주 동안 계속해서 그 명단에 대해 왈가왈부했었다.특히 크레인을 주요 작가로 인정한 나의 견해에 대해 신랄한 비판이 쏟아졌었고(....)'362~363쪽 크레인을 포함 시켰다는 것보다 헤밍웨이나 스타인벡을 저평가해서는 아니였을까..무튼 나는 미치너 선생 덕분(?)으로 영영 놓치고 갔을 지도 모른 스티븐 크레인의 단편(소형보트) 하나를 찾아 읽을 수 있었다. 끝내 그의 운명은 .... 책에 실리지 못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 미즈 마멜에게 보내는 짤막한 편지를 한 통 쳤다.죄송합니다. 훌륭한 고전 작가 범주에서 크레인을 빼고 호손을 넣기로 했습니다(...)'3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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