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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 ㅣ 풍요의 바다 1
미시마 유키오 지음, 윤상인 외 옮김 / 민음사 / 2020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새벽의 사원>을 신간코너에서 보고 나서야 알았다. '풍요의 바다' 시리즈가 있다는 걸.<봄눈> 부터 읽어야 겠지만, 우선 '풍요의 바다' 시리즈가 완결 되고 나면 읽어야지 생각했다.5월 풍요의 바다가 세트로 출간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아주 오~랫동안 고민을 했다. 세트로 구입하고 싶은 유혹..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나, 우선 '봄눈'을 읽고 나서 결정하는 걸로... 그렇게 '봄눈'을 읽는 동안 내 마음은 진정되었다. 구입하고 싶은 시간이 최고조를 지나면, 소유욕이 조금은 진정 되는 모양이다. 이것도 일종의 '마음의 정치학' 이라고 할 수 있는 걸까..생각했다.
'봄눈'에서 제일 먼저 들어온 것이 '마음 정치학'이란 단어였다. 말랑말랑한 소설은 아니겠지만, 우리 마음의 내면을 이렇게까지 적나라하게 그려낼 줄이야.. 소설, 그중에서도 고전이라 불리워지는 문학들에서 탐구하는 것 가운데 단연 으뜸은 역시, '인간의 마음' 이 아닐까 싶다. 그 마음을, 바다에 비유하니 구구절절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는 그동안 바다를 낭만적인 시선으로만 느끼고 싶었던 모양이다. 내마음을 어떻게 하지 못하는 청년 기요아키.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든 할 수 있다고 믿는 친구 혼다..그러나 정말 그가 자신의 마음을 잘 조율했던 건지, <달리는 말>에서 확인해야 겠다. 자신을 자신도 몰라 허우적 거리다 끝내 기요아키는 죽게된다.그의 마지막을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 줄 몰랐다. 기요아키에 비하면 사토코의 마음은 훨씬 단단해 보인다. 타인들에 의해 자신의 인생 한 페이지가 지워졌지만, 스스로 선택한 그녀의 또 다른 길이 나는 마냥 우울하게 흘러가지 않았으면 하고 벌써 부터 바라고 있다. '봄눈'은 기요하키로 시작해서 기요아키로 끝났다. 그런데 소설에 등장한 인물 가운데 늙은 하녀 다데시나..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다. 자신의 마음을 음흉하게 숨기는 사람들이, 드러내놓고 보이는 이들보다 무섭다고 생각하는 1인이라..분명 그녀보다 더 탐욕스러운 인간군상이 보였음에도 그녀가 사람을 다루는 모습이 무서웠다.감히 복수에 '우아함' 이란 수식어가 붙을수 있다면 말이다. 마음의 정치를 잘하는 사람일수록 우아하게 복수할 수 있는 걸까...
"오직 감정으로만 살아온 기요아키는 바야흐로 마음의 정치학을 배워야 했고, 그 정치학이란 때에 따라 스스로에게도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었다"/21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