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책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8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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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리가 사는 이 도시에, 삶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인간이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는지 될 수 없는지를 알아내는 것임을 발견한 왕자가 살았습니다"/277쪽


<검은 책>1권을 마무리할 즈음 이미, 뤼야와 제랄에 대한 추적(?)보다, 갈립이 온전한 '자기'와 마주할 수 있게 될 수 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졌더랬다. 해서 1권보다 훨씬 더 미로 같은 이야기 속을 허우적 거리면서도, '자신을 찾아는' 그 길 만큼은 정신 바짝 차리려고 따라가 보려 애썼다.그래서 희미하게라도 보였던 걸까? 아니 사실 알고 있다. 내가 온전하 나로 살아가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고통일지, 그래서 우리는 내가 나로 온전히 살아가야 할 이유를 애써 외면하면서,적당히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고 살아간다. 


뤼야와 제랄의 목소리는 듣지 못했다.갈립의 시선으로 추측해 보면, 자신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권태와 무기력으로부터 도망친 건 아닐까..추리소설에 빠져 살던 뤼야,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칼럼을 쓰는 제랄. 그러나 제랄은 글처럼 온전하게 나로 살아가지 못했다. 순간순간 유령 같은 삶을 살아가야 하는 버거움이 있는 이들과, 그 버거움을 무시하고 살아가는 사람들...갈립은 기꺼이 제랄이 되어 보기로 한다. 그리고 제랄이 되는 순간, 뭔가 온전히 내가 된 것 같지만..그것 역시 껍데기일 뿐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뤼야와 제랄을 찾아 나서는 여정에서, 끝임없이 나는 누구인가..내가 온전히 나로 살아갈 수 없는 이유에 대한 질문이 따라왔다. 마침내 제랄이 죽어 있는 현장을 목격 하는 순간, 제랄이란 유령의 옷을 더 단단하게 입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비로소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갈 무언가를 찾았다는 느낌을 받았다.(비로소 그렇게 믿고 안심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아내가 살아지지 않았다면, 여전히 내가 남인듯, 남이 나인듯 살아갔을지 모를 갈립은..타인의 모습을 따라가면서, 온전히 나로 살아간다는 것이 버거운 일이지만,중요하다는 걸 알게 된 거라 믿고 싶다.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으니까 말이다. 내가 나로 살아갈수 없는 이유는, 알게 모르게 타인을 모방하려 하기 때문이란 사실을 알았다.


완벽하게 순수한 나로만 살 수도 없고 남의 인생을 베낀 모방의 유령으로 살아갈 수도 없다.그 분완전한 사이를 걸어가는 것이 우리 인생이란 생각을 했다.그래서 어느 때보다 나는 누군인지, 내가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에 대한 질문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보다..읽기가 더 힘들었던 건, 잃어버린 '나'를 찾는 여정이였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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