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아폴론은 카산드라에게 자신의 아이를 낳아주면 그녀에게 예언의 능력을 주겠다고 했다. 이에 동의한 카산드라는 예언의 능력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녀는 아폴론과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의 아이를 낳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분노한 아폴론은 그녀의 예언을 아무도 믿지 않게 만들어버렸다. 그녀는 단지 "공허한" 또는 "믿을 수 없는 말" 지껄이는 "예언자가 되어버린 것이다(...)"/166쪽









언젠가는 읽게 되는 날이 오겠지 싶은 마음에 선물로 받아 놓았던 <그리스 비극>을 마침내(?) 읽게 되는 날이 왔다. 여러 그리스 작가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손이 잘 가지지 않았었는데 '카산드라'에 관한 이야기는 많지 않아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리스 비극>을 꺼내 보았다. 내 생각대로 그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그리스 작품은 두 편 정도인 듯하다. 그리고 내가 잠깐 엘렉트라와 카산드라를 혼동했던 이유가 아가멤논 때문이었다는 사실도 알았다. 그리스 비극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만나는 것도 재미나게 읽을수 있는 방법이란 사실을 크리스타 볼프의 <카산드라>를 읽으면서 알았다.


"이제 나는 신이 정해준 운명을 이해했다. 그대는 진리를 말하지만 아무도 그대를 믿지 않으리라. 마땅히 내 말을 믿어야 하지만 아무것도 믿지 않았기에 나를 믿을 수 없었던 아무개가 믿을 수 있는 능력이 아예 없는 그 아무개가 여기 서 있었다.

나는 아폴론 신을 저주했다" /182쪽









신이든 인간남자였든, 자신을 범한 이의 아이를 낳고 싶은 여자사람이 있을까... 아이러니한 건 아폴론의 저주(?)로 카산드라의 예언을 누구도 믿지 않게 되었지만, 바로 그 지점이 카산드라가 존재한 이유가 아니였을까 생각했다. 전쟁을 증언하고, 끝임없이 진실을 말하려는 자.. 인간은 애초에 진실을 말하는 이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하는 마음이 있지 않던가.. 그녀의 충고를 듣게 된다면 지금 세상이 전쟁으로 고통 받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