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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 - 가족 이야기
마이라 칼만 지음, 한정원 옮김 / 윌북 / 2026년 8월
평점 :

그림에서 사물이 읽혀지는 순간이 나는 즐겁다. 언제부터 이런 발견(?)을 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추상과 초현주의 작품들을 애정하게 된 어느 시점으로 마냥 추정할 뿐. 책 표지를 열자 마음으로 내가 하던 생각을 읽었다.
"정물화와 실내화 속에는/ 과일이 담긴 그릇과 /꽃병 그리고 방 안 여기저기/ 흩어진 사물들 사이에/어느 정도 회한이 숨어 있어야 한다// '깊은 후회' 부분
그림에세인줄로만 알았던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은 그냥 가볍게 넘겨볼 그림에세이가 아니었던 거다. 물론 그림에서 어떤 사물들이 보여지긴 한다. '아버지와의 저녁식사'에서 '아버지'란 단어를 보자마자 시선이 그림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보고 말았다.그런데 마냥 슬프지만은 않았다. 톨스토이의 수염에서도 그랬다. 수염 하나에 인생의 고민이 이렇게 담길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나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타인의 이야기에서 조차 찰나처럼 지나가는 묘한 전율.난해하다고 생각한 말러와 카프카의 모습을 상싱하는 이미지는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났다.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을 보면서는 슬프지 않았는데, 화려한 꽃들이 담긴 화병을 보면서는 오히려 눈물이 살짝 나왔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런 느낌이었다. 매번 슬픔 속으로만 침잠하지는 않는 느낌.
그런데 진짜 놀라웠던 건 따로 있었다. 남들의 이야기에 웃고 울다 보니, 어느새 인생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었다. 사물들 사이에 회한이 숨어 있어야 한다던 말이 다시 떠올랐다. 작가는 그림으로 말해 주고 있었다. 슬픔 속에 숨은 행간을 찾아 보면 눈물만 보이지는 않을 거라고, 그 말을 해 주고 싶었던 건 아니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