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요즘은 매달 읽을 책을 정하게 된다. 11월엔 무슨 책을 읽을까 생각 중인데 <난파선의 선장들>을 읽다가, 볼테르의 소설을 다시 읽어 보고 싶어졌다. 그런데 놀랍게도 처음 읽은 때가 2015년 11월이었다는 기록을 봤다. 어김 없이 찾아오는 십 년주기설(믿거나 말거나지만^^) 그리고 <몬스터 콜스>를 읽어 볼 생각이다.
"출근 시간에 지하철에 타고 있는데 뒤에 있던 누가 나를 확 밀치고 지나가요. 화가 나죠.지나간 사람을 보면서 '노인네들은 다 이래' 젊은 애들이 그렇지 뭐' '남자들이 역시' 이런 식으로 생각하기 쉬워요 뭉뚱그려 일반화하면 뇌는 편하잖아요. 많은 자원을 쓸 필요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건 고정관념에 스스로 매몰되는 일이에요. 그리고 그 분노 때문에 내가 힘들어져요. 그래서 제가 쓰는 방법이 있어요. 그 사람이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를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거예요"/261쪽
<난파선의 선장들> 읽으면서 가장 크게 웃은 에피소드였다. 도로위에서 화가 날때마다 나도 모르게 거친 말이 나오는 순간..정말 당혹스러웠다. 길을 가며 스마트폰 소리 키우는 사람들을 나는 도저히 받아내기가 힘들었는데.. 나를 위해서 상상을 해보기로 했다. 소설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동시에 나를 마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점이 좋으면서도 나는 아직도 한참 멀었구나 생각했다. 내 입에서 거친 소리 나가지 않기 위한 노력을 이제는 재미나게 할 수 있겠다. 유트브,팟케스트,인스타 등등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라, 지인을 통해 책을 소개받았다. 그럼에도 막상 잘 읽어낼..까 싶은 마음이 솔직히 있었는데.. 주변에 읽어 보라 많이 권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애정하는 이들에게도, 뭔가 인생의 결정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지인에게도 도움이 될 책이란 생각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말이다.
"새섬은 상상 놀이외 소설 읽기가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런데 이 행위를 통해 다가갈 수 있는 건 타인만이 아니다. 스스로에게 다가가는 길이기도 하다. 타인의 삶을 엿보는 창문이라고 생각했던 소설이 어느 순간 자기를 비추는 거울임을 알게 된다. 이것은 아마 인간에 내재한 보편성 때문일 것이다.소설 속 미치광이나 성인이 내 안에도 존재한다는 보편성이 창문을 거울로 만든다(...)"/268쪽
나는 앞으로도 소설 읽기를 멈추지 않을 것 같다. 더해서 바람이라면, 타인을 좀 더 민주적인 방식으로 이해하려는 마음을 갖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