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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민중의 적, 들오리 ㅣ 완역 헨리크 입센 희곡 전집 7
헨리크 입센 지음, 김미혜 옮김 / 연극과인간 / 2022년 5월
평점 :
헨리크 입센의 <<민중의 적>>이 연극 '에너미'로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에 원작을 먼저 펼쳐 들었다.원작의 제목을 연극은 '에너미'로 변화를 준 이유를 찾을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연극의 포스터는 2인극 같은 분위기를 연출해서,잠시 에너미의 뜻을 잊고 있었다.아직 연극은 보기 전이지만,작품이 훨씬 더 포괄적인 의미의 적을 그려낼것 같은 기분이 든다.(연극으로 감상하게 될 때 눈여겨 볼 지점 발견하는 기쁨이기도 하다)
온천수가 오염되었다는 과학적 사실이 순식간에 경제를 망치려는 음모로 둔갑한다. 정치와 언론이 사실을 숨기는 것도 모자라, 왜곡하고 자극적인 음모론을 만들어내는 모습은 오늘날 우리 사회와 너무 닮아 있어서 놀랍지도 않았다.그러나 가장 섬뜩한 진실은 선동에 동조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었다. 내 이익을 위해 눈 감는 우리의 모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진짜 적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택하면서 서서히 눈이 멀어버리는 우리 자신은 아닐까(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은 홀로 서있는 사람이다" 라는 박사의 외침은 씁쓸함을 남긴다.누군가의 적이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 고립되어야 한다는 결말.너무 극단적이란 생각밖에 들지 않아서... '온건함'을 주장하는 말 속에 진실을 감추고자 하는 함정이 녹아 있다는 아이러니.거대한 광기 앞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겠다는 원론적인 답변 밖에 할 수 없는 현실. 그럼에도 이익 앞에서 마냥 무너지지 않으려는 생각이라고 부여잡고 살아가는 것이,극단으로 치닫는 것들로부터 최소한의 방어는 되지 않을까...작품 해설을 읽지 않고 작품을 읽었다면, 입센선생이 살았던 시대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궁금했을 텐데, 실제사건을 기반으로 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온천장에 콜레라가 발생했고, 의사의 양심에 따라 사실을 밝혔을 뿐인데, 사람들부터 지탄을 받고,도시를 떠나야 했다는 기록. ..언제즘 우리는 진실을 말하는 이들에게 돌맹이가 아닌, 박수를 보낼수 있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